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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마다 한 곳씩…아산 탕정신도시 약국 분양가 30억[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이전 등의 호재로 충남권에서 떠오르는 지역이 있다. 아산 탕정신도시인데, 충남권에서는 대장으로 꼽히는 천안 불당신도시에 이은 '핫플레이스' 미니 신도시로 꼽힌다.탕정신도시 내 약국은 메디컬타워로 1곳당 약국 1곳으로 형성됐으며, 약국 분양가는 3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탕정신도시 내 메디컬빌딩. 빌딩마다 의원 '입점확정, 입점예정' 등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2월 기준 건물 곳곳에는 '대형 안과 입점', '정형외과 개원예정' 같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약국 역시 지난 달 오픈한 곳까지 9곳이 개설됐다.약국 분양가는 30억원대에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이뤄지기 시작했지만 이제 막 세팅이 돼 가는 분위기"라며 "정형외과, 피부과, 안과 입점이 확정된 메디컬센터 내 99㎡(30평형) 약국 분양가는 30억원에 책정됐으며, 인근 약국 분양가 역시 30~34억원을 호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피부과와 검진센터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개설된 약국들. ◆독점·젊은 세대 많지만 리스크도= 지역에서의 관심도 높다. 충남지역 내 병원급 의료기관이 분점을 내거나,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의료진이 옮겨와 개원하는 형태다 보니 통상적인 신규 형태 보다는 메리트가 있다는 것. 지역 약사들의 관심도 지대하지만, 신도시가 형성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은 관망하는 분위기다.2월 기준 약국 인테리어가 진행 중이던 상가 홍보관. 인근 약사는 "메디컬센터 마다 약국 독점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세팅이 이뤄지는 단계다 보니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라며 "약국 역시 입점 의원에 따라 편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최근에 이비인후과가 추가 개설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지역 내 유일한 이비인후과는 일 처방이 350~400건에 달할 만큼 선방했지만, 유명 내과 분점으로 이목이 쏠렸던 내과의 경우 예상만큼 처방이 나오지 않아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 약사는 "건물마다 약국이 한 곳씩 들어오다 보니 매약보다도 처방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분양 보다는 임대를 선택해 들어온 케이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공인중개사에 붙어있는 탕정신도시 관련 안내문.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지역 대비 분양가와 임대료 등이 높게 책정됐지만 독점과 젊은 세대가 많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도시 내 피부과만 5곳이 들어와 있지만 해당 피부과들의 매출이 타 지역 대비 높게 형성돼 있으며, 불당신도시 못지 않아 소비층이 집중돼 있어 객단가 역시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여기에 아직까지 입점되지 않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추가 입점 역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이 관계자는 "건물도 조건을 좋게 해 의원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라며 "배후 1만6000세대와 10여년 전 개발이 이뤄졌지만 병원 등 상업지역이 형성되지 않은 연화마을, 배방, 탕정지중해마을 등 호재가 있다 보니 문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신도시 상권이 형성되기까지의 시간은 다소 소요되겠지만, 향후 1~2년 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한편 박경귀 아산시장은 올해 초 탕정면을 명품도시로 조성하고 읍 승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박 시장은 "지금은 탕정에 여러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해 달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추후 KTX천안아산역에 전국 최대규모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고, 명품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전국에서 비상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2024-03-08 15:07:59강혜경 -
인테리어는 과학이다?...약국체인 대표 약국가보니# 출입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오른쪽 시그니처 존과 AM의자가 놓여진 왼쪽 대기공간.# 김현익 복정약국 대표약사(휴베이스 대표).#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유수한 약국체인의 신규 가맹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드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체인 대표는 약국을 어떻게 하는데?'단순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휴베이스 복정동서울약국 탐방은 표준화 된 약국 형태를 제시하는 스탠다드 그 자체였다. 2014년 약국체인 휴베이스를 시작해 김현익 대표(49·성균관대 약대)는 3번의 동선변경과 2번의 간판교체 끝에 마침내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됐다.영어식 간판 대신 설립 10주년을 맞아 바뀐 한글 간판과 함께 새로운 H콘셉트(Hubase)의 최신 인·익스테리어가 요약돼 있었다.특히 출입문 정면으로 보이는 빨간색 '휴베이스 시그니처' 존과 하트를 착안한 왼쪽 대기공간은 약국 분위기를 화사하게 했다.최근 리뉴얼을 마친 휴베이스 복정약국.# 훤하게 약국 안이 들여다 보이는 구조다 보니 유동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지사다. "무려 20여년간 약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국이 생겼네'라고 하는 분은 물론, '기존 약국이 없어지고 휴베이스 약국이 생겼네'라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그만큼 소비자분들이 느끼는 변화가 크다는 거겠죠."약국의 조감도(윗쪽)와 실제 작업이 완료된 약국.# 2# 이번 변화의 특징은 10년의 경험과 데이터를 그대로 약국 현장에 녹여내는 것은 물론, 소비자에게 익숙한 H&B(Health&Beauty), F&B(Food&Beverage)의 트렌드를 약국에 맞게 접목시켰다는 데 있다.특히 진열에 그간의 모든 노하우를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3~49.5㎡(약 10~15평) 규모의 약국에 1500~2500여종의 의약품과 의약외품 등을 진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책 20여권이 들어갈 만한 책꽂이에 약을 진열해 오던 게 고전적 형태의 약국이었다면 휴베이스가 격자 나무장을 없애고 철제 진열장을 도입한 게 휴베이스의 시작, F콘셉트(Function) 약국이었어요. 시선을 단절시키는 기둥을 없애 데드스페이스(dead-space)를 줄이자는 거였죠. 다음이 고객이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는 E콘셉트(Emotion) 약국이에요. 이제는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H콘셉트를 선보이게 됐죠."◆요리조리 더해보고 빼보고…10년의 실험 출입구에서 바라본 약국, '약과 사람을 잇는 건강문화플랫폼'이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24.5cm로 픽스됐던 진열장 폭은 30cm로 늘어났다. 고작 5.5cm 차이지만, 변화의 만족도는 천차만별이었다."품목 수가 늘어나다 보니 약장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죠. 약을 어떻게 진열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고민했습니다. 몇 개를 진열했을 때 반응이 좋았고 어디에, 어떻게 진열했을 때 시선을 끌 수 있는지 고민해 보고 직접 시도해 봤습니다."약국의 골든존과 비골든존을 찾는 것부터 시작됐다. 과정은 복잡했지만, 답은 꽤나 명료했다.매출의 상당부분이 발생하는 가정상비약과 응급·상처치료 코너.# 매출이 많이 나오는 품목군을 문 가까이가 아닌 약국 '안쪽'에 진열하는 게 첫번째 포인트다. 복정동서울약국은 15개 세부 코너와 8개 아일랜드 코너 가운데,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가정상비약-응급·상처치료'를 복약대 옆 면으로, 젊은 층의 지명구매가 많은 안약, 인후스프레이 등 '눈·코·목·입' 코너를 복약대 정면에 뒀다.단위면적당 매출액이 높아 대부분의 약국에서 카운터 주변에 놓는 파스는 출입구 옆으로 옮겨 품목을 다양하게 확대했다. 약사 뒤편 공간은 두통, 통증, 염증, 소화 등 빈도가 높은 가정상비약을 배치했으며 목적구매가 뚜렷한 '가족공간, 남성건강, 여성건강, 시니어·어린이건강'은 별도의 공간을 할애했다.매대 옆쪽에는 드링크와 정수기를 놔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위쪽 유휴공간은 휴베이스 브랜드 제품을 진열했다.# 셀프코너를 통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함에도 불구하고 20% 이상의 고객은 약사의 추천에 의해 의약품을 선택하고, 대체로 자주 추천되는 품목은 150~200품목 선에서 설명과 함께 투약이 가능하도록 한 것.또 계산부터 투약, 약을 복용하는 전 과정이 매대 왼쪽 측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동선의 효율성을 높였고, 유휴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정수기 위쪽으로는 휴베이스 PB제품들을 모아뒀다.인터뷰 중 '용각산'을 구입하러 온 남성은 늘상 용각산이 있던 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하지만 이내 '눈·코·목·입' 코너로 발길을 돌렸고, 금세 제품을 찾았다."소비자 입장에서 익숙한 약국이 좋긴 하지만 기대감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단골들은 늘 루틴하게 구입하는 품목을 구입해 가지만, 조금만 진열을 바꿔도 '이런 제품도 있었구나' 하거든요."0# 다수의 약국체인이 '계절상품존', '특가상품존' 등 이벤트 매대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국 전체의 진열을 손대지 않고도 계절상품을 전면 진열하거나, 그때 그때 특가상품을 바꾸는 방식만으로도 약국 전체의 분위기와 진열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골든존으로 꼽히는 매대 정면공간은 계절상품과 추천상품을 배치했으며, 그 뒷쪽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드링크류나 의료기기, 편의용품 등을 배치하고 있다.# 벽면 약장 높이 2.4m, 아일랜드 약장 높이 1. 15m도 휴베이스만의 데이터에서 나온 수치다. 아일랜드 약장을 높이면 매출은 그만큼 증가하겠지만, '그 자리'에서 약사와 소통하고 싶은 소비자들, 매대 안쪽에서도 소비자와 소통하고 싶은 약사의 니즈를 모두 반영한 셈이다."아일랜드 매대의 경우 약사가 바라보고 있는 쪽은 매출이 높고, 반대쪽은 매출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약사가 바라보고 있는 쪽에 계절상품이나 추천상품, 가령 피로회복제, 숙취해소제를 놓고 그 반대편에 드링크나 의료기기, 편의용품 등을 놓는 거죠.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품목은 테이블 타입의 '휴베이스 시그니처'존에 별도 진열함으로써 관심을 집중시켰고, '매일 새로운 아침을 시작한다'는 의미의 AM 알약의자까지 들여놓으면서 대기공간 역시 늘어났다.휴베이스가 초창기부터 고수하고 있는 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약국이 전달하고 싶은 명료한 메시지는 물론 약값이 표기됐다.◆어떡하면 더 좋아질까? 김현익 대표는 '어떡하면 더 좋아질까'라는 고민이 F콘셉트, E콘셉트, H콘셉트라는 변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감으로 하는 약국경영에서 10년의 시간이 누적되고, 700여개 약국의 데이터가 쌓이면서 확신의 경영으로 진화했다는 것.3# "처음에는 맨 땅에 헤딩을 한 셈이었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하지만 인사이트(insight)가 생기게 됐습니다. 디테일에 디테일을 더해가는 작업이 'H콘셉트 2024'를 만든 셈이죠."1# 약국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편안한 분위기를 내는가를 가르는 핵심요소인 조명 역시 트렌드를 반영하되, 약국 공간에 적합한 색상과 온도를 표현했다.어떤 조명을 쓸지, 어느 정도 채도를 할지, 조명이 제품을 직접적으로 쏘는 게 효과적일지 간접적으로 쏘는 게 효과적일지, 간접적으로 쏜다면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쏘는 게 가장 적절하고 제품에 빛 바램 없이 효과적일지 하나하나를 데이터화 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가격태그 역시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읽기 쉽고, 회원 약국에서 적용하기 편하도록 '커뮤니케이티브 디스플레이(communicative-display)'를 고민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김 대표는 그간 10년 간 휴베이스가 '약사가 즐거운 약국'을 슬로건으로 삼았다면, 앞으로는 휴베이스가 '약국과 고객을 잇는 건강문화 플랫폼', '약과 사람을 잇는 건강문화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그간 약국과 약사의 기능적 변화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약국을 찾는 고객과 약사, 구성원인 약사를 연결하는 '건강문화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혼자 하는 약국 가운데도 예쁘고, 훌륭하고, 깔끔한 곳들이 많지만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쌓인 데이터는 보다 쉽게 약국을 할 수 있는 디딤돌이자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약국도 변화하고 진화해야 하고요. 휴베이스가 선택 모델 중 하나가 됐으면 합니다."2024-03-04 16:52:06강혜경 -
100만뷰 피치약사의 SNS 경영기법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SNS에는 관심도 가져본 적 없던 제가 영상에 등장하고, 연기를 하리라 누구도 생각해본 적 없었죠. 아직도 제 영상이 100만뷰를 넘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거든요."최희진 약사. 최근 릴스나 틱톡과 같은 숏폼(1분 이하의 짧은 영상 콘텐츠)이 인기를 끌면서, 숏폼을 선보이는 약사들이 꽤나 많아졌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최희진 약사(52·이화여대 약대)는 시조새 격으로 통한다. 특히 피부 관련 약국 아이템 콘텐츠에서는 포문을 연 인물이기도 하다.자칭 '디지털 문맹'으로 시작해 100만뷰 주인공 '피치약사'가 되기까지의 과정 만큼이나 그는 약사로서 거쳐온 이력도 조금은 독특하다.약국에는 뜻이 없던 그는 약대를 졸업하고 화장품 무역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98년 바이엘 입사를 시작으로 제약업계에 발을 디디게 됐다. 프레지니우스가비, 박스터, 안국약품 등 유수 제약회사에서 마케팅BD와 신규제품개발 등을 맡아온 그는 와이즈메디 연구소장직을 끝으로 23년간의 제약생활을 마무리하고 2019년 개국약사로 두번째 인생을 시작했다.그는 탄탄한 처방이 받쳐주는 약국이 아닌 본인만의 약국을 운영하고 싶었다. 언니를 도와 틈틈이 일하면서도 조제전문약국은 따분하고 재미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에 위치한 스마트약국. 고심 끝에 문을 연 약국이 동대문역사공원역에 인접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약국이었다. 영어와 일본어라는 자산을 가진 그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동대문이 쇼핑 메카로 꼽히는 만큼 내국인과 심야시간대 방문객도 고려해 연중무휴 심야약국도 운영하며 단골들을 쌓아 나갔다.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하루하루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에 외국인 비율이 90%를 차지하던 약국은 그야 말로 휘청이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이대로 있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제품을 만들고, SNS를 공부하기 시작했죠."당시 만든 제품이 '피치힐 비타씨 3000'의 구버전 퓨어비타C 2000mg였다. 직원을 채용하고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서 어깨 너머로 SNS를 배웠다. "이때 까지만 해도 SNS가 어떤 개념인지, SNS라는 세상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계정을 만들고, 관리하는 법부터 글로 배워나갔죠. 그러다 숏폼 형태의 릴스가 유행하면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을 공부하며 떠듬떠듬 익혔던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개씩 올리는 영상도 쉽지만은 않았다는 게 그의 얘기다.'이렇게 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는 SNS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믿었다. 오프라인 약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지만 적어도 온라인 약국은 시·공간 제한 없이 아시아권까지는 통하겠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4만5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피치약사 인스타그램. 100만뷰를 달성한 '단돈 만원, 5천원' 시리즈. 그의 초기 콘텐츠 영상은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면역을 높이는 영양제 등에 대한 소개로 시작된다. 그러다 장안의 화제인 '5천원으로 눈가 주름 퇴치', '단돈 1만원에 꿀피부되기' 영상이 탄생하게 됐다. 피부재생, 보습에 효과가 있는 덱스판테놀을 눈가에 바르면 값비싼 아이크림 없이도 눈가 주름을 예방할 수 있고, 마데카솔분말에 평소 사용하는 에센스를 섞어 바르면 손상피부와 피부염증 등에 가성비 좋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각각 127만뷰, 193만뷰가 나오며 연달아 2개 영상이 '터졌다'."저렴하면서 효과 좋은 약국 판매제품을 소개해 보면 좋겠다는 진심이 통한 걸까요, 알고리즘의 수혜(?)였던 걸까요. 너무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올해 3월 10명으로 시작한 팔로워가 1만을 넘어섰습니다." 현재 그의 팔로워 숫자는 4만5000명이다.엄청난 관심만큼 DM도 쏟아진다. 많을 때는 하루에 100건 이상 DM이 오기도 한다. 짬을 내 일일이 읽어보고 답변하고 소통하고자 노력한 덕에 DM이 인연이 돼 약국을 오거나, SNS를 보던 동네 주민이 약국을 찾는 일도 많아졌다. 여전히 '다이공'이라고 불리는 보따리상들의 활동이 미비한 수준이지만 코로나19라는 위기가 기회가 된 것이다.요즘 최희진 약사는 못내 이뤘던 '제품'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제조 본능인가봐요. 제조를 해오던 사람이다 보니 저와 제 가족이 자신있게 먹고, 바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거든요.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반면교사가 되기도 했죠."'먹고 바르는 비타민'을 콘셉트로 출시한 피치힐 비타씨3000. 최근 출시된 제품이 피치힐 비타씨 3000이다. 경구용 고함량 비타민C를 콘셉트로 하는 타 제품과 달리, 피치힐 비타씨 3000은 먹는 것은 물론 피부에 바를 수 있는 미세한 세립 제품이다.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 6개월 이상 고민하고, 이것저것 조합한 끝에 아연을 함께 넣게 됐다."메가도즈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이 여전히 나뉘지만, 저는 의료비를 줄일 수 있는 단 하나의 제품을 꼽자면 단연코 비타민C라고 생각합니다. 수용성 비타민인 데다, 피부로 흡수도 되니 값비싼 비타민C세럼을 따로 쓰지 않아도 그야말로 갓성비템인거죠." 곧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오메가3도 출시할 예정이다.최 약사는 '염증, 뷰티, 다이어트 전문약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평소 관심있는 갱년기와 성인병 등에 니즈가 높은 뷰티, 다이어트를 합쳐 함께 예뻐지고, 건강해 질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챌린지도 총 6차례에 걸쳐 운영했으며, 내달 7기를 모집할 예정이다. 또 아줌마 인친(인스타친구)들이 모여 SNS로 성장해 나가는 성장기를 집필하고 있다."약사로서 조금 더 건강해지고, 예뻐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앞으로의 제 임무인 것 같아요. 신체나이 10살 줄이기요. 감사일기에 매일 쓰는 제 목표는 2028년 1억 기부, 2038년 10억 기부인데, 이 시기가 앞당겨 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이라도 SNS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되시는 약사님이 계신다면 지금 당장 도전해 보세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2023-11-24 12:06:40강혜경 -
"분양 전인데 한층에 약국 3곳"…둔촌주공 상가 주목[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단지 내 상가? 도시 내 상가! 1만2032세대 독립 도시를 선점하라'1만2000여세대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를 앞두고 단지 내 메인 상가 분양이 시작되면서 병·의원, 약국 자리 선점을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서울 강동구 둔촌 1동에 들어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기존 둔촌주공을 재건축 해 탄생하는 85개동 1만2032세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내년 입주가 예상되고 있었지만 공사 지연으로 인해 입주가 내후년인 2025년으로 밀린 상황. 아파트 공사 지연에도 불구하고 단지 내 메인 상가는 11월을 기점으로 분양 사업을 시작했다.이 상가는 분양 전부터 5호선, 9호선 더블역세권에 위치한데다 1만2032세대의 신규 단지와 주변 지역 1만5000여 세대를 포함해 2만7000여 세대의 배후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1만5000여 세대를 배후로…상가 내 점포 수만 477개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내 상가는 4곳 이상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가장 관심을 받는건 단연 메인 상가이다.메인 상가의 경우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 개시와 동시에 인근 부동산으로 상가 청약, 분양 관련 문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메인 상가가 관심을 받는 건 새로 들어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기본적으로 세대수가 국내 최대 규모인 데다, 5호선 둔촌동역, 9호선 둔촌오륜역 더블 역세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특히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직통 상가라는 점에서 아파트 입주민들 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주변 지역 유동인구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 메인 상가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기도 했다.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단지 내 상가 중 처음으로 메인 상가가 대대적인 분양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 등은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포레온 스테이션5’ 상가를 11월부터 분양한다며 홍보에 돌입했다.조합에 따르면 이 상가는 지하 3층에서 지상 4층, 연면적 6만1814㎡(1만8699평), 점포 수 477실 규모다. 이 상가는 엘리베이터 10기, 에스컬레이터 6개소가 설치되며 동선을 아파트에서 상가를 통해 지하철로 이어지도록 구성돼 있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말이다. 이 상가의 경우 현재 층별, 전용면적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용 평단가는 4949만원에서 1억3000여만원까지, 호실별 분양가는 4억대에서 20억대까지 책정돼 있다.메인 상가 분양 관계자는 “국내 최대 1만2032세대의 단지와 주변 지역 1만5000여 세대를 포함해 2만7000여 세대의 배후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을 넘어 전국에서 최대 규모 단지 내 상가라고 할 수 있다”며 “서울에서는 쉽지 않은 규모이다 보니 상가 분양 전부터 관심이 높았다. 분양이 개시되면서부터 투자자들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분양 개시 전 이미 1개 층에 약국 3곳 입점 확정”올림픽파크 포레온 메인 상가의 경우 분양 개시 전부터 병·의원, 약국 입점을 위한 눈치 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역대급 배후세대를 보유한 상가라는 점에서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부터 메인 상가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특히 메디칼 층 조성에 따른 병의원, 약국 자리 입점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상가 분양을 시작하기 전 이미 일부 병·의원, 약국은 입점을 확정지은 상태다. 데일리팜 확인 결과 이 건물 3층에는 이미 피부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내과를 비롯해 소아과 2곳, 치과 3곳, 약국 3곳이 입점을 확정지었다.하지만 이 상가 분양 관계자들은 추후 병·의원, 약국 입점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현재 분양을 진행 중에 있다. 서울, 수도권역에서 대규모 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송파 헬리오시티가 9000여 세대임에도 이 아파트 메인 상가에 약국만 13곳이 입점됐던 점을 감안하면 추가 입점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포레온 스테이션5 분양 관계자는 “이 상가의 경우 조합원 물량과 일반 분양 매물이 있다”면서 “분양 전 이미 병의원, 약국 입점을 확정 지은 물건의 경우 조합원 물량으로 빠져있던 것을 매입해 미리 선점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메인 상가만 해도 한층당 약국이 3~4곳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여기는 세대 수가 헬리오시티보다 많지 않냐”면서 “현재 분양사에서는 이 상가도 병의원 각 진료과들은 물론이고 한층당 약국이 4곳 이상은 입점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2023-11-10 15:03:31김지은 -
상가 1곳에 약국 8곳 입점...반포 원베일리 가보니[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반포 대장주'로 꼽히는 원베일리 입주가 진행되면서 상가 내 약국 입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원베일리는 반포경남아파트와 신반포아파트3차·23차, 반포우정에쉐르, 경남상가를 총 2990세대 대단지로 재건축 한 아파트로, 8월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이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초구 반포 원베일리 상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상가 역시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1층에는 편의점과 복수의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즐비해 있었으며, 세탁소와 반찬가게, 학원 등 일부 점포도 영업을 시작했다.기자가 찾은 현장에서는 약국 인테리어 공사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약국 인테리어가 진행되거나, 약국 입점이 적힌 상가들이 눈에 띈다. 추석 이후 영업을 시작한 약국도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3일 기준 4개 약국이 개설허가를 마쳤으며, 이 가운데 약국 한 곳은 영업을 개시했다. 이 약국 약사는 "추석 연휴 이후 영업을 시작했다"며 "아직 상가가 비어있기는 하지만 같은 층 내에 학원들이 문을 열어 약국도 서둘러 운영을 개시했다"고 말했다.이곳 이외에도 인테리어를 마쳤거나 진행 중인 호실, '약국 입점'이 적힌 호실들이 눈에 띄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원베일리 약국 상권이 제2의 헬리오시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원베일리도 헬리오시티와 같이 독점 호실이나 업종 개수제한 등이 없어 무한경쟁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원베일리 상가 안내도. 현재 입점이 확정된 약국은 총 8곳이다. 원베일리 중심 상가 부동산에 따르면 1층에 1개, 2층 1개, 3층 2개, 4층 3개, 5층 1개 등 8곳의 입점이 확정됐다.2층은 가정의학과와 피부과, 유방외과가 3층은 이비인후과와 내과 검진센터가, 4층은 피부과, 정신과, 치과, 정형외과·산부인과가, 5층은 피부과, 통증마취과, 피부과, 정형외과가 입점할 예정이다.영업을 시작한 약국과 달리 의원의 경우 인테리어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전히 대부분의 상가가 입주를 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의원 1~2곳당 약국 1곳씩 인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올해 초부터 임차 문의가 빗발쳤고, 현재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의원 옆 자리는 사실상 계약이 모두 완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독점 호실이나 업종 개수 제한 등이 없다 보니 층에 따라서는 3개까지도 약국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다만 약국이 8곳 이상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원베일리는 조합원 호실과 일반분양 호실로 나뉘는데, 조합원 호실에서 약국으로 임차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는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8곳 이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분양가와 임차료 역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계약이 완료된 자리 외에 약국이 들어갈 만한 자리를 보면 유동인구가 많은 1층의 경우 42.9㎡(13평) 기준 분양가는 29억원이며, 2층의 경우 동일 면적 기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 정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계약이 이뤄진 약국자리의 경우 이 이상의 월세 계약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예상이다.하지만 약국이 많다 보니 리스크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병원 간 업종도 겹치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다 보니 계약해지 이슈도 나오고 있다"며 "확인되지는 않지만 의원·약국 입점 취소 소문도 무성하다"고 말했다. 독점권이 인정되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19년 입주를 시작했던 헬리오시티의 경우에도 층마다 2~3개, 많게는 4개까지도 약국이 개설되며 13개 약국이 출혈경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3~4년 만에 4곳이 폐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운영 중인 약국은 9곳이다.지역을 잘 아는 관계자는 "층마다 2, 3곳씩 과밀하게 밀집된 데다가 임대료 등도 높게 책정돼 있다 보니 4곳 가량이 폐업을 했다. 약국끼리 마주보고 위치해 있다 보니 반목이 빚어지기도 했었다"며 "현재 운영 중인 약국 가운데도 수익 악화 등으로 고심하고 있는 곳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하지만 헬리오시티와 달리 원베일리의 경우 인근 구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등 배후세대가 8300세대에 이르고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등 인근상가와 연계성이 큰 스트리트형 상가로 유동인구와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 쯤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2023-10-13 17:41:20강혜경 -
'열'달동안 '무'럭무럭…세상의 열무를 응원하는 약국# #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열 달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서 만나자."소중한 생명을 품은 엄마가 뱃속 아이에게 속삭이듯 이 약국에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고귀한 아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적혀있다.정약용 선생의 호를 따 지어진 다산신도시에 위치한 열무약국은 설과 추석 당일을 제외한 363일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따뜻하고 기분 좋은 약국이다. 이 약국은 '열 달 동안 무럭무럭'이라는 이름처럼 임신을 준비하거나 임신 중인 예비 맘과 마침내 아이를 품에 안은 엄마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열무약국 이서진 약사.# 다소 까다롭고 예민할 수 있는 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다음에 또 가고 싶은 약국은 처음', '앞으로 약국은 여기만 가야겠어요'라는 방문자 리뷰처럼 누구든 한 번 오면 다시 올 수밖에 없는 약국이다.결혼을 하지도, 출산을 해본 적도 없는 약국장이지만 이토록 간증에 가까운 리뷰가 쏟아지는 데는 이서진 약사(31·차의과학대 약대)의 공감능력이 크게 작용했다.어떠한 경우에도 그의 복약지도는 '하루 3번, 식후 30분에 복용하세요'라고 시작하는 법이 없다. "에고, 많이 불편하셨겠는데요?", "그래도 지난 번 보다는 많이 나아지셨어요. 조금 더 같이 노력해 봐요"라는 따뜻한 말은 불편했던 몸과 마음을 녹이는 데 충분하다. 그래서 인지 개국 3개월차 약국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고객들과의 찰떡 케미를 자랑한다.늘 웃는 얼굴로 환자를 대하고, 공감하며 따뜻한 말을 건네다 보니 신규약국임에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 첫 개국에 부인과와 소아과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었지만, 꽤나 오랫동안 약사와 필라테스 강사로 투잡을 뛰었던 그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이서진 약사는 소문난 운동 러버다. 학창 시절 피겨를 했고, 서핑과 스노우보드 같은 계절운동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약대 재학 중에도 스포츠 동아리에서 함께 운동해 왔다. 하지만 약사가 되고 늘상 같은 일상이 반복되면서 매너리즘에 접어들었다."당시 지쳐있던 저에게 필라테스는 굉장히 큰 위안이자 모멘텀이 됐어요. 밝고 긍정적인 분들 사이에서 필라테스를 배우고, 몸을 움직이다 보니 제 안에 있던 운동 세포들이 깨어나는 것 같았고, 결국 자격증까지 따 제가 수강생으로 있던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서 레슨도 하게 됐죠."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한 이서진 약사.#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필라테스 강사로 이중 생활을 하며 그는 임산부와 소아를 전문으로 하는 필라테스 스튜디오 개설에 대한 꿈을 꿨다. 그러던 중 현재 약국 자리를 만나게 돼 덜썩 계약을 하게 됐다. 신도시 약국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었지만 임산부·소아 전문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꿈꾸는 그에게 이 자리는 운명처럼 느껴졌다.이름도 신중히 골랐다. "부인과 약국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쭉 서칭해 봤는데 보통 튼튼약국, 건강약국 이런 이름들이 많더라고요. 좀 유니크하면서 엄마들이 공감할 만한 이름을 찾아보자 해서 열무약국으로 정했죠."최근 '열무'나 '딱풀이'같은 태명이 산모들 사이에서 다빈도로 사용되는 태명이다 보니, 환자들 가운데는 "우리 아기도 열무"라며 반가움을 표현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열무'약국 콘셉트에 맞게 애플민트색으로 정돈된 약국.# 직접 그린 열무 캐릭터를 복약지도 스티커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열무약국의 트레이드마크인 열무인형이 환자들을 맞아준다.# 열무약국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이 약국은 간판부터 커텐, 전등, 대기의자, 키보드 하나까지 모두 연두색 빛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애플민트색으로 '깔 맞춤' 돼 있다. 약국 트레이드 마크인 열무인형도 크기 별로 3개가 자리잡고 있다.손재주가 좋은 이 약사는 약국 설계부터 소품, POP제작까지 손수 도맡아한다. 직접 그린 열무 캐릭터로 스티커를 만들어 투약병 등에 붙여 드리기도 하고, 환자들이 스스로 약을 비교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POP 작업에도 정성을 들인다.약국에서 가장 공을 들인 공간이 바로 임신준비존(zone)이다. 임신 전부터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엽산과 아연 등 영양소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비교하고 고를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최근에는 난임이나 유산이 늘어나면서 건강한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들이 늘면서 임신준비존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한다는 설명이다.1# 열무약국의 베스트존인 임신준비존.# "임신 중 복용해야 하는 오메가3만 하더라도 정말 다양한 제품이 나오잖아요.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부터 대형마트, 약국 등 오메가3를 살 수 있는 곳은 많은데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하나 막막해 하시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임신 중 오메가3를 복용하는 경우라면 DHA 비율이 높은 오메가3를 권해드리고 있는데, 이렇게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개개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드리는 게 약국의 역할이죠."0# 또 열 달 동안 아이가 커짐과 동시에 소화와 허리에 불편과 부담을 느끼는 임신부들을 위해 그는 간단한 스트레칭과 운동법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앞으로는 임신 초기·중기·후기 맞춤영양제 코너와 출산 및 유산 후 몸 관리, 멘탈 관리에 대한 상담도 기획하고 있다.약국 밖에는 ▲참지마세요! 임신기간 복용 가능한 약 ▲상담하세요! 어떤 아이를 만나고 싶나요? ▲상담하세요! 우리아이 상담하세요! ▲상담하세요! 우리어른 상담하세요 ▲배워보아요! 필라테스 강사 출신&스포츠약학회 소속 스트레칭 및 영양요법 물어보세요!가 적혀 있다."대부분 엄마들이 아이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임신 중에도, 수유 중에도 약을 안 먹고 참는데 안타깝죠. 임신 중에도 수유 중에도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약사와 상담하고 알맞게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죠.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걸 상기시켜 드리고 싶어요."약국을 찾는 열무와 열무맘의 건강을 챙기듯, 이 약사는 스스로의 건강도 운동을 통해 챙기고 있다. 요즘 한창 빠진 종목은 클라이밍이다. "클라이밍은 매번 문제가 바뀌다 보니 매일 다른 문제를 풀어 나갈 때마다 성취감을 느껴요. 하루의 탈출구이자 1시간의 행복이죠."2# 여전히 그의 꿈은 약국과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아우르는 공간인 '필약테스'를 만드는 데 있다. 운동처방과 생활위주로 환자들의 건강을 살피는 필약테스를 약국과 별개로 운영해 보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아직까지 3개월 차 신규 약국이다 보니 여력이 없지만, 언젠가 임산부와 소아를 전문으로 하는 필약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전문 과정에 대한 워크숍을 들으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약사인 친동생과 함께 일하면서 꿈을 이뤄나갔으면 좋겠습니다."3#2023-09-27 11:59:36강혜경 -
예약환자 1명당 상담 30분...맞춤영양 특화한 이곳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약국의 외관과 입구 모습. 입구에선 맞춤 상담 약국을 안내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입구부터 남다르다. 언뜻 봐서는 아파트 상가 내 여느 약국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출입문 앞에 서면 특별함을 확인할 수 있다.퍼스널케어약국. 약국 이름에서 알 수 있는 정체성 뿐만 아니라, 맞춤 영양 상담에 특화된 약국이라는 안내 문구와 영상을 입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엄지의제왕’ 등 방송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익숙한 얼굴인 김정현 약사(46·이대약대)는 지난 7월 서울 강남구에 예약제로 운영되는 상담 전문 약국을 오픈했다.개인 맞춤 영양상담에 집중한다는 콘셉트로 병의원 처방조제 없이 오로지 매약으로만 운영되는 약국이다.김 약사는 20년차 베테랑 약국장이면서, 동시에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과 활발히 소통해 온 약사다. 2000년대 초반 CJ홈쇼핑 쇼호스트로 시작해 다양한 방송 활동을 해왔으며, 약사 대상 학술교육과 공생균연구소를 운영하기도 했다.김정현 약사. 많은 경험이 차곡차곡 누적된 지난 시간들이 좋은 자양분이 됐을까. 단, 1명 만을 위한 맞춤 상담이라는 특별한 약국이 탄생할 수 있었다.김 약사는 “CJ홈쇼핑에서 쇼호스트로 일을 했고, MD로도 일을 했었다. 그 이후로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에서 건강컨설턴트로 일했고, 그때부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고 했다.이어 김 약사는 “2003년 서울 옥수동에서 소아과 인근 약국을 처음으로 운영했고, 강남으로 약국을 옮기면서 다이어트 클리닉과 피부과, 성형외과 인근에서 약국을 약 10년 이상 운영했다. 당시 미용에 특화된 복약상담과 약국 판매 기법으로 약사 대상 강의도 했었다”고 말했다.지난 2019년에는 장내 미생물 관련 식단과 체중감량을 주제로 한 ‘마음껏 먹어도 날씬한 사람들의 비밀’을 출간했고, 지난 2021년에는 중소기업청 초기창업 패키지를 통해 ‘엠큐랩’이라는 회사를 창업해 유산균 제품을 생산하기도 했다.서로 관련 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식품과 영양에 대한 김 약사의 애정이 다양한 발자취를 설명할 수 있는 공통 키워드다.김 약사는 “스스로도 영양제를 많이 섭취한다. 내가 좋아하니까 직접 먹어보고, 공부하면서 사람들에게도 자신있게 얘기해줄 수 있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약국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힘에 부치고 한계가 있다보니 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을 만들라는 제안도 많이 받아왔다”고 했다.맞춤 상담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다면 특별한 약국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퍼스널케어약국’을 시작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주민들도 서서히 익숙해지며 약국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약 8평 규모의 약국은 상담 공간이 대부분이고, 그 흔한 약장도 찾아볼 수 없다. 약은 창고로 사용하는 일부 공간에 두고 있어 약사와 환자는 오로지 상담에만 집중하도록 공간을 구성했다.환자와 상담을 하는 공간. 재고약은 창고로 쓰는 공간에만 있어 오로지 상담에만 집중하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김 약사는 “약국 개설을 준비하는 동안 주민들이 많이 물어보긴 했다. 그럴 때마다 개인 맞춤 영양상담을 하는 약국이라고 계속 안내를 했더니 최근엔 다들 알고 있다”면서 “개인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영양제를 구성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환자가 필요한 성분에 대해 충분히 상담을 나누고 제품 구성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제품을 꼭 많이 구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찾아주는 역할이다. 그래서 상담이 끝나면 고맙게도 먼저 상담료를 내야 하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 물론 마음은 감사하지만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현재는 전화로만 상담예약을 받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추천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김 약사는 “상담 예약은 전화로만 받고 있고, 추천으로 방문해주는 분들이 많다. 모 게임회사 대표도 얼마 전 찾아와 상담을 받고 만족스러워했는데 얼마 뒤 다른 사람이 추천을 받았다며 찾아왔었다”고 설명했다.퍼스널케어약국은 정부가 운영하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AI 추천 알고리즘과 약사의 상담을 더해 최적의 영양제를 권하는 방식이다. 소분 건기식은 제조사에서 소비자에게 바로 발송되고, 필요 시 약사 추천 제품을 추가 구매하게 된다.환자의 체감 건강상태부터 복용약이나 건강검진기록 등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기본 30분 이상의 상담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환자 수가 많지는 않다.김 약사는 “각 환자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환자가 필요한 성분에 대해 충분히 상담을 나누고 제품 구성을 추천해주고 있다. 건강 프로그램, 다이어트 상담, 시술 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다만, 약국에 재고로 가지고 있는 약의 종류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유명 제품을 지명구매 하는 것은 어렵다.김 약사는 “내가 엄선해서 취급하는 제품들을 추천해주고 있다. 그동안의 약국 운영 경험을 살려 시중에 나온 제품들 중 좋은 제품들을 엄선했다. 만약 꼭 같이 먹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주문을 해서 재방문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있다”고 했다.김 약사는 맞춤 상담에 관심이 있는 약사들과 함께 체인약국으로 확대해가는 꿈도 꾸고 있다. 아직은 낯선 운영 형태지만 더 확대해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김 약사는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약사들이 많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동일한 운영 방식의 체인약국으로도 확대해나가고 싶다”면서 “권리금 부담도 적고, 공간이 아주 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 물론 내게도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었지만, 이런 약국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끝으로 김 약사는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며 요즘 느끼는 것은 내가 했던 정말 다양한 일들 중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 시간들이 자양분이 됐다”고 강조했다.2023-09-15 17:19:48정흥준 -
남편은 약사, 부인은 한약사...한지붕 약국+한약국약국과 한약국이 '약국은 허준 한약국 더채움'이라는 이름으로 한지붕 아래 새롭게 문을 열었다.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한 지붕 아래 나란히 위치한 약국과 한약국,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다.정윤석 약사(49·계명대 약대)와 김현주 한약사(45·원광대 한약학과) 부부가 한 지붕 아래 '약국은 허준 한약국 더채움'을 오픈했다. 7월 10일 문을 연 따끈따끈한 약국이다.정윤석 약사(왼쪽), 김현주 한약사 부부. 연구원으로 만나 늦깎이 약사와 한약사가 된 부부의 꿈이 마침내 완성된 것이다. 그동안은 정윤석 약사 약국에서 아내인 김현주 한약사가 한약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거나,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각자 약국·한약국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각각의 사업자로 한 지붕 아래에서 따로, 또 같이 운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최근에 약국+카페 형태의 숍인숍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 저희는 약국+한약국으로 서로가 서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는 거죠."정윤석 약사. 사실 이 같은 결단을 내리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들이 있었다. 재건축 이슈로 쫓겨나야만 했던 정 약사는 열심히 발품을 팔아 약국자리를 구하러 다녔다.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많지는 않아도 고정적인 처방이 나오는 10평대 약국을 양수도 할 것이냐, 처방은 없지만 비교적 큰 규모의 권리금 없는 자리에서 새롭게 약국을 시작할 것이냐. 부부는 후자를 선택했다."처방을 받는 약국은 누구나 다 하는 형태의 약국이잖아요. 저희는 처방을 포기하고 상담형 약국으로 가고자 한 거죠. 기존 약국과 도보로 2~3분 거리에 있다 보니 단골들은 '의원 하나 없이 어떻게 약국을 하려고 하냐'며 애정어린 걱정을 해주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저희 약국을 찾아주십니다."공간이 넓어진 만큼 부부의 반경 역시 넓어졌다. 49.5㎡(15평)대에서 165㎡(50평)대로 3배 이상 넓어지다 보니 약국과 한약국의 물리적 공간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됐고 약국은 드럭스토어 형태로, 한약국은 한옥카페 형태로 각기 다른 콘셉트를 줬다.새롭게 오픈하면서 첫 오픈매대를 선보인 허준약국. 상대적으로 약이 많은 약국이 전체 공간의 70%를, 한약국이 30%로 나눴다. 소비자들이 직접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오픈형 매대를 처음 도입했으며, 대기의자 역시 한옥카페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왔다. 한약국은 손수 다녀본 한옥카페를 녹여내 아늑하고 편안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허준약국의 대기공간은 한옥카페 등을 착안해 와 보통의 약국과는 다른 형태를 고 있다. "여러 군데 인테리어 업체와 미팅해 보고 저희의 콘셉트를 설명 드렸더니 모두들 흥미로워하셨어요. 정형화된 약국이 아닌,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약국을 하고 싶어 카페 인테리어 등을 주로 했던 업체를 최종적으로 고르게 됐고, 겉모습은 통일감 있지만 안은 전혀 다른 느낌의 약국과 한약국이 완성됐습니다."정윤석 약사는 처음으로 상담공간을 갖게 됐다. 정윤석 약사의 상담실도 생겼다. 매대 앞에서는 간단한 상담을, 건강 전반에 대한 상담은 상담실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크기가 있다 보니 '혹시 가격으로 승부 보는 약국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희는 없는 제품도 많이 있습니다. 가격으로 경쟁하는 약국이 아닌 소통하는 약국, 상담하는 약국이 저희의 기본 방침이기 때문에 여기에 주력할 계획입니다."한옥카페를 표방해 편안함과 아늑함을 강조한 더채움한약국. 한약국은 다이어트나 몸을 보하는 보약 등을 중점으로, 개개인의 체질과 생활습관 개선 등을 기반으로 한 상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명당 30분씩 사전예약을 통해 상담과 처방이 이뤄지고, 4대의 약탕기가 약을 달이고 있다.한지붕 약국, 한약국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도 적지 않다. 한약국이 생소하다 보니 '한의원이냐'고 묻는 분들도 왕왕 있다. "약국과 한약국, 약사와 한약사가 존재한다는 걸 알리고 각각의 역할에도 차이가 있다는 걸 명확히 알리고 싶어요. 저희는 각각의 공간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소비자는 니즈에 따라 약국과 한약국을 찾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양한방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거죠."정윤석 약사와 김현주 한약사 부부의 꿈은 '건강에 관한 궁금증이 있을 때 언제든 떠올릴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병의원이 불편한 증세로 인해 찾아가는 곳이라면, 약국과 한약국에서는 건강에 관련한 모든 상담이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한방적 관점에서 접근이 이뤄지다 보니 얻어지는 이점도 있다.처방을 포기했지만 인근에서 흘러오는 처방전도 조금씩 늘고 있다. "오히려 지금 마음이 무척 편합니다. 전에는 처방전 개수에서 보람을 찾았다면 지금은 소비자를 만나고, 얘기를 나누는 데서 보람을 찾고 있습니다. 이전 약국이 마치 '병원(이 주인인) 약국'인 느낌이었다면, 이번 약국은 바야흐로 제 약국인 것 같아 즐겁습니다." 부부의 목표는 앞으로 10년 간 이곳에서 쭉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그동안 워낙 많이 옮겨 다녔다 보니 이제는 10년 이렇게 한 곳에서 지역 주민분들과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새로운 형태의 약국에 지역분들이 신기해 하는 것처럼 저도 좀 흥미진진해요. 1년 뒤에는 어떨지, 3년 뒤에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1플러스 1은 2가 아닌 3이라는 걸 실현해 보이고 싶습니다."2023-07-25 11:52:36강혜경 -
인테리어 바꾸고 동물약 집중...2년만에 매출 껑충[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내부에 박스째 쌓여있는 약들, 어두운 조명과 출입문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 시트지까지.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여느 시장 약국과 다르지 않았다.지난 2021년 양수 계약을 할 때만 해도 젊은 약사들이 왜 힘든 약국을 인수하냐며 주변에선 만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30대 두 약사는 약국을 전면 리모델링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우려를 불식하고 처방과 매약 매출이 급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경기 평택 365녹십자약국은 김은택(33·아주대), 오재용(33·아주대) 약사의 젊은 패기와 아이디어가 곳곳에 녹아있는 약국이다.김은택 약사(왼)와 오재용 약사. 오재용 약사는 “대학 동기다. 학교 다닐 때도 동아리 회장, 부회장을 맡으며 돈독한 사이였다. 당시에도 호흡이 잘 맞았던 터라 약국 동업도 시너지를 기대했고, 졸업 후 따로 약국을 하다가 함께 하게 됐다”면서 “자정까지 운영하는 365 약국이라 같이 하면 부담도 줄어들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처방 위주 약국을 운영하며 성장에 한계를 느꼈던 김은택 약사에게도 지금의 약국은 매력적이었다. 매약 비중이 높아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성장 잠재력이 있겠다는 판단이었다.오 약사는 “시장 앞 오래된 약국이었고 약 40평 중 절반은 창고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약국에 와서 보자마자 제대로 관리가 된다면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옆 건물 지하창고를 임대해 일반약들을 전부 옮겼다. 창고처럼 쓰던 약국 공간을 넓혀 확 트인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추가 비용이 들어갔지만 약국과 환자들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고 했다.전면 리모델링을 하고, 인근 지하실을 임대해 창고로 사용되던 약국 공간을 없앴다. LED를 대량 설치해 어두웠던 실내 조명을 바꾸고 매대 간격 등 여유있는 공간 배치를 했다. 약국 변화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바닥과 천장을 제외하고는 인테리어를 새롭게 했고, 리모델링 비용만 약 8000만원이 들어갔다.오 약사는 “기존에는 의약품 진열이 깔끔히 정리되지 않았고, 유명 품목들은 취급하지 않았었다. 젊은 환자층을 수용하려면 유명품들도 갖춰 놔야 한다고 생각했고 진열도 깔끔하게 구분을 둬 정리했다”고 말했다.또 내부에 어두웠던 조명을 LED로 전부 교체하고, 유리문에 잔뜩 붙어 채광을 막던 광고 시트지를 제거해 외부에서 약국 안이 들여다보이도록 했다.김은택 약사는 “기존에도 365 운영 중이었는데 약국명은 녹십자약국이었다. 365일 문을 여는 곳이라는 걸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이름을 365녹십자약국으로 바꾸면서 간판도 교체했다”고 말했다.구획을 깔끔하게 나눠 기존 정리되지 않았던 진열 방식을 개선했다. 공간이 달라지니 환자들 발길은 자연스럽게 늘었다. 또 살갑게 인사를 건네며 먼저 다가가는 젊은 약사들에게 서서히 마음이 열렸고, 같은 건물에 위치한 내과 처방 흡수율이 20~30%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오 약사는 “약국이 바뀌고 오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하는 환자들이 정말 많았다. 결과적으로 흘려보내던 환자들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시장조사 해보니 동물약 수요 포착...특화 전략 먹혔다 인근에 동물병원이 다수 자리잡고 있었는데 두 약사는 약국 계약을 하며 이를 놓치지 않았다. 동물약을 특화하기로 하고 제품 종류를 서서히 늘려 현재는 100개가 넘는 품목을 구비했다.동물약에 4개 진열장을 사용중이다. 몸무게별 제품까지 구분하면 170여개 제품이 넘는다. 출입구 옆 4개의 진열장에는 강아지 심장병약부터 소독약, 위장약, 영양제, 소염진통제, 구충제, 피부연고, 귓병약, 약용삼푸, 물고기약, 간식까지 다양한 품목이 자리잡고 있었다.김 약사는 “체중별 제품까지 구분하면 177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전체 매약 매출 중 동물약이 10~15%를 차지한다. 매약 약국이기 때문에 10~15%가 적지 않은 매출”이라며 “반려 뿐만 아니라 축산까지 영역을 서서히 넓히려고 한다. 지역 수요가 있어 닭 의약품부터 취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특히 동물약 소분조제를 예약제로 운영하면서 약국을 찾아오는 동물약 소비층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완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조제 서비스까지 특화했다. 김 약사는 “완제품으로 상담 판매하는 게 아니라 소분 조제를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예약제로 받고 있다. 네이버폼으로 예약을 받아 우선 동물병원을 가야 하는지 약국에서 조제약으로 가능한지 답변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약사는 “조제를 원하는 건 강아지 만성질환약이 많고, 길고양이 보호자들도 꽤 있다. 비용부담이 있어 알아보다가 약국을 찾는 경우들이 많다. 특히 새끼 고양이들은 용량 조절이 필요해 조제를 원하는 보호자들이 많다”고 했다.이어 “동물약을 취급하는 약국은 많은데, 상담하고 조제하는 약국은 많지 않다 보니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동물약 종류가 많아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공부도 게을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약국 홍보 위해 다양한 시도...맞춤 소분건기식에도 관심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약국 홍보 방법을 활용했다. 두 약사는 공공심야약국의 홍보 효과 연구를 약사학술제에 발표할 정도로 약국의 접근성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김 약사는 “다양한 홍보를 하고 있는데 블로그 노출이 가장 효과가 있다. 그 다음으로는 네이버 파워링크와 네이버 지도 광고 등록, 당근마켓과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 영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다양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데, 특히 블로그가 활성화돼 심야운영과 동물약 판매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녹십자약국이 다양한 동물약을 취급하는 것도, 자정까지 운영을 한다는 것도 온라인 홍보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들이 많았다.오 약사는 “약국 운영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매출이 올랐다. 조제 매출은 20~30% 가량 올랐고, 매약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매약 단골 손님이 늘어나니까 자연스럽게 처방 매출도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이어 오 약사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에도 관심이 많아 앞으로 약사로서 맞춤 건기식에서도 역할을 하고 싶다. 더욱 환자 맞춤형 약국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김 약사도 “평택이 고향이라 애향심이 있다. 지역 랜드마크 약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모 병원 아래 약국으로 얘기되기 보다는 약국을 중심으로 기억되는 곳이 되고 싶다. 또 SNS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확대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2023-07-14 17:31:26정흥준 -
필라테스 스튜디오처럼...뜨겁고 찬란한 '약국 여름'#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여름약국.#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연천이라고 하면 최전방 군부대를 먼저 떠올리기 일쑤죠. 다시는 개국을 안 할 거라던 제가 이 곳에서 뜨겁고 찬란한 여름을 보내고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죠."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여름약국은 흔히 떠올리는 연천과는 조금 다른 약국이다. 근래에 연천에도 창고를 개조한 형태의 힙한 느낌의 카페가 하나 둘 생겨나고는 있지만 약국으로서 이런 시도는 처음이었다."어르신들은 고전적인 약국을 선호하지 그런 약국은 안 좋아해"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가 원하는 이름과 그가 원하는 인·익스테리어를 고수한 그의 6개월 개국 만족도는 매우 높다.약장을 낮춰 개방감을 높였으며 다양한 의약품과 건기식, 동물약품 등을 구비해 대기시간 동안 약국을 둘러볼 수 있다.# 힙함에 익숙한 군인들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역시 여름약국을 찾아 온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딸처럼, 손녀처럼 살갑게 얘기를 건네주고, 짐도 맡아주는 여름약국의 단골을 자처한다.여름약국 김혜인 약사.# 여름약국은 김혜인 약사(42·이화여대 약대)의 두번째 약국이다. 첫 번째 약국을 정리할 당시만 해도 그는 '또 다시 개국은 없다'며 마음을 굳혔었다."첫 개국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신규 클리닉 빌딩에 내과가 이전하는 자리였는데, 기존 내과와 약국이 함께 옮겨오는 구조였고 제가 신규로 들어가는 형태다 보니 시작부터 쉽지 않았어요. 엘리베이터 양쪽으로 약국이 있는 구조다 보니 환자 한 명 한 명이 늘 아쉬웠죠."오픈과 동시에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병원이 하나 둘 들어오고, 근무약사와 직원과 호흡이 맞아지면서 매출이 상승곡선으로 전환됐고 3년 만에 안정화된 약국으로 양수·도를 할 수 있었다.약국 대신 그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흠뻑 빠져있던 필라테스였다. '기왕 운동하는 거, 이걸 업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오픈할 구상이었다. 그러던 중 지금의 자리를 소개받고 '어쩌다 개국'을 하게 됐다. "지인 분께 소개를 했는데 그 분이 고사를 하시면서 다시 약국을 해보자 하게 됐죠. 사실 저도 이 때 연천이라는 곳을 처음 와봤습니다."직접 와 본 연천은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동네도 마음에 들고, 유동인구도 많았을 뿐더러 성격 좋은 원장님과 나쁘지 않은 조건에 덜컥 두번째 약국을 계약하게 됐다. "연천까지 운전해 오는 길에 보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탄강지질공원, 임진강 주상절리같은 명소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더라고요. 어릴 적 꿈이 고고학자였던 제게는 이곳이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어요."대신 두번째 약국은 '내 마음에 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약국은 자고로 누가봐도 약국이어야 하고, 약국 이름은 평범해야 한다"는 조언에 그저 그런 평범한 약국이 3년 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김 약사는 환자 한 명 한 명에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 "필라테스 스튜디오처럼 들어가는 순간 힐링되고 릴렉스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약국도 어딘가 불편해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과연 약국이라는 공간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생각하게 됐죠. 그러다 건축디자인을 하는 HMD 한주환 선생님과 약창고 같은 약국이 아닌 공간이 치유가 되게 하는 약국을 기획하게 됐습니다."약국 이름 역시 그가 좋아하는 여름에서 따왔다. 여름의 터질 듯한 생명력과 건강한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름은 일년 중 3개월에 불과한데'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약국이 열었다는 뜻의 '약국여름(열음)'과 중의적인 뜻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만큼 이번 만큼은 여름약국을 고수했다.초록색을 포인트로 나무색과 흰색을 적절히 사용해 편안한 느낌을 극대화했다.# 0# 약국은 전반적으로 흰색과 나무색, 초록색을 사용해 한여름의 '초록 초록함'을 살렸고, 카운터 공간은 '처방전 주세요' 존과 '약 드려요' 존으로 나눴다. 또 높지 않은 장을 사용해 개방감을 주고, 초록색 소파로 대기공간을 줬다. 대기하면서도 진열된 약을 구경할 수 있도록 시선을 유도했다. 공간은 이전 약국이 더 넓었지만 대기 의자만 많았다면, 중간매대를 들여 놓음으로써 일반약 매출도 쏠쏠하다는 설명이다.직접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진열돼 있는 일반약장(위)과 복약에 대한 내용이 부착된 일반약들.# 여름약국에는 일반약 뿐만 아니라 오브제 냉장고를 통해 특색있는 음료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그의 마음이다. "처방전을 든 환자가 어디로 발길을 돌리느냐에 늘 신경을 곤두세웠었다면, 여기서는 최고의 공간을 갖추고 환자 분들께 진심을 다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우리 약국에 안 오시는 고객이 손해'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늘 '배짱장사 좀 하고 싶어'라고 농반진반 내뱉던 얘기가 현실화된 거죠. 마음이 너무 편안합니다."휴베이스의 '즐거운 약국'을 착안해 그는 '김혜인이 즐거운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휴베이스에 가맹하고도 이런 저런 이유로 다른 인·익스테리어를 하게 됐지만 즐거운 약국이라는 슬로건은 그에게 색다른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의약품을 조제·판매하는 공간적 역할에서 약국은 이전과 동일하고, 제 역할도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지금은 제가 즐겁고, 오래 머무르고 싶고, 고객이 즐거운 공간이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습니다. 노하우라고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고, 내가 받고 싶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마음이 새내기 약국을 예쁘게 바라봐 주시는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여름약국 벤치는 지역 주민들이 비와 더위를 피하고, 대화를 나누는 명소가 된다.# 다시 꿈을 꾸는 느낌이라는 그의 목표는 당연히 연천 주민들을 위한 가장 가깝고, 편안한 약국으로 만드는 데 있다. 나아가 운동 관련 비즈니스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Better than pills'라는 상표권을 등록한 그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약사로서 음식과 영양제, 운동을 아우르는 웰니스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더 뜨겁고, 더 찬란한 약사 김혜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2023-07-13 15:40:26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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