-
"난 키우면서 인생의 교훈 얻어요""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이죠. 난을 키우면서 욕심을 버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교훈을 얻은 거죠."지난 15년간 200여개의 난을 키우며 인생의 교훈을 얻었다는 의약품 도매업체 제신약품 정연훈 사장(62)을 8일 경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3회 분당한국춘란회 전시회장에서 만나봤다.난을 더 잘 키우기 위해 물과 비료, 바람, 햇빛 등을 듬뿍 줬으나 되려 죽게 만들었던 초보 때를 떠올리며 정 사장은 과유불급의 가르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정 사장이 처음 난을 접했던 때는 15년 전. 지금은 컴퓨터 등 모든 업무가 전산 시스템으로 진행되지만 당시만 해도 모든 것이 수작업이었기 때문에 결제기간이 다가오면 일주일 꼬박을 밤 12시에 퇴근하기 일쑤였다."어느 날인가부터 눈이 침침해 졌습니다. 1.5였던 시력이 순식간에 0.8까지 떨어지더군요. 맑은 공기도 마시고 푸르른 자연을 보면서 눈의 피로를 풀기 위해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난을 접하게 됐죠."정 사장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섬세함이 있는 난의 꽃을 한국여성에 비유했다. 때문에 한국에서 자라는 자생란에 매력을 느낀다고."자생란은 전라북도에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온난화 현상 때문에 최근엔 강원도 삼청까지 북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1년에 4~5번은 시간을 내서 채취하러 다녔지만 지금은 야생화 보호 때문에 마음대로 채취할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좋은 품종의 난은 더 많이 번식시켜야 하는데..."제신약품은 지난 2006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대형도매로 성장했고 의료기기 판매 회사도 설립했다. 이 같은 회사 성장뒤에는 정 사장의 각고의 노력과 마음의 수양이 함께했다.정연훈 사장이 한국춘란전시회에 출품한 난정 사장은 모두 난을 키우면서 닦은 것이라고 말한다.지금은 회사일로 바빠서 예년만큼 자주 산에 가지 못하지만 난의 향한 그의 사랑은 끝이 없다."건강을 위해 10년 넘게 꾸준히 해온 헬스와 4년 전부터 시작한 골프도 취미활동으로 하고 있지만 난을 돌보는 것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난은 제게 자식과도 같아요.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난을 키우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인터뷰 말미에 정 사장은 난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귀뜸했다."적당량의 물과 비료, 바람, 온·습도 유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욕심을 버리세요. 그러면 훌륭한 난을 키우실 수 있을 것 입니다."한편 정 사장은 현재 성남시 자연예술문화전 대회장과 분당한국춘란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2008-03-10 06:37:43이현주 -
"우리 약국요? 직접 인테리어 했어요"대전시 중구에서 중앙약국 운영하고 있는 정매자 약사.“비싼 돈 주고 인테리어 할 필요가 있나요? 저희 약국도 제가 직접 했죠.”대전시 중구에서 중앙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정매자(45·숙명여대) 약사. 그는 약사 이외에도 또 다른 취미 겸 직업(?)을 가지고 있다."비용 아까워 직접 집수리하다 코디네이터 돼"바로 인테리어 코디네이터. 인테리어를 필요로 하는 곳에 목공과 벽지, 가구 등 각종 세팅작업을 해주는 직업이다.지난 1988년 27평짜리 자신의 아파트를 고치면서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졌고, 점차 집을 늘리면서 본격적인 인테리어 작업을 시작했다.보통 기술자를 통해 인테리를 할 경우 3000만원의 비용이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면, 정 약사가 코디네이터를 하면 1800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고 한다.“애써서 모은 돈을 쉽게 쓰는 것도 그렇고, 직접 내 손으로 집을 수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죠. 지인들이 제가 인테리어한 집을 보고서는 의뢰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가까운 지인들에게 인테리어…수고비만 받아직접 인테리어를 한 정매자 약사의 집(상)과 지인들의 집(하)이렇게 지인들의 집과 정 약사가 집을 조금씩 늘리면서 인테리어한 주택만도 40곳에 있다. 사실 정 약사가 하고 있는 인테리어 작업을 직업이라고 부르기엔 멋쩍은 구석도 없지 않다.초창기엔 ‘교차로’라는 정보지를 통해 직접 목수나 타일공, 마루집 등을 구해 작업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10여년간 관계한 기술자들을 활용한다.인터넷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가지고 의뢰인과 충분한 의견교환을 거친 뒤 작업을 시작하면 정 약사의 수중에 떨어지는 금액은 고작 50∼100만원이다.“겨우 교통비나 전화비 등을 수고비로 받곤 합니다. 정식으로 프로페셔널처럼 인테리어를 해 준 적은 없어요. 인테리어란 주관적 시각이 강한 것이기 때문에 아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아예 하려고 마음을 먹지도 않죠.”그도 그럴 것이 보통 인테리어를 맡긴 사람들의 경우 투자한 비용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탓에 낯이 선 사람에겐 인테리어를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정 약사는 이런 인테리어 코디네이터란 직함을 살려 지난해 개설한 중앙약국도 손수 인테리어를 했다. 약국 출입문에서부터 내부구조까지 고급스럽고 아기자기한 맛이 난다. 10평 남짓한 약국이 좁은 느낌보다는 오히려 아늑한 분위기가 묻어난다."포기만 하지 않으면 누구든 전문가 될 수 있어"정매자 약사가 직접 인테리어 한 중앙약국 내부전경.“약국을 인테리어할 때는 5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죠. 환자들이 방문했을 때 ‘좁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정 약사의 작품은 사이월드(http://cyworld.com/jmjpa)에 올려져 있다.눈이 휘둥그레질만하다. 하지만, 별도의 사무실을 내서 전문직업으로 삼고 싶지는 안다. 그저 아는 지인들에게 인테리어를 해주는 즐거움으로 족하다는 생각이다.정 약사는 지난 1993년 국내 최초의 '아줌마 워드자격증 취득 1호'인데다 98년에는 ‘디 워’의 심형래 감독 등과 함께 신지식 17명중 한명으로 선정되기도 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그는 별다른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동료 약사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재주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대개는 쉽게 포기하는게 흠이죠.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멋진 취미를 갖거나 관심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겁니다.”2008-03-06 06:46:10홍대업 -
"약국동업 9년째, 이젠 가족 같아요"초등학교 시절 처음 만나 중·고등학교 단짝친구로 지내다가 각기 다른 약대를 졸업한 뒤, 함께 약국을 9년째 경영하고 있다면?이는 강원도 춘천시 21세기약국의 황향순 약사와 김미애 약사의 오래된 인연 이야기다.30년이 넘은 두 사람의 독특한 인연 이야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부가 사는 느낌과 꼭 같다”고 황 약사와 김 약사, 동시에 입을 모은다.서로 다른 가정환경과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알콩달콩하게 삶을 꾸려나가기도 하지만, 소소한 갈등으로 언쟁을 벌이기도 하는 부부의 모습이 자신들과 꼭 닮았다는 것이다.숙명약대를 졸업한 황 약사와 강원약대를 졸업한 김 약사가 춘천 후평동에 약국을 함께 경영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 1999년.의약분업과 약국 입지적 조건이 맞물리면서 21세기약국은 춘천에서도 소문난 ‘잘되는 약국’이됐다.하지만, 지금의 약국을 일구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두 약사의 말. 대표 약사가 여자이다보니, 짖궂은 환자들로부터 모욕을 당하는 일도, 또 언성을 높이는 일도 많았다고 했다.또, 근무약사를 관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특히, 남자 근무약사들이 오래 버티지를 못했단다.두 약사는 자신들의 등살 때문이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장시간 한 공간에서 일해야 하는 약국업무 특성상 남자약사가 버티기 힘든 말하기 어려운 속내가 있는 듯 했다.김 약사와 황 약사의 성격차이도 소소한 갈등의 불씨가 됐다. 김 약사가 직선적이고 화통한 성격이라면, 황 약사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동력은 어린 시절부터 다져 놓은 두툼한 우정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약사가 ‘약국을 바라보는 방향성이 동일했다’는 점이다.황 약사는 “서로 다른 사람끼리 만나 하나의 목표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약국경영에 대한 방향성이 서로 같다보니, 함께 있어서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 약사도 “9년동안 함께 약국을 하면서 사소한 일로 상처받고 갈등을 빚은 일도 있었지만, 같은 약사로서 약국을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원칙이 서로 같다보니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앞으로도 계속 동업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짧은 순간 두 여약사의 눈빛이 마주친다. 그리고는 슬며시 눈웃음을 짓는다. 약간의 침묵. 황 약사가 말을 잇는다.“사람 사는 일이란게 단정을 지을수가 있나요. 그래도 어릴적부터 함께해온 친구를 같은 공간에서 바라보고 또, 우리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다는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지켜봐 주세요.”2008-03-03 06:45:28한승우 -
"바둑은 체력·지략·수읽기의 싸움이죠"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의약단체인연합회가 주최한 제 7회 서초구청장배 바둑대회에서 서초구약 선수단이 우승을 차지했다.서초구 보건의료계 대표선수들이 출전해 의약계 화합과 친목을 다지고자 7년 전부터 꾸준히 개최돼 왔던 바둑대회인 것도 의미가 있지만, 특히 이번 대회는 서초구약이 1회 때 첫 우승 이후 차지한 두 번째 쾌거여서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서초구 양재프라자약국 박병호 약사는 이번 대회에 처녀출전 해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수훈이다.아마 5단이자 약사팀 대표인 황공용 약사(약사명예기왕, 전 서초구약 회장)와의 인연으로 출전하게 됐다는 박병호 약사는 이야기를 풀어갈수록 바둑에 대한 애착과 열정을 나타냈다.“서초구 소속 약사회, 의사회, 한의사회, 치과의사회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각각 4명씩 나와 3번의 시합을 거쳐 우승과 준우승을 가리는 자리였는데 다들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라 준비할 시간이 빠듯했는데도 열심히 선전해주셨습니다.”청년 시절 이후 제대로 바둑을 즐길 여유가 없었던 박 약사는 이번 대회 출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서초구 ‘선수’로의 입문을 하게 됐다.“한 게임당 40분에서 1시간가량 소요돼요. 3번씩 게임을 하게 되니 총 3시간가량 걸리죠. 정적인 스포츠지만 긴 시간과 두뇌싸움으로 심신이 쉽게 지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체력입니다.”바둑에 있어서 체력만큼 중요한 것은 지략. 바둑은 많은 생각과 침착성, 사고의 깊이와 냉정한 판단력 등을 길러주는 좋은 취미 중 하나라는 것이 박 약사의 설명이다.“낚시가 은근과 끈기를 요하는 취미라면, 바둑은 이에 침착성과 냉정한 판단을 요하는 두뇌의 승부라고 생각해요.”지난 23일 서초구청장배 바둑대회에 출전한 서초구약 선수들과 김정수 회장(왼쪽 두번째). 왼쪽부터 황공용 약사명예기왕, 박인호 약사, 박병호 약사, 이현희 약사.바둑을 두는 사람들마다 ‘기풍’이 다르듯, 자신에 대해 승부를 즐기는 성격이라고 평가하는 박 약사는 전투형 바둑을 즐긴다. 그만큼 이긴 후의 쾌감이 더한 것은 말할 나위 없다.박 약사는 이 같은 바둑의 매력이 약국경영의 원리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약을 판매하고 환자와 상담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지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환자의 호전된 모습을 보며 실력이 늘어가는 것을 느끼듯, 바둑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또한 바둑을 오래할 수록 돌을 놓아가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지략을 읽어내는 능력, 즉 ‘수읽기’로 인해 기량의 차도 벌어지게 된다.때문에 시합에서 자신이 뒀던 수가 아쉬웠다면 그날 잠은 다잔 셈.이 같은 바둑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박 약사는 수개월 내 발족될 예정인 가칭 ‘서초구약 기우회’ 창설에 일익을 하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황공용 대표님을 주축으로 10명 내외의 바둑 동호회를 창설할 계획이에요. 열정을 갖고 있는 서초구약 바둑 매니아들을 모아 한 달에 한번 정도 친목도모와 기력향상을 위해 트레이닝도 해볼 계획입니다.”2008-02-28 06:45:23김정주 -
"이명박 정부 의료산업화 움직임 걱정"[단박인터뷰]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이상이 교수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이 공동대표."한국의 공보험 시스템은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제도다. 하지만 국민들의 만족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낭비적 요소를 줄이기 위해 지출합리화와 수가 현실화를 골간으로 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최근까지 건강보험공단의 싱크탱크인 건강보험연구원 원장을 지냈던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도전에 직면하게 될 건강보험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이 교수는 특히 참여정부의 정책을 계승, 확대 발전시킬 이명박 정부의 의료산업화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또 미국식 방임형 보험제도가 유입될 수 있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이 교수는 이런 생각들을 지난해 창립된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통해 사회의제화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 단체 공동대표를 겸한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어떤 단체인가 =국회에 등록된 정책연구개발 단체로 지난해 6월에 출범했다. 복지국가와 관련된 정책을 개발해 사회 공론화 하자는 게 주요설립 목표다. 복지국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논의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싱크탱크 쯤으로 이해하면 될 거다. 하지만 의제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제도화 되도록 하는 실천적 측면을 담보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존 단체나 활동들과 차별점이 있다.-단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나는 본래 복지국가주의자다. 지난 3년간 공단에서 했던 일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충하는 일이었다. 지향점이 갖다. 의료서비스는 개개인의 경제적 조건에 상관없이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서비스돼야 한다는 점메서 사회적 인권의 전제조건이고 복지국가의 이념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현 건강보험제도를 평가한다면 =외국에 나가면 한국의 공보험제도를 부러워 하는 말들을 많이 듣는다. 그동안 상당한 성과를 얻어냈다. 지난 정부에서는 부족하지만 의료사각 지대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공을 들였다. 문제는 보장성이 여전히 OECD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고, 국민들의 만족도가 낮다는 점이다.-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건강보험재정을 보험료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안된다. 국고지원금을 현행 18%에서 30%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5조원의 재원이 추가확충되는 데 이 것만으로도 보장성이 64%에서 75%까지 확대될 것이다.-새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전망한다면 =의료서비스 산업화가 노골적으로, 속도감 있게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영리병원 도입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가 핵심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의료서비스를 시장에 내주는 급속한 시장화 방식은 채택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민간의료보험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공보험이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것은 새 정부에게도 부담스런 일이다. 미국 금융자본의 압력과 국민정서, 시민사회의 저항에 직면해 딜레마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기조는 의료시장화 정책에 반대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보건의료에만 국한시켜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복지국가를 전제로 경제와 사회, 문화적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재원마련을 위한 거시적 관점이 요구된다.-'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지향하는 보험체계는 유럽식을 말하나 =특정나라를 모델로 산정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본다. 나라마다 경제, 사회적 여건이 다르다. 영국이나 스웨덴의 경우 공공의료가 95% 이상을 점유한다. 한국은 10% 수준에 불과한데, 스웨덴식으로 가자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상황을 반영한 모델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보험시스템은 현재 영국 등의 NHS, 독일 등의 SHI, 미국의 자유방임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는 한국형 NHI 보건의료체계로 가면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공보험제도는 장점이 많다.-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불만들도 많지 않나 =그렇다. 앞으로 공보험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만족도를 제고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할 과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장성 확대와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낭비적 요소를 없애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합리화하고 수가를 현실화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돌파 가능할 것으로 본다.-한미 FTA 비준문제가 조만간 논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능동적 교역확대는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한미 FTA는 아니다. 보건의료에서보면 한국민의 삶속에 녹아 있는 사회문화적 요소들을 미국식으로 바꾸라는 요구밖에 안된다. 무엇보다 국내 공보험체계는 파괴될 게 뻔하다. 결사코 반대할 것이다.-'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향후 목표는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시장주의에 맞선 저항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아쉬운 것은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이 최근들어 급격히 위축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개발된 의제와 정책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내고 필요하면서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것이다. 진보적 관점에서의 저항동력이 살아나고 활성화되는 토대를 구축할 진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할 것이다.2008-02-27 12:20:30최은택 -
"아토피, 약사가 안고 가야할 숙제죠"강원도약사회가 독특한 행보를 걷고 있다. 약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아토피 상담’에서 찾고, 아토피 자녀를 둔 가정 20여 세대와 정기적으로 만나 그들의 고충을 눈과 귀로 담고 있다.그 중심에 박은주 약사(45·새날약국)가 있다. 약사이자 사회복지사인 그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아토피 관련 강좌를 열고 있다. 또, 아토피 로션 지원사업과 아토피 자녀 가정과의 만남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박 약사가 ‘아토피’에 주력하는 이유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약사가 사회적인 기능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분야라는 자신의 철학 때문이다.“아토피는 양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야는 결코 아니지요. 환자의 모든 의·식·주는 물론, 심지어 그 사람의 삶의 방식과 철학까지도 아토피에 영향을 미칩니다. 국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는 약사가 아토피 퇴치의 가장 훌륭한 전령사가 될 수 있어요.”실제로 아토피는 단순 개인의 질병 차원을 벗어난지 오래다.초스피드를 요구하는 사회분위기가 양산한 의·식·주의 변화, 부의 격차에 따른 생활 방식의 차이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우리 삶에 깊숙히 자리 잡았다. 최근 서울시가 ‘아토피 없는 서울’을 주요 정책으로 포함시킨 것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다.때문에 그는 마약퇴치운동에 약사들이 캠페인을 벌이는 것처럼 아토피 퇴치를 위해 약사들이 나설 때, 약사의 사회적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그는 “솔직히 마약퇴치에 약사들이 나서고 있는 현 상황을 국민들이 얼마나 많이 공감하고 있겠느냐”면서, “약물뿐만아니라, 삶의 철학과 의·식·주까지 상담할 수 있는 직능은 약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박 약사는 약국이 건강관리센터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데도 ‘아토피’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약국은 관심을 조금만 기울여도 주민들 집에 숟가락 개수까지도 알 수 있다”면서 “생활 습관을 수시로 점검받아야 하는 아토피의 특성상 접근성이 높은 약국만한 상담센터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박 약사는 약국에서의 아토피 상담 요령 방법도 짧게 귀뜸했다. 박 약사가 제시한 아토피 상담 요령은 ▲상호 신뢰 속에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불어 줄 것 ▲그 사람의 생활 습관을 끝까지 경청할 것 ▲가능한 아토피 환자와 가족 모두 얼굴을 익히고 채식 위주의 생활 습관부터 권유할 것 등이다.“약사라면 누구나 아토피 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약국 경영에 접목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아토피 치유가 한 사람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놀 수 있다는 철학으로 접근해 보세요. ‘느림’의 철학이 담겨 있는 아토피 치유법을 공부하다보면, 환자는 물론 상담하는 약사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2008-02-25 06:43:27한승우 -
"3시 30분만 되면 춤추는 서울지원"심사·평가 업무로 숨 쉴 틈 없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원에는 매일 3시 30분이되면 춤바람(?)이 분다. 민원상담과 각종 업무로 지쳐있던 서울지원 직원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몇몇 직원들은 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8층 회의실로 달려가기도 한다.지난 2006년 3월부터 심평원 서울지원은 8층 회의실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주어지는 30분간의 휴식시간 동안 직원들이 모여 건강댄스를 배우고 있다. 건강댄스를 시작한 초기 20여명에 불과하던 참여인원은 16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상당수가 함께할 정도로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건강댄스라고 하면 휴식시간을 이용한 단순한 몸풀기 정도로 이해하기 쉽지만 스포츠 댄스강사를 정기적으로 초청해 차차차, 트위스트, 살사 등 전문적인 분야까지 배우고 있다.지난 2006년부터 휴식시간을 이용해 댄스 강습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하고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낸 인물은 다름 아닌 서울지원 유용철 지원장.유 지원장은 "2006년초 각 팀을 돌아보면서 휴식시간 동안 직원들이 각자 책상에 엎드려 피곤을 달래거나 잡담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좀 더 건설적이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더욱이 서울지원은 160여명의 직원들이 3개층에 분산돼 근무하면서 직원 간의 교류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젊은 직원들도 함께 동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춤을 배워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당시 월드컵 열풍으로 꼭지점 댄스가 유행하던 것에 착안해 유 지원장은 직원들이 함께 모여 춤을 배우면서 친목을 다지고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건강을 위해 댄스를 배우고 싶어도 시간을 내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직원들에게 기회를 주고자하는 유 지원장의 생각도 더해졌다.인터뷰 당일에도 유 지원장은 직원들과 함께 건강댄스를 선보였다하지만 막상 지원장이 나서 건강댄스를 제안하자 일부 직원들은 휴식시간까지 쉬지 못하게한다는 불만섞인 의견도 표출했다. 이에 유 지원장은 직접 직원들과 함께 건강댄스를 배우면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유 지원장은 "좋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휴식시간만이라도 편하게 쉬기를 원하는 직원들에게는 지원장이 휴식을 방해하는 것으로 비춰졌을 수 도 있었을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유 지원장의 의지와 전문 강사를 초청(현재도 서울지원은 심사평가3팀 정현숙 대리의 남편인 MBC문화센터 스포츠댄스 강사 정병준씨를 정기적으로 초청해 강습을 받고 있다)해 전문성도 더해지면서 차츰 직원들의 참여도 늘어나기 시작했다.건강댄스가 직원들에게 호응을 얻자 유 지원장은 이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직원들이 팀별로 직접 배우고 연습한 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사비로 상금을 내걸고 2차례에 걸친 경연대회를 개최했다.특히 지난해 4월 광명체육관에서 심평원 임·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한마음체육행사에서 서울지원 직원들이 댄스 시범을 보이면서 본·지원에서 서울지원을 모델로 삼고 싶다는 문의도 쏟아졌다는 것이 유 지원장의 설명이다.정현숙 대리와 정병준씨 부부가 지원 댄스경연 대회에서 자이브 시범을 보이고 있다유 지원장은 "심평원 업무특성 상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모니터와 씨름해야 하는 직원들이 춤을 배우면서 땀을 흘리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이라며 "바쁜 업무로 인해 가끔씩 건강댄스를 하지 못하면 이제는 직원들이 먼저 아쉬워한다"고 말했다.지난 2005년 각 지원의 경영평가에서 최하위인 D등급을 받은 서울지원이 2006년에는 A등급으로 평가결과가 급상승할 수 있었던 것도 건강댄스 등을 통해 직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점이 원천이 됐다는 생각은 유 지원장 혼자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더욱이 유 지원장은 앞으로는 직원들이 배운 댄스를 단순히 직원들의 단합이 아닌 대외 봉사활동에도 활용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유 지원장은 "올해에도 3월 중에 그 동안 추가로 배운 트위스트, 살사댄스 등을 포함해 3번째 경연대회를 펼칠 계획"이라며 "직원들을 한마음으로 묶어준 건강댄스가 심평원의 조직문화를 긍정적으로 이끄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2008-02-21 06:55:07박동준 -
"마라톤이 강철심장 선물해줬죠"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다나약국의 최병태 약사.“허약한 심장 때문에 군대도 못 갔죠. 하지만, 이젠 강철심장이 됐어요.”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나홀로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다나약국의 최병태(46·중대) 약사.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한 마라톤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대한민국 남자로서는 통과의례와 같은 군대라는 곳도 사실 심장이 좋지 않아 가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달리는 아예 포기한 상태였다.하지만,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마라톤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 2001년 9월 문화일보에서 주최한 ‘통일마라톤’에서 생애 처음으로 5Km를 뛰었다. 최 약사에게는 길고도 힘든 길이었지만, 성취감은 그 이상이었다.“마라톤을 준비하기 위해 20여일 정도 500m∼1.5Km의 거리를 뛰었죠. 장소는 주로 아파트 단지 주변이었습니다. 허약한 심장으로 5Km를 완주했을 땐 눈물이 났죠.”그 다음해부터 최 약사는 월 1회 서울마라톤클럽이 주최하는 ‘서울마라톤대회’ 등에 참여했고, 거리도 10Km를 완주했다.2002년 가을에는 꿈에 그리던 21Km를 완주했다. 역시 문화일보가 주최한 ‘통일마라톤’이었다.“꼬박 10년전, 마라톤대회를 TV를 통해 시청하면서 사람의 몸으로 어떻게 저렇게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내 평생 마라토너가 뛰는 거리의 절반만 달려봤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졌습니다.”2007년 3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최병태 약사가 완주하던 모면.그 꿈이 마라톤을 시작한지 단 1년만에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은 최 약사에게는 또다른 성취감을 안겨줬다. 결승선을 300∼400m를 남겨놓고는 저절로 ‘바보처럼’ 웃음이 나왔다고도 했다.최 약사가 42.195Km 풀코스를 처음으로 완주한 것은 지난 2004년 스포츠서울이 주최한 마라톤 대회였다.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중앙일보 마라톤대회에서 3시간 59분이란 기록으로 골인했다.“다른 아마추어 마라토너와 비교하면 비슷한 실력을 갖고 있죠. 입상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최 약사는 겨울에는 3∼4일 정도, 봄부터 가을까지는 5∼6일 정도 아침 6시에 운동을 한다. 하한동 실내체육관 운동장에서 1시간 남짓 달리는 것이다.자신의 몸에 허약심장이 ‘마라톤 심장’으로 장착되는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이뤄냈다는 것은 그에게 삶의 즐거움이 되고 있다.약국을 찾는 여성들에게 ‘다이어트 약’ 대신 달리기를 권한다. 다만, 꾸준히 1일 1시간 정도 1년 이상만 운동을 지속한다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물론 남성들의 스테미너 증강에도 효과가 있다고 최 약사는 덧붙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달리는 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마라톤에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 혼자 달리는 것보다 지인들과 함께 달리는 것이 즐거움이죠. 그런 탓에 그 짧은 시간에 그 긴 거리를 뛴다는 것은 흔히 인생과 비교되기도 합니다.”약국을 찾는 동네사람들에게 마라톤을 스스럼없이 권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2008-02-18 06:32:53홍대업 -
"새로운 도전은 내 삶의 원동력이죠""약사라는 기득권을 잊고 한번 도전해 보세요. 무한한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다국적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AC닐슨코리아 핼스케어팀 신옥숙 차장(중앙대 약대·33)은 취업준비로 바쁜 새내기 약사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신 차장은 약국 근무경험이 전무하다. 지난 1997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다국적제약사인 한국MSD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디뎠다."약대를 졸업했을 당시 제약사에서 여자 영업사원을 잘 뽑지 않았어요. 그때 MSD에서 여자 영업사원 12명을 채용했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파격적인 인사였죠."신 차장은 MSD에서 마케팅 리서치, 영업, PM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사내 최연소 영업소 지점장도 됐다. 이때 인생의 반려자인 남편도 만났다.신 차장은 AC닐슨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리서치 전문회사를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고 그의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된다.우연한 기회에 방문한 회사에서 사원채용을 위한 3차면접을 보고 있었단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신 차장은 AC닐슨에서 약사출신 마케팅 리서치 전문가로 거들날 기회를 잡았다.결정이 어렵지 않았느냐는 우문에 신 차장은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는 현답이 돌아왔다.신 차장은 현재 국내 제약사나 다국적제약사의 제품 시장조사, 포지셔닝 등 마케팅 리서치를 대행해 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최근에는 일선 약국의 일반약 매출 자료를 분석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신 차장은 최근 제약업계를 보면 정통 마케팅은 사라져 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기형적인 마케팅이 득세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기회가 되면 약국 개업도 해보고 싶지만 아직은 마케팅 리서치 업무가 한 없이 재미있다는 신 차장은 후배 약사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약국에 취업하거나 개업을 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약사라는 직능을 살릴 수 있는 분야는 약국 외에도 무궁무진하죠."신 차장은 공부 잘한다고 행복하거나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행복해진다고 환하게 웃었다.2008-02-14 06:40:52강신국 -
"권리금 사기피해, 의약사 종속관계 탓"[단박인터뷰] 오산시약 김대원 회장경기도 오산시약사회 김대원 회장.“약사들의 권리금 사기피해는 처방전을 매개로 하는 의약사의 종속관계 때문이다.”경기도 오산시약사회 김대원 회장은 최근 지역에서 발생한 약국 4곳의 4억여원에 이르는 권리금 피해사건과 관련 이같이 말했다.김 회장은 11일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약국 권리금 사기피해의 원인에 대해 “약국경영과 관련 처방수요를 무시하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약사들이 병의원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약국이 의원에 종속되는 구조적인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책은 의약사의 종속관계를 끊을 수 있는 성분명처방의 도입”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또 “현재 약국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약사법 관련조항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약사법 시행규칙 제57조의 ‘유인행위’ 조항을 꼽았다.김 회장은 끝으로 “이번에 드러나 권리금 피해 약사들의 경우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하지만, 약사들이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면 모르겠지만, 쉬쉬하면서 넘어가려고 하면 약사회 차원에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다음은 일문일답]-오산시에서 약국 4곳이 의원의 행태로 인해 권리금 등의 명목으로 4억여원을 피해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사건의 근본적 이유는 무엇인가?의약분업 이후 형성돼온 의약사간 종속관계 때문이다. 약국경영과 관련해 처방전을 무시하고 언급할 수 없는 시대가 돼 버렸다. 한마디로 처방전을 매개로 한 권리금 분쟁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같은 종속관계는 이제는 고착화돼 구조적인 모순까지 보이고 있다. 약사들에게 “자존심을 지켜라”는 당위성만 가지고서는 해결될 수 없다.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이런 경우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나?언젠가 관내지역을 지나다가 목 좋은 곳에 ‘약국임대’라는 게시물을 보고 전화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약국 임대를 끝내 포기했다. 그 이유는 건물주가 “아무에게나 주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윗층에 의원 3곳이 들어오는데, 그곳의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라고 했다. 의원이 아무리 작아도 30∼40평 정도 되는데, 인테리어 비용이 평당 100만∼150만원 하더라도 1곳당 5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그렇다고, 임대료가 싼 것도 아니었다. 예상되는 처방수요에 따라 월세를 많이 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이런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겠는가?두말할 나위 없이 바로 성분명처방이다. 이것이 의약종속관계를 끊을 수 있는 해법이다. 약국의 독립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이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다른 한가지는 약국경영 활성화를 가로막는 약사법을 개정하는 방법이 있다. 처방조제의 비중을 줄이고 약국경영을 다각화하자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포괄적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겠다. 단골약국 활성화와 관련 정부와 대한약사회 등에서 언급하고 있다. (환자의 약력관리를 통해 약제비 등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하지만, 약국에서는 단골환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이 극히 제한돼 있다. 단골환자 카드를 작성하려고 하면, 환자가 대가없이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무언가 유인책이 필요하다. 마일리지 같은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약국에서는 이것을 할 수 없다. 어떤 경품도 제공할 수 없다는 법조항에 걸리는 탓이다.최소한 조제약과 일반약을 제외한 의약외품에 대해서는 마일리지를 적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약국은 계속 소극적인 경영을 할 수밖에 없고, 더욱더 처방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오산시약사회는 피해약사들을 위해 어떻게 대응해나갈 방침인가?권리금 사기 피해는 그야말로 전국적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드러난 것도 빙산의 일각이다. 피해약사 4명 가운데 어떤 이는 권리금을 아예 포기했고, 또 어떤 약사는 법적 대응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이런 문제를 적극 약사회와 상의하고 해법을 찾아나간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별수 없다. 피해약사들의 의사에 따라 약사회의 도움도 부분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결국 약사들의 자존심을 지키라는 무의미한 구호보다는 구조적 모순을 깨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2008-02-12 06:50:18홍대업
오늘의 TOP 10
- 1끝나지 않은 퇴출 위기...'국민 위염약'의 험난한 생존기
- 2신풍제약, 비용개선 가속화...의원급 CSO 준비
- 3제약업계 "약가제도 개편 시행 유예..전면 재검토해야"
- 4직듀오·엘리델 등 대형 품목 판매처 변동에 반품·정산 우려
- 5고덱스 판박이 애엽, 재논의 결정에 약가인하도 보류
- 6내년부터 동네의원 주도 '한국형 주치의' 시범사업 개시
- 7"일본·한국 약사면허 동시에"...조기입시에 일본약대 관심↑
- 8대용량 수액제 한해 무균시험 대신 다른 품질기준 적용
- 9새로운 심근병증 치료제 가세…캄지오스와 경쟁 본격화
- 10[기자의 눈] 대통령발 '탈모약' 건보 논의…재정 논리 역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