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건식이 넘치는 시대, 환자가 원하는 약사 역할강원약대 허문영 교수의 (좋은 책이지만 덜 알려진) '예술 속의 약학'(2015)에는 수천 년 동안 문학, 미술, 음악 속에 살아 숨 쉬어온 약과 약사에 대한 글로 가득하다. 약과 약사가 다양한 문화, 예술에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키르케가 떠오른다. 고대 그리스 작품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그녀는 마법사이자 약사로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 어떤 병이든 낫게 만들었다. 여기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이어보면, 현재도 약은 마법이다. 죽을 것 같이 아팠을 때 진통제를 먹어보면 더더욱 실감한다. 염증이 생긴 후 항생제의 드라마틱한 효능을 보면, 마법 그 자체이다. 그런데 인간은 아플 때 먹는 약, 치료약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몸이 불편할 때 먹는 약은 치료의 마법을 보여주긴 했지만, 더 건강하게 만들어 주진 않았다. 간혹 화가 난 마법사의 주술처럼 부작용(독)을 일으켜 공포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이 더 건강해지기 위해, 혹은 활기찬 무병장수를 위해 식품이 이용되기 시작했다. 어떤 풀을 먹으면 어디에 좋다더라. 어떤 열매를 먹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더라. 어떤 뿌리를 먹으면 만병통치된다는 구전 속에서 우리는 나름의 방식으로 (끓이고, 삶고, 달여서) 식품을 먹어 왔다. 그런데 귀찮기도 했고, 그것의 안전성, 효과성, 안정성에 대해 의문은 의심을 만들었다. (은행잎이 몸에 좋다고, 은행잎을 끓여 먹다 죽었다는 괴담의 여파인가) 이러한 의문과 의심에 대해 산업과 과학은 식품을 약의 형태로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라며 가능성을 제시했다. 산업과 과학은 식품에서 몸에 좋은 성분만을 추출하는 '약이 되는 마법의 과정'을 구현했다. 각 성분은 유효성을 검증 받고, 안전성과 안정성을 입증 받는 과정을 거쳤다.(의약품 만큼은 아니지만, 꽤 흉내를 냈다) 그리고 이것을 굳이 식품의 형태가 아닌 약의 형태를 가진 '건강기능식품'으로 탄생시켰다.(레몬추출물을 레몬모양으로 만들지 않고, 굳이 하얀색 알약으로 만든 이유를 생각해 보자) 더 건강해지고 싶고, 아름다워지고 싶고, 내 오장 육부 각각에 맞는 영양소를 제공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약 형태의 식품'에 담아낸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형태의 식품을 복용하며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다. '이걸 삼켰으니, 나는 더 건강해 질 거야.' 필자가 이렇게 서두를 길게 쓴 이유는 우리 약사들이 이러한 현상을 찬찬히 살펴봐야하기 때문이다. 그저 약사가 왜 건식을 해? 건식이 의약품만큼 완벽해? 건식이 뭘 치료한다는 거야? 약사가 약을 만져야지 왜 식품을 만져? 라는 논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커졌으니 약사들도 건강기능식품(이하, 건식)을 팔아야 한다는 논의에 앞서 우리는 왜 식품이 약의 모양을 하고 시장에 나왔는지, 소비자가 약 모양의 식품을 먹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약의 형태'로 '약의 마법'을 기대하며 먹는 '식품'이자 '물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는 주체적으로 관리하는 건강 그 자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자신의 몸의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스스로가 건강을 관리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약사는 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약사는 정규 과정을 통해 물질을 배우고, 제제 형태를 배우고, 약리와 생리를 배운다. 그 결과 어떤 성분이든 의심하고 분석해 소비자를 위한 필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약사는 적절하게 사용되는 물질만이 좋은 효과(마법)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물질이 적용돼야 하는 상황과 상태를 파악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소비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물질을 먹어야 하는지, 어떤 성분이 어떤 형태여야 가장 좋은지, 물질이 내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 제품이 진짜 믿을 수 있는 건지,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정말 옳은 것인지 항상 불안하고 궁금하다. 이런 시대에 이러한 역할은 '약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식품'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꽤 유용하다. 필자는 건강관리라는 약사 업은 결코 사람을 떠나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보만큼이나 넘쳐나는 건강 물질의 시대, 약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수많은 제품들 속에서 '물질'을 배운 약사가 할 일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고객과 함께 걸어가며 업의 소명을 다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이런 역할을 다하기 위해 무엇을 더 배워야 하는지 어떤 전문 과정이 필요한지 새로운 약사 역할 양성 관점에서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2019-07-31 11:50:14데일리팜 -
[칼럼] 약사가 바라보는 한국 의료체계 문제점약대생 시절, 모교 강원대 약학대학에서 미국에서 온 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의약분업 시행 전이라 미국과 국내 여건은 상당히 달랐고, 질의응답 시간에 봇물터트리듯 질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답변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 OECD국가와 제약회사는 전문의약품 대비 일반의약품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개발·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조제용약 비중이 클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어진 우리나라의 의약분업. 하지만 상황은 미국과 달랐다. 전문약과 일반약 비중이 역전돼 약국은 조제에만 올인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제약사는 전문약이었던 자사의 외용제가 일반약으로 재분류되자 이에 불복하는 '분류조정 신청거부' 마저 진행했다. 특정 사례긴 하지만 외국 제약사와 상반된 태도를 보인 셈이다. 심평원의 '2018 급여의약품 청구현황'에서 청구금액 1위를 제외 하면 급성기관지염, 혈관운동성 및 알러지성비염, 급성편도염, 다발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급성 상기도감염 등이 큰 청구금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약국에서 일반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질환에 막대한 보험재정이 낭비되고 있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본다. 아울러 'OECD 건강통계 2017'에 의하면 공공의료가 취약한 우리나라 특성상 OECD국가 중 의료비 가계 직접부담 비율이 3위에 달한다. 한국은 1위에 랭크된 미국에 이은 상위 랭커다. 간단한 질환도 건강보험을 이용해 혜택을 보고 있는 현실 속 정작 각 가계에서 의료비로 지출하는 금액이 어마어마하다는 뜻이다. 결국 우린 고비용 저효율 사회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을까.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건강보험보장률 ={건강보험급여비 ÷ (건강보험급여비+법정본인부담금+비급여본인부담금)}×100' 위 계산 공식은 결국 병원을 찾은 환자로 인해 정부가 각 개인이 낸 금액이 건강보험 지불 금액 중 얼마를 차지하는지를 따진다. 건강보험보장률에서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가 지출한 금액은 전혀 집계되지 않는 셈이다. 반대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숫자가 많고, 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라면 그 비율이 높아진다. 경질환을 보험적용하는 것으로 건강보험보장률 수치는 높아지는 결과가 나온다. 반면 정작 돈이 많이 들어 가계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질환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밖에 없다. .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문제는 이 건강보험보장률을 중시하는 기본 정책방향에서 출발한다. 경질환은 열심히 보험적용을 하면서 보장률을 높이고, 정작 큰 가계 부담을 주는 분야 지원은 적어 의료비의 가계 직접부담이 커진다. 굳이 보험적용을 하지 않아도 경질환은 가계 부담이 작다. 경질환에 보험을 적용하면 오히려 사람들을 병원으로 유도해 불필요한 건보재정 지출을 촉진한다. 환자 입장에서 경질환에도 불구 병원을 다녀오면 약값 지출이 크게 줄어 무조건 병원을 가는 게 이득이란 인식이 커진다. 안구건조증에 인공눈물 일반약을 약국에서 그냥 사는 것보다, 같은 약을 병원에서 처방받아 오면 약값이 반 이하로 줄어드는 식이다. 이런 상황은 일반약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경질환으로 인한 건보재정 부담도 늘어만 간다.결국 정부가 건강보험보장률을 최우선의 덕목으로 붙잡고 있는 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의 바람직한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제약업계도 책임이 있다. 약료 공급시스템 왜곡 주원인이 정부라고 해도 제약업계 역시 정부가 만든 왜곡에 편승해 이익창출에만 급급할 뿐 아무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세티리진염산염은 일반약인데도 그 약의 일부 성분인 레보세티리진은 전문약이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많이 쓰이는 오메가3 역시 전문약이 있다. 전문약인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건강기능식품 허가를 앞 둔 상황에서도 제약협회는 이런 불합리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전혀 내지 않는다. 반대로 전문약에서 일반약 전환된 제품의 허가변경조치를 취소하란 소송에만 바쁘다. 경질환은 약국이 다루는 게 사회적으로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선진국에서 이미 입증됐다. 이를 본 받지는 못해도 역행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제약업계 무관심 속 우리나라 의료체계 왜곡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환자와 함께 호흡하는 약사로서 눈살을 절로 찌푸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2019-07-19 09:18:23데일리팜 -
[칼럼] 향후 변화될 약가제도에 대하여영국 5개, 미국 10개, 캐나다 21개, 우리나라 174개. 2018년 8월 당시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약 중 판매중지 된 제품의 수이다. '발사르탄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타 국가 대비 지나치게 많은 제네릭 의약품이 사용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렇게 한 품목에 많은 제네릭이 생산되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동일 제제에 대하여 동일 상한가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 약가체계도 영향이 없지 않았다. 언제 어느 시점에 건강보험에 등재되더라도 동일한 상한금액을 받는 구조였기 때문에 수익구조만 확실하다면 어느 제약회사나 제네릭을 생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약가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공감하여 산정방식을 대폭 개정한 약가 고시안을 행정예고 하였다. 금번 칼럼에서는 행정예고된 고시안을 바탕으로 약가제도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바뀔 예정인지 소개하고자 한다. 개편안의 큰 골자를 먼저 이야기 하자면, 현행 '동일 제제 = 동일 상한금액'의 구조에서 벗어나 '등재 시점'과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차등된 상한금액'을 적용하도록 개정되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가산대상 및 기준이 변경되었다. 먼저 그간 '동일 제제 = 동일 상한금액'이라는 약가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0개 제품 이상 등재되어 있는 의약품과 동일제제가 등재되는 경우 동일 상한금액이 아닌 85% 수준으로 산정되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다. 20개 제품이 등재되기 전인 경우에는 동일 상한금액을 받을 수 있긴 하다. 다만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수행'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을 입증하였을 경우에 한정된다. 만약 각 요건을 충족 못한 경우에는 받을 수 있는 상한금액 보다 약 15%씩(최대 30%) 삭감된 상한금액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변경은 통상 20개 제품 정도면 해당 제품군의 전체 청구액의 90%가 포함된다는 점을 근거로 한 개수 제한으로써 이는 합리적인 범위의 입법조치라고 판단된다. 또 신설된 '자체 생동시험 수행 여부' 및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이라는 요건들은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품질의 의약품을 건강보험에서 보장토록하기 위한 조치로써 정당해 보인다. 다만 이런 변경된 약가체계는 고시 시행 당시 심사평가원의 평가 및 재평가 절차가 완료되기 이전의 의약품에만 적용되고, 현재 이미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적용 중인 제네릭은 당장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제약계 및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써 몇 년간의 유예기간 이후 재평가 제도를 통해 기등재된 제네릭의 약가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산대상 및 가산기준도 변경되었다. 가산을 받기 위해서 특별한 요건을 제시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 제품에 대하여만 가산할 수 있다. 그리고 당초 동일제제가 3개 이하인 경우에는 4개 이상이 될 때까지 가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던 가산기간도 조정의 원인이 되는 제품의 최초 고시 시행일로부터 3년간만 주도록 개정되었다. 이는 3개 이하로 공급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을 받고 있는 의약품이 지나치게 오랜 기간 동안 가산을 받게 됨에 따라 다른 의약품과의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판단된다. 하지만 3년이 경과한 시점에도 가산이 종료되지 않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제품의 안정적 공급 등의 이슈가 있는 경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최대 2년(총 5년)까지는 가산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3개 이하로 공급되는 의약품들 중에서도 안정적 공급 등의 이슈가 있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2년 정도 가산을 추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3개 이하로 공급되던 의약품의 경우 당초 지속적으로 받았던 가산은 현행 가산규정에 따르면 3년(또는 5년)간만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여타 세세한 변경 내용도 있지만 행정예고된 약가 개편안의 주요 골자는 상기의 내용들과 같다. 동일제제& 8211;동일가격 원칙에서 제네릭 개발 노력에 따른 차등가격 원칙으로의 개편은 실로 큰 체계 변화일 것 이다. 그리고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약가제도의 특성 상 이러한 큰 변화는 한동안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등재 의약품들에도 적용될 예정이고 그 변화의 폭도 큰 만큼 금번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 조기 안착을 통해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던 발사르탄 사태가 반복되지 않길 바래본다.2019-07-15 06:10:05데일리팜 -
[칼럼] 일반의약품 시장을 살려야한다사실 필자는 '일반의약품'이라는 명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전문의약품'이라는 명칭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는 '비처방의약품'과 '처방의약품'이다. 이러한 명칭이 의약분업 당시 도입돼 유독 우리나라만 이런 말을 쓰게 됐다. 결과적으로 의사가 처방내는 약은 특별하고 고급스러운 약이고 약국에서 약사와 대면해 구입하는 약은 평범하고 격이 낮은 약이라는 뉘앙스가 담기게 됐으니 애석한 일이다. 자가치료(일반약) 시장에 대한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합리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우선 경질환조차도 자가치료보다는 병의원 진료를 선호하도록 제도가 짜여 있다. 우리나라는 환자 한 명이 병의원을 방문하는 연간 횟수가 17회인데(2016년 기준) 이는 OECD 최고 수준이며 통합의료의 일종인 인두제를 실시하는 영국에 비해 3-4배에 달한다. 인구고령화로 일차의료기관의 주된 역할이 지역사회의 질병예방과 만성질환관리로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경질환 진료가 일차의료기관의 주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진국은 비처방의약품(우리나라의 일반약)에 대해 보험 급여를 적용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심지어 인공눈물 같은 일반약도 처방에 의해 보험 적용을 해줌으로써 자가치료 시장 위축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건기식에 더욱 다양한 원료 사용과 소분판매까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많은 일반약이 약효 재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허가 취소되는 현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압권은 해열진통제를 편의점에 풀면서 ‘안전’상비의약품이라는 명칭을 붙여준 것 아닐까. 고령화로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미래에는 정부도 결국 자가치료 활성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의약분업 이후 침체를 겪고 있는 일반약 시장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그런 날이 오면 약국의 일반약 수익은 저절로 늘어나는 것일까? 이 대목에서 잠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은 일반의약품을 1류 2류 3류로 분류하고 있는데, 약사가 아닌 등록판매자가 약국이 아닌 장소에서 판매할 수 있는 2류 및 3류에 해당하는 품목이 전체 일반의약품의 95%가 넘는다. 2류에는 대부분의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등이 포함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2류 및 3류 일반약의 약국외판매가 2009년에 시행되었으며, 2014년에는 25품목을 제외한 모든 일반약의 인터넷판매까지 허용했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도 편의점에서 의약품 판매가 허용되는 등 정책 방향이 소비자 편의성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약사와 대면 없이 의약품을 구입하는 데 사람들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일반약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약국 경영 활성화의 수단으로 이야기되는 드럭스토어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따지고 보면 자가치료의 주체는 환자이므로 그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갈 수도 있다. 약국이 아닌 곳으로 유통경로를 다양화하면 소비를 더욱 늘릴 수 있다. 오남용을 우려하는 약사의 간섭 없이 약을 살 수 있도록 말이다. 거기에 각종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한다면 금상첨화다.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이러한 결과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약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약국과 약사가 중심이 되어 자가치료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되도록 빨리 말이다. 첫째, 소비자의 선택권과 약사의 전문성이 모두 존중되도록 틀을 짜야 한다. 자가치료에 필요한 지식을 약사들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흔히 소비자가 많이 알수록 까다롭고 피곤하므로 정보 제공을 꺼리는 인식이 있지만,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출수록 오히려 전문인과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고 전문인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기도 쉽다. 또한 자가치료가 가능하거나 오히려 병의원 진료보다 우수한 해결법이 있는데도 몰라서 약국에 문의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병의원은 의료광고로, 제약사는 제품광고로 소비자에게 호소해온 반면 약국은 어떤 것도 하지 못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관계를 맺을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둘째, 자가치료에서 약사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정립하고 알려 나가야 한다. 약 자체의 안전성만을 따진다면 비교적 안전한 일반약에 대해서는 약국외 판매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 최근 복지부가 겔포스와 스멕타를 편의점약으로 선정하려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약사가 하는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자가치료해도 되는지 진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체계적인 질문을 통해 감별하는 작업을 트리야지 triage라 한다. 약사라면 일반약 환자를 응대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할 능력임에도 약학대학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불법 문진으로 왜곡하는 의사단체의 공격으로 트리야지 수행을 꺼리는 약사들도 있다. 트리야지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자가진단이 맞는지 확인해 최선의 약물을 추천하고 사용법을 안내하고 부작용 등 주의사항을 일러주는 것도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일선 약국들이 이를 동일하게 실천하는 한편 약사의 이러한 역할을 꾸준히 홍보해야 한다. 그래야 자가치료는 약사와 상담을 통해 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셋째, 약사와 약국이 중심이 되는 자가치료 활성화 방안을 정책 당국에 꾸준히 제안하고 설득해야 한다. 해외여행과 직구 그리고 편의점 상비약 등을 통해 약국외 장소에서 약을 구입하는 경험이 점점 늘고 있다. 현행법의 제한은 있지만, 법은 결국 사회 인식을 반영하게 된다.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편의점에 약이 풀린 이후에도 대약은 본질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품목 증가를 막는 데에만 급급했다. 우리가 원하는 큰 그림을 정부와 국민에게 제시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2019-07-08 06:05:15데일리팜 -
[칼럼] '문케어' 실속있는 공약이 되길지난 6월 28일 건정심에서 2020년도 건강보험료 결정이 보류되었다. 과거 정권에 비하여 보험료는 많이 인상하면서 국고지원은 줄이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발인 것 같다. 정부가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온 국고지원은 소홀히 하면서 수가인상에는 관심을 갖는 것도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문-케어'로 대변되는 현 정권의 건강보장정책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 문-케어는 국민들이 경제적인 한계로 의료(급여) 이용을 제한받아 건강을 해치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종합계획에 의하면 2023년까지 보장율을 70%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보장율을 올리는 것은 필요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보험자(공단)의 부담을 늘려서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요 재정의 지속적인 조달이 필수적이다. 보장성의 강화로 늘어나는 급여비에 상응하는 재정조달이 최우선 문제이다. 국민들이 이용하고자 하고 의료인들이 제공하고자 하는 급여에 필요한 재정은 얼마나 되고, 이를 조달할 합당한 방안은 가능한가? 두 가지 모두 부정적이다. 건강보장제도가 이용과 제공의 효율성을 전제로 보장과 부담의 균형을 이루어야 할 이유이다. 문-케어의 현 상황은 국민 개개인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초점이다.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급여제한을 최소화하는 단순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 누적흑자가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우려되는 방법이지만... 문-케어가 실속있고 실질적인 정책이 되려면 선별적인 급여를 효율적으로 이용·제공하게 하면서 그에 소요되는 재정을 지속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건강보장제도가 내실있게 운영되는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를 위하여 비급여의 급여화 등 급여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건강권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제도 내에서 제공하여야 할 급여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사회보장제도에서 부담이 필요하고 가능한 것인지와 더불어 다른 방법이나 약제에 비하여 비용효과적인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검토가 없는 급여확대는 장기적으로 건강보장제도를 해치는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행태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 비용효과가 검증된 급여도 이용과 제공 전반이 효율적이어야 한다. 낭비적인 요인을 줄여서 급여와 부담이 적정하여야 제도의 지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건강보험종합계획에서 일부 제시하였다. 통합서비스, 예방중심 건강관리와 이용 적정화 등이 그것이다. 이들 정책의 대부분은 그동안 추진해온 것으로 효과나 성과도 의심스럽고 확대에도 한계가 있음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5년간 정책으로 밀고 가겠다는 의지인 것 같다. 국민들의 이용과 의료인들의 제공을 합리적으로 유인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현 상황에서 보장성 강화 더 나아가 건강보장제도의 유지가 가능할 것인가? 보장성이라는 항아리의 밑에 구멍이 난 상황이다. 밑 빠진 항아리의 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건강보장 재정은 필요한 급여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조달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재정을 부담하여야 할 당위성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국민들에게 부담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양기관 지정제를 포함한 제공체계와 지불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문-케어의 현상황은 급여확대에 치중하여 국민들의 부담은 줄이겠다고 하면서, 그에 따른 재정조달에는 무책임하고, 관련 제도의 효율적인 운용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과거 정부에 비하여 보험료율은 몰리면서 국고지원은 줄이려는 것은 문-케어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의 미래 5년을 가늠하는 종합계획을 건정심에서 서면심의로 처리하는 무성의도 마찬가지이다. 건강보장제도의 효율성을 담보할 근본적인 제도의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도 문-케어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보장율의 최고치는 2007년의 64.7%로 기억된다. 2007년 이후에도 건강보험재정은 지속적으로 확대·투입되었다. 그럼에도 그 이후 현재까지 보장율은 63% 선에서 맴돌고 있다. 문-케어가 현재처럼 진행된다면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정의 추가 투입에도 불구하고 보장율은 그대로 머물거나 떨어지는 현상의 발생이 우려된다. 문-케어가 건강권을 보장하는 지속 가능한 제도의 기반으로서 건강보장 역사에서 바람직한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2019-07-01 06:10:26데일리팜 -
[칼럼]치매 관리 약물,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한다치매에 대한 인식과 환경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치매 환자가 비극의 주인공 정도로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치매 환자의 삶과 생각의 흐름을 통찰한 영화나 드라마가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치매는 꾸준히 치료하면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 되고 있다.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치료로 건강한 환자의 모습을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약 6개월에서 2년 이상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 현재 치매 치료의 목표는 ‘질병 경과의 조절’이다 . 치매 환자와 가족, 주변인들은 어떤 약물을 ‘어떻게’, ‘왜’, 복용 해야 하는지 올바르게 알고 실천함으로써 치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전문 치매 약, 올바로 알아야 치료효과 볼 수 있어 최근 치매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매 예방이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는 약물과 건강기능식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국내에서 사용되는 전문 치매 치료제는 총 네 가지로, 반드시 의료인의 처방을 받아 올바로,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매 환자가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 복용을 원할 때에도 담당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증상 악화 지연 및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치매 약물은 기전에 따라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와 ▲NMDA 수용체 길항제(NMDA receptor antagonist)로 분류된다. 전자는 기억 및 학습과 관련된 영역에 관여하는 콜린아세틸 전이 효소에 작용하며, 도네페질(Donepezil),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갈란타민(Galantamine)이 이에 속한다. NMDA 수용체 길항제는 NMDA라는 수용체에 의한 세포독성을 줄이고 인지기능 저하를 줄이는 데 작용한다 . ‘메만틴(Memantine)’이 여기에 해당한다 .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치매 약물은 ‘도네페질’이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 위약 복용 환자 대비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 이상행동 증상 및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네페질은 5~10mg의 용량으로 경도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에 승인을 받았다. 최근에는 23mg 고용량이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에서도 효과를 보여 이에 대한 적응증이 확대되었다. 도네페질은 반감기가 약 70시간으로 길어 하루 한 차례만 투약해도 된다. 리바스티그민은 경증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및 파킨슨 치매(부착포 제제의 경우,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 포함)에 적응증이 있으며, 그 효과는 도네페질과 유사하다. 환자 상태에 따라 3-12mg까지 조절하여 하루 2회 복용한다. 갈란타민 역시 경도 및 중증도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사용되며, 하루 2회 복용한다. 메만틴은 중등도에서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에서 인지기능 및 정신행동 증상에 효과가 있으며, 하루 한 번 복용 가능한 서방형 제제다. 약제의 투여 기준에 맞는 경우 아세틸콜린 억제제와 병용할 수 있다. 꾸준한 약물 치료를 위해 환자 특성에 따른 제형 선택해야 이러한 치매 약제들은 보통 정제나 캡슐형태로 복용하지만, 치매환자의 약물복약 순응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되어 있다. 환자 특성에 따라 구강용해필름, 구강붕해정, 부착포 제제 등 중에 선택할 수 있다. 구강붕해형 제제는 물 없이 입안에서 10~60초 이내 신속히 붕해되어 위장관 점막으로 흡수된다. 약효가 빨라 투약 협조가 잘 되지 않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에게 권고된다. 부착포 제제는 신체에 부착하는 형태로 24시간에 한번만 교체하면 된다. 따라서 많은 약물을 복용해야 하거나 순응도가 낮은 고연령 환자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등의 상부 또는 하부, 팔의 상부, 가슴 등 털이 없고 옷에 의해 떨어질 염려가 적은 부위에 부착한다. 교체할 때는 잠재적인 피부자극을 피하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 부착한다. 다만 이 제제는 부착 부위에 발진이나 홍반, 가려움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5. 치매는 아직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지만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치매 치료제에 대한 여러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현존하는 치매 치료제는 새로운 치료제가 나왔을 때 그 치료 혜택을 더 크게 기대해 볼 수 있도록 환자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의 많은 치매 환자가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매 치료제 복용’으로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춰 미래에 등장할 치매 치료제의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2019-06-21 06:12:38데일리팜 -
[칼럼]발사르탄에 뺨 맞고 공동생동에 눈흘긴다?유럽의약품안전청이 중국의 원료제조업체 제지앙 화하이의 발사르탄 제조 과정에서 발암물질로 의심되는 비의도적인 불순물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섞여 들어갔음을 확인했고, 식약처는 해당 중국산 원료로 생산한 115개 제품에 대하여 판매 중지와 회수 조치를 취했다. 식약처는 일부 저품질 원료의약품 사용에 따른 완제 의약품 품질문제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의약품 동등성 확보가 필요한 의약품에 대해 원료의약품 등록제도(Drug Master File) 소급 적용하기로 하였다. 발사르탄 사태와 같이 불량 원료의약품으로 인하여 국민 보건에 위해를 끼칠 염려를 줄이기 위하여 등록의약품 사용을 의무화하고, 등록의약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적절한 정책 수단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당시 발사르탄 사태는 공동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제도와 높은 제네릭 약가 수준으로 인한 제네릭의 난립 및 원료 품질관리 미비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식약처는 전면 허용되었던 위탁(공동)생동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무분별한 제네릭 의약품 허가를 억제하여 의약품 품질 강화하기 위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타당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즉 복지부의 개편안은 발사르탄 사태가 동일 성분에 다수의 제네릭이 높은 약가로 등재된 것이 원인이므로, 공동 생동과 위탁 제조를 통한 제네릭을 제한하여 제2의 발사르탄 사태를 막는데 정책적 목표가 있다고 표방한 것이다. 공동 생동과 위탁 제조를 제한 혹은 금지하여 의약품 제조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개편안이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인정되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기 위해서는 ① 정당한 목적을 추구하여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② 그 목적을 달성하기에 수단이 효과적이고 적합하여야 하고(수단의 적합성), ③ 보다 완화된 수단이나 방법을 모색하여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며(피해의 최소성), ④ 제한되는 기본권과 실현되는 공익 사이에는 상당한 비례관계가 있을 것(법익의 균형성)을 요구하며 만일 개편안이 중 어느 한 요건이라도 충족하지 못 하면 개편안은 위법하다. 만약 공동 생동(위탁 제조) 품목들만 이물질이 혼입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하여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친 반면, 직접 생동(직접 제조) 품목들의 경우에는 이물질이 혼입된 원료의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면, 공동 생동(위탁 제조) 제한은 의약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 수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의약품의 이물질 혼입은 해당 제품이 직접 생동을 하였는지 혹은 공동 생동을 하였는지 여부와 하등의 관련이 없고, 오로지 이물질이 혼입된 원료의약품을 구입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즉, 공동 생동 품목의 경우에도 우수 원료의약품을 사용하였다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반대로 직접 생동 품목의 경우에도 불량 원료의약품을 사용하였다면 회수, 폐기의 대상이 된다. 결국 공동 생동의 제한은 원료의약품의 품질을 확보하여 국민 건강에 끼치는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평가될 여지가 전혀 없다. 식약처가 공동 생동을 통하여 해당 위탁제조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여 품목 허가를 하였고, 오랜 기간 제조, 판매되는 과정에서 별다른 안전성과 유효성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위탁 제조 품목에 대하여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을 들여 단독 생동을 실시하는 것이 의약품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식약처 역시 위탁 제품과 동일한 원료와 공정을 통해 제조한 수탁 제품의 생동성이 인정되는 경우 위탁 제품 역시 생동성을 인정하는 것이 논리적이고 과학적이므로, 위탁 제조 품목에 대하여 공동생동을 인정하여 왔던 것이다. 위탁 제조 의약품의 안전성, 유효성 강화에 하등의 도움도 되지 않은 불필요한 단독 생동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한금액 산정에 불이익을 주고, 심지어 이미 허가 받아 판매되고 있는 위탁 제조 품목에 대해서까지 단독 생동을 소급하여 강제할 그 어떠한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동일 성분에 대하여 시장 원리에 따라 다수의 제네릭 의약품이 위탁을 통해 제조, 판매 되고 있을 뿐, 특별한 안전성, 유효성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회수, 폐기 대상 품목 숫자가 다른 나라에 비하여 많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통하여 강제적으로 품목 숫자를 제한하고자 하는 개편안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선언을 한 헌법 제119조는 제1항에서 위배될 소지가 있다. 더구나 공동 생동과 위탁 제조의 제한은 중소 제약회사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여 신약 개발과 의약품 수출에 힘을 기울여야 할 대기업이 제네릭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시켜 주는 결과를 낳을 소지가 다분한 바,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23조 제3항의 정신에도 위배될 수 있다.2019-06-17 08:02:24데일리팜 -
[칼럼] 의료인공지능과 의료민주화최근 IBM 왓슨은 신약개발 부문 비즈니스를 사실상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수조원을 쏟아 부었던 IBM 왓슨이 작년 IBM 왓슨 헬스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헬스분야 비즈니스에서 연달은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IBM 왓슨은 한때 의료인공지능의 아이콘이었지만 작년부터 의료현장에서 기대만큼 효용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국내병원에서 앞다투어 도입했었던 IBM 왓슨 포 온콜로지도 최근 정체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이미 12개 기관이 관련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인공지능이 의료를 혁신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한낱 Hype(과도한 기대)에 불과했던 것일까? 이런 우려와 달리 의료인공지능 개발은 점차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2018년 12월 시카고에서 개최된 RSNA(방사선의료기기전시회)에서도 인공지능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전시회에 참여한 수십개의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존 영상기기회사들도 앞다투어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국 NIH는 의료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2017년 흉부 X-ray 영상 10만장을 공개한 데 이어서 2018년 CT 영상 10,600장을 공개했다. 최근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의료인공지능제품은 26건에 달한다. 미국 FDA에서는 더 나아가 의료인공지능의 혁신을 촉진하는 새로운 허가 프레임워크도 발표했다. 새로운 허가 프레임워크에서는 실제 임상데이터에 따른 AI 알고리즘의 지속적인 개선도 허용하겠다는 파격적인 내용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FDA에서는 의료인공지능이 의료현장에 가져다 줄 위험보다 효용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인공지능 분야도 주목할 만하다. 병원 임상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의 경우 비용지불주체가 모호해 시장진출과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것과 달리 신약개발 인공지능은 비용지불주체가 바이오제약기업으로 명확하기 때문이다. GSK, Eli Lilly, Pfizer, Janssen, Novartis, Bayer, BMS 등 알만한 글로벌 제약기업 상당수가 신약개발 인공지능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Janssen의 경우 작년 환자 데이터 마이닝 인공지능기업인 Flatiron Health를 약 2조 2천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현재 신약개발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만 132개로 추정된다. 의료인공지능시장은 독과점시장이 아닌 롱테일(Long tail) 시장이다. IBM 왓슨이 만능이 아니듯이 해당분야 지식이 기반이 되어 활용목적과 학습데이터별로 최적화된 인공지능으로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분야 인공지능만 해도 정보 수집 및 합성, 질환 기전 이해, 바이오마커 발굴, 데이터와 모델 생성, 기존 약 재목적화(repurposing), 신약후보물질 생성, 신약 후보 검증 및 최적화, 신약 디자인, 신약 비임상시험 설계, 비임상시험 시행, 임상시험 설계, 임상시험 환자모집, 임상시험 최적화, 데이터 공개, 현실세계근거(RWE) 분석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다. 이러한 세분화된 시장에서는 독과점기업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도 미충족수요를 잘 파악하고 차별화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일례로 루닛, 뷰노, 셀바스 AI, 스탠다임, 신테카바이오 등 국내 의료인공지능 기업이 의료영상, 병리, 건강검진, 신약개발, 정밀의료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국산 의료인공지능 제품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시장성의 관점에서 의료인공지능을 논하지 않더라도 인공지능이 의료에 혁신을 촉진할 기반기술(generic technology)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의료인공지능이 지역 간·병원 간 의료격차와 의료 오류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의료민주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의료인공지능은 환자와 의료인과의 정보비대칭성을 극복하여 환자의 의료 참여를 활성화시키고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촉진자 역할을 할 것이다. 환자의 의료참여와 권한 강화는 더 적은 의료비용으로 더 좋은 의료성과와 환자경험을 이끄는 ‘의료민주화’의 원동력이다. 이러한 의료인공지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임상현장에서의 사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데이터가 스마트해야한다. 오늘날 빅데이터는 4차산업혁명의 화두이고 핵심인 것처럼 회자되고 있다. 물론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말처럼 데이터의 양보다 더 중요한 건 데이터의 질이며 독창성(unique)이다. 일반적으로 데이터 질이 10% 향상되면 데이터 양이 두 배로 증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학습데이터에 포함된 소수 오류 데이터조차도 의료인공지능 성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고유하고 차별화된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으로 정교하게 큐레이션된 데이터셋이 필수적이다. 정부차원에서도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데이터 공유로 인한 위험과 이득을 고려한 합리적 데이터 접근 기준과 제도를 우선해서 만들어나가야 한다. 둘째, 의료인공지능 혁신에 대한 보상유인이 필요하다. 최근 허가받은 의료인공지능은 모두 기존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 기존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는 것은 기존 의료기기 이상의 가치를 인정해줄 수 없다는 얘기다. 혁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스타트업이 이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할 이유가 없다. 물론,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의료인공지능에 보험수가를 준 사례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의료인공지능이 의사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해줬을 뿐 아직 뚜렷한 임상적 효용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가를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의료인공지능의 임상적 효용에 대한 추가적인 입증을 의료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건강보험의 궁극적인 미션이 보장범위를 넓히고(사회보장), 국민보건을 증진(국민보건)하는 데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효과적인 대안을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 의무도 있다. 향후 의료인공지능이 가져올 임상적 효용이 크다고 판단한다면 시장에서 효용을 입증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영국 건강보험서비스인 NHS는 ‘The AHSN Network AI Initiative’를 구축하고, NHS ITP(Innovation & Technology Payment Programme) 등을 통해 혁신기술의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NHS ITP는 임상적 효과가 입증되었고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준비가 된 혁신기술의 스케일업 지원을 위해 재정 및 조달뿐만 아니라 전국 AHSN 네트워크 의료기관이 지원에 참여한다. 셋째, 시민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의료인공지능의 핵심자원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의료인공지능을 임상적으로 검증하고, 현실세계 근거에 기반하여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도 시민의 주도적인 참여가 기본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 유출로 인한 우려도 크고 데이터 공유로 인한 이득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데이터 공유는 이해관계자간 이견차가 커 사회 전체 구성원의 합의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전체 시민이 데이터 공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참여로 인한 이득이 높은 환자부터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을 실행하여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미국 PPRN(Patient-Powered Research Network)의 경우 건강정보공유 및 연구참여에 관심이 있는 환자들의 네트워크로, 자발적 데이터공유를 통해 환자중심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데이터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징벌적 배상이나 집단소송 등을 통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도 함께 뒷받침되어야 일반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앞으로 우리의 아들과 딸은 의료민주화로 인한 혜택을 어느 나라보다 고르게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이런 소박하지만 담대한 바람과 열망이 모여 환자와 시민의 참여를 이끌고 의료민주화를 앞당길 수 있다. 미래 후손들이 우리 데이터로 만든 의료민주화 세상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모두 함께 꿈꾸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참여와 지지가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을까? NEWSAD2019-06-17 06:10:10데일리팜 -
[칼럼]약사 피해자 양산할 '마약류통합시스템'식약처 안영진 마약관리과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장점을 열거했다. 시스템 수집 데이터를 활용해 위조 처방전으로 약물을 투약한 환자를 적발하고, 사망자 명의 도용한 사례를 찾아냈다고 했다. 같은 날 여러 병의원을 방문해 프로포폴을 투약한 환자나 마약류 취급이 많은 병원에 약물레터를 보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위조처방전은 처방전 위조 방지를 위한 장치로 막았어야 한다. 사망자 명의를 도용한 경우도 건강보험공단의 수급자 조회관리 시스템으로 걸러지는 게 정상이다. 프로포폴은 의약분업이 적용되지 않는 주사제라 병의원에게만 해당된다. 마약류취급이 많은 병의원을 관리하는 것도 약국과 관련이 없다. 결국 식약처 담당과장이 말하는 마약류통합시스템의 장점은 해당 시스템 외의 것으로 달성할 수 있거나,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장점 대비 약국가 큰 희생을 대가로 하는 셈이다. 고령 약사 중 일부는 마약류시스템으로 아예 약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 전부를 없애고, 관련처방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극단적으로는 아예 약국을 폐업한 사례도 있다. 필자는 마약류시스템 도입 직전인 2016년 5월, 식약처에 시스템의 허술함과 약국 부담을 제시하고 사업을 백지화할 생각은 없는지 민원질의 했다. 당시 식약처 담당관과 유선상 고성을 오가며 싸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담당관은 "약사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지위에 있으므로, 돌아오는 책임에 따른 피해를 감수할 의무가 있다. 게다가 약사 대표단체인 대한약사회도 아무 반대를 하지 않는 사안에 지부 임원이 반대를 하는게 말이 되나?"라며 언성을 높였다. 내 귀엔 약사라면 좀 피해를 보더라도 정부가 원하는 일이고, 약사회가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 사안이니 반기를 들지 말고 잘 따라오기나 하라는 말로 들렸다. 다수 약사의 우려를 무시한 채 시작된 마약류통합시스템의 성과는 약사가 보기엔 미미한 것을 넘어 전무할 정도다. 약사를 괴롭히는 데만 기능을 다하는 시스템이다. 126억이란 재원과 5년이라는 시간을 들인 시스템이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는 커녕 약사 우려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7월 1일 이후 행정처분 유예기간이 끝나면 선량한 약사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다. 이미 실패한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약사 고혈을 짜내는 풍경이 명약관화다. 이쯤 되면 정책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정책 전반을 새로 살펴 새로 개량된 정책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는 시늉도 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를 낳는다. 계획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데도 정책추진을 고집하는 식약처, 약사의 과중한 업무를 넘어서 선의 피해가 양산되는데도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대한약사회. 결국 고생과 피해의 몫은 오롯이 약사에게 돌아간다. 식약처는 어디에도 자랑하기 힘든 소소한 공만 세우고, 약사 대표단체 대한약사회는 식약처에게만 소소한 점수를 따는 상황이다. 마약류통합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약사들의 피를 짜내야 멈춰 설지 지켜볼 밖에 없는 현실이 어둡다.2019-06-13 10:01:06데일리팜 -
[칼럼]차분한 식약처와 조급한 복지부의 엇박자위탁(공동) 생동 폐지와 관련하여 식약처는 2019. 4. 15.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안 행정 입법예고를 통하여 1년 경과 시점부터 공동시험 품목의 허가 품목을 3개 품목으로 제한하고, 4년 경과 시점부터 공동 시험을 폐지한다고 밝힌 반면, 보건복지부의 개편안에서는 신규 제네릭의 경우 2019년 이내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하는 제품부터 개편안을 적용하여 낮은 상한금액을 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공동 생동이 폐지 된 2023년 이후에는 위탁 제품에 관한 품목허가신청을 위해서는 자사에서 실시한 생동자료를 제출하여야 하고, 위탁제조업자가 자체 생동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품목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한편 복지부의 개편안은 신규로 공동생동을 한 위탁품목의 경우 생동성 시험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낮은 상한금액을 산정하는 방식이나, 공동 생동 폐지로 품목허가를 취득하지 못 한 위탁제조업자는 요양급여목록 등재 자체를 신청 할 수도 없으므로, 2023년 이후 보건복지부가 개편안을 적용하여 낮은 상한 금액으로 산정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식약처는 현재 전면 허용하고 있는 공동 생동을 곧바로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경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공동 생동을 진행 중인 위탁제조업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품목 수를 제한한 후 4년 후 부터 공동 생동을 전면 폐지하는 경과 규정을 두어 위탁제조업자가 제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가 2019년 이내에 개편안을 실시하는 경우 식약처에 의해 자체 생동을 실시하지 않은 위탁제품에 대하여 품목허가를 정당하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에 의해 부당하게 낮은 상한금액의 불이익을 받게 되므로 공동생동에 의한 위탁제조가 극도로 제한될 것이다. 결국 식약처의 경과규정을 통하여 점진적으로 2023년에 폐지될 예정인 공동생동은 복지부에 의하여 아무런 준비 없이 2019년에 곧바로 전면 폐지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 헌법은 제13조 제2항에서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미 과거에 완성된 사실·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소급입법은 헌법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미 과거에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도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의 요청 사이의 교량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형성권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 식약처는 위 행정입법 예고의 부칙 제4조(경과조치)에서 고시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식약처장에게 품목허가를 신청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신규 허가 품목이 아니라 기존에 공동 생동을 통해 위탁제조 허가를 받았던 품목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단독 생동을 실시하지 않더라도 허가를 유지하게 된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의 개편안은 기존에 등재된 제네릭의 경우에도 기준 요건 적용 준비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해 3년의 준비기간 부여 후 개편안을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는 바, 공동생동으로 이미 등재되었던 품목의 경우에도 3년 이내에 추가적으로 단독 생동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상한금액이 인하되게 된다. 식약처는 공동생동을 통해 허가받은 제품에 대해서까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를 위해 추가적으로 많은 비용, 시간을 소요하여 단독 생동을 실시하여야 할 공익적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아 기허가 제품에 대한 소급 적용을 하지 않아 제조업자의 신뢰를 보호하고 있다. 이에 반해 보건복지부가 공동생동으로 이미 요양급여목록에 등재되어 있는 제품에 대해서까지 단독생동 미실시를 이유로 상한금액을 인하하기 위해서는 위탁제조업자의 정당한 신뢰를 뛰어 넘는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 확보 등 높은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2019-06-12 09:36:53데일리팜
오늘의 TOP 10
- 1SK바이오팜, 미 항암 자회사에 512억 수혈…TPD 개발 지원
- 2복지부, 미국 제약사 릴리와 7500억원 국내투자 MOU
- 3서울시약, 창고형약국 면허대여 불법 제안 급증에 강력 경고
- 4메쥬, 영업이익률 67% 목표…상급종합병원 절반 도입
- 5"약가제도, 이제는 알아야 할 때" 건약, 설명회 연다
- 6휴베이스 밸포이, 출시 18개월 만에 판매 100만병 돌파
- 7동대문구 통합돌봄 발대식…약사회 협력 약속
- 8환자안전약물관리원 "일반약 부작용·안전사고 보고 활성화를”
- 9공단-성남시약, 어르신 안심복약 지원 위한 후원물품 기증
- 10경기 여약사위원회, 사회공헌활동 역량 집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