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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특허만료 오리지널, 어려운 인하 구조[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은 동일제제 제네릭의약품이 등장하면 상한금액이 복지부 직권으로 조정된다. 오리지널 약품은 1년 간 종전가격의 70% 수준으로 인하됐다가 2년 차부터는 제네릭과 같은 53.55%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가격이 절반 가량 떨어지면 매출도 그의 비례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실적 반토막'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동일제제 제네릭이 나오지 않게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먼저, 특허 종료 시점을 늦추는 것이다. 20년 물질특허의 효력을 더 보장받기 위해 존속기간 연장청구를 통해 특허기간을 늘릴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존속기간 연장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의약품 등록 기간을 감안해 존속기간을 연장해 특허만료 시점을 늦춰왔다. 또 하나는 후속 특허를 등재하는 것이다. 흔히 에버그리닝 전략이라고 하는데, 염특허나 제제특허, 조성물특허, 용도특허를 추가로 등재해 제네릭 시판을 늦추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존속기간 연장이나 후속 특허를 피하기 위해 염변경 약제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법원이 존속기간 연장 회피 수단으로 불허 하면서 이제는 후속특허를 무력화하기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염변경 약제는 오리지널 약제와 염이 다르므로 동일제제가 아니다. 따라서 염변경 약제가 나온다 해도 오리지널 약제의 상한금액은 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오리지널 약제의 에버그리닝 전략이 먹혀든 것일 수도 있다. 작년 당뇨병치료제 '테넬리아'는 후발약물이 나왔지만, 상한금액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모두 염변경약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특허전략에도 불구하고 제네릭은 나오기 마련이다. 지난달 당뇨병치료제 포시가 제네릭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따라서 이달 오리지널 약값이 직권 조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약가인하가 잠정 미뤄졌는데,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이것이 잠정 인용됐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한 데는 포시가가 제네릭과 달리 당뇨병 외 다른 적응증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부전, 신장병 등 급여를 신청한 다른 적응증까지 모두 영향을 미치는 약가인하 조치는 불합리하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제네릭이 기어코 나와 약가인하가 현실화 하자 아스트라제네카는 최후의 수단으로 집행정지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게 될 경우 집해정지 가능성은 높아진다. 앞서 언급했듯 오리지널약의 직권조정 약가인하는 실적이 반토막 나는 일이기 때문에 재산상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집행정지 인용률도 높은 편이다. 한번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본안소송 재판결과 때까지 가격조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제약사는 장기간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반면, 약가조정 시기가 연장될 수록 그만큼 건강보험 재정 손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이런 문제점이 대두됨에 따라 법률 개정을 통해 문단속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제약사의 약가인하 처분 취소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집행정지 기간 내 지급 또는 미지급한 약제비를 환수·환급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이 법이 시행되면 약가인하에 불복해 무분별한 집행정지 신청이 잦아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특허 존속기간 연장을 허가 이후 14년까지로 제한하고, 연장가능 특허권 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특허법 일부개정안도 발의됐다. 이 법이 통과되면 종전보다 제네릭이 조기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는 동일제제 제네릭에 한정된 직권 조정 조건을 물질특허 만료 이후 유효성분이 동일한 후발약에도 적용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인하기전을 도입하는 것도 고민해봤으면 한다. 제약계의 반발과 법과 원칙, 형평성 등 고려해야 할 점은 많겠지만, 지금처럼 직권조정 기전을 좁게 설계해버리면 이를 악용한 전략 또는 꼼수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2023-04-30 19:36:37이탁순 -
[기자의 눈] 38살 명인제약의 이유있는 알짜경영[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명인제약은 알짜 기업이다. 비상장사 중 지난해 매출(2260억원)은 5위며 영업이익률(33.1%)은 1위다. 반짝 실적이 아니다. 명인제약의 5년 합계 영업이익은 3000억원이 넘으며 영업이익률은 5년 연속 30% 이상이다. 꾸준한 실적에 현금성자산은 1500억원, 이익잉여금은 4000억원 수준으로 쌓였다. 매년 외형이 성장하면서도 내실까지 챙겼다. 명인제약의 알짜 경영 중심에는 이행명 회장이 있다. 특히 이행명 회장의 직원 사랑은 내공이 쌓인 38살 명인제약을 만들었다. 이행명 회장은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이 회장은 직원 파악에 공을 들인다. 직원별 성향을 파악하고 대처법을 달리한다. 직원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곧 알짜 경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낳는다. 직원 대우도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대졸 초봉은 5000만원이 넘는다. 연봉이 전부는 아니지만 명인제약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에 장기근속자도 많다. 당연히 직원 이직률도 낮다. 이는 경영 지속성으로 연결된다. 선제적 투자로 원가율(지난해 36.42%)을 낮춘 덕에 인건비 지출 부담을 최소화했다. 서초동 사옥에는 정원을 만들어 직원들의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서초동 땅값을 빗대 일명 200억원 짜리 화원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직원 애착이 대단하다. 명인제약은 올해 4월 창립 38주년을 맞이했다. 이행명 회장은 종근당 영업사원으로 제약업계 발을 들였고 38세에 명인제약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 나이만큼 명인제약을 38년 간 운영하며 알짜, 내공 있는 회사로 키워냈다. 이행명 회장은 또 다른 미래를 본다. 그리고 기업 문화를 생각한다. 38년의 문화가 쌓인 명인제약을. 그리고 앞으로 쌓아질 문화를 중시한다. 이는 곧 기업가치와 연동된다고 믿는다. "M&A를 통해 기업을 인수하려고도 했지만 명인제약 문화와 맞지 않았어요. 역사와 문화는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거든요. 명인제약만의 문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명인제약의 알짜 경영. 겉으로 드러난 수치 외에도 이행명 회장과 직원들이 만들어낸 38살 명인제약의 힘이 숨겨져 있다. 여기에는 기업의 문화를 중시하는 이행명 회장의 노력이 담겨져 있다.2023-04-28 06:00:00이석준 -
[기자의 눈] R&D 공시의무 강화는 신뢰회복 기회[데일리팜=황진중 기자] 내달 2일부터 개정된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을 위한 포괄공시 가이드라인'이 시행된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2020년 2월 제약바이오 기업 포괄공시 실무에 편의를 제공하고 공시 내용의 충실성을 높이기 위해 임상시험, 품목허가, 기술이전 등과 관련한 '제약바이오 업종 포괄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포괄공시 가이드라인 개정 내용에서 중요한 것은 임상시험 중요정보인 1차평가지표 공시가 의무화된다는 점이다. 거래소는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공시할 때 주평가지표인 1차평가지표 기재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했다. 1차평가지표는 임상적 관련성이 높고 의약품 효과를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주평가지표다. '임상시험결과' 공시에는 사전에 임상시험계획 승인 공시에서 기재한 지표에 대해서만 결괏값을 기재해야 한다. 임상 목적과 필요에 따라 하위 분석이나 2차평가지표 등도 중요 정보에 해당할 시 공시 내용에 넣을 수 있다. 지표를 전부 기재하고, 1차평가지표와 구분해 별도 항목으로 구성하면 된다. 임상정보확인서 제출도 의무가 된다. 임상시험계획 승인 공시에 임상시험의 주요 정보를 담은 임상정보확인서를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확인을 받아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임상시험 개요와 1차평가지표, 통계분석방법 등을 담은 내용이다. 이번에 시행되는 개정안은 기업과 공시별로 일관성이 부족한 점과 주관적·추상적 표현으로 내용이 기재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제도 개선 필요성에 따라 이뤄졌다. 과거 제약바이오 업계에 큰 논란을 일으킨 임상결과 관련 공시는 1차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해 의약품 허가 절차를 밟기 어려웠음에도 2차평가지표 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해 임상이 '성공적'이라고 판단한 내용이다. 거래소가 포괄공시 가이드라인을 만든 후 실패한 임상 결과가 성공적이라거나 '절반의 성공', '우수한 결과' 등으로 포장되는 사례는 보기 어려워졌다. 주로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공시가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공시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A기업은 1차평가지표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음을 공시했지만 자의적으로 긍정적인 데이터를 덧붙여 임상이 성공한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공시했다. 재공시를 통해 자의적으로 덧붙인 데이터를 제외했지만 정정까지 11일이 걸렸다. B기업은 임상 결과 내용만 공시하고 약효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평균값인 P밸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 산업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1차평가지표 의무공시 개정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번 의무공시를 신뢰 회복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신약 개발은 발굴부터 허가까지 15년 가량이 필요하고, 약 5000~1만여개 후보물질 중 단 1개만이 허가받을 정도로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시간과 비용이 투자됐음에도 임상에서 실패할 수 있다. 임상에 실패해도 객관적 데이터를 공개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다음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을 잘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보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2023-04-27 06:17:26황진중 -
[기자의 눈] 약배송 이슈, 복지부는 왜 그랬을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법에서 제한하는 의약품 택배 배송을 허용하는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번에도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에 따른 조치인데, 약사사회는 손 놓고 당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실증특례 승인을 받은 이번 사업은 뇌질환자의 비대면 진료 보조 시스템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이 안에는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시스템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정 질환에 한정된 이번 실증특례 적용에 약사사회가 반응하는 이유는 정부가 구상하고 약사들이 반대하는 '약 수령 방식'에 대한 약사법 특례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사업 개요를 보면 약사는 진료한 병원으로부터 온라인 상으로 처방전을 전달받아 약을 조제한 후 환자에 택배로 배송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번 실증특례의 주관부처인 과기부와 규제부처인 복지부는 의료법 이외약사법 제50조 '의약품 배송 금지' 규제 적용을 유예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승인을 받은 이번 실증특례는 2년 간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번 실증특례가 승인되기까지 약사회는 관련 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규제부처가 복지부였지만 약사회에 의견조회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주관부처인 과기부는 차치하고라도 복지부가 의약품 배송에 대한 약사사회의 우려와 염려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더불어 국민의 보건의료와 의정, 약정 업무를 주관하는 복지부가 의약품 택배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사업에 대해 약의 전문가인 약사의 의견을 ‘패싱’ 했단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이번 실증특례로 인한 약사사회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복지부는 또 한번 약사사회를 황당하게 했다. 2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의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의 발언이 발단이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종성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약사회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 약사회, 약국 약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당장 약사회는 조 장관의 발언에 한방 맞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약사회는 지난 2월 복지부 박민수 차관의 약 배송을 포함한 비대면 진료 제도화 구상 방안에 대한 언론 발표에 반발해 현재까지 논의 거부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가, 복지부의 논의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 이슈에 한해서는 의료법 개정이 우선이라며 타이밍을 보고 있던 약사회로서는 굳이 서둘러 복지부와 협의에 나설 이유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약사회는 조 장관 발언 이후 기자단 공식 메시지를 통해 “비대면진료 제도화 및 시범사업과 관련 약사회와 협의 중이라는 복지부 입장에 현재까지 동 사안과 관련한 복지부와의 어떤 협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해되지 않는 복지부의 잇따른 대처에 약사사회의 반응은 황당함을 넘어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강력한 드라이브 속에서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조급함에 빠져 평정심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한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묻기 위해 복지부 담당자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은 듣지 못했다. 복지부가 보건의료체계 근간을 흔들고 국민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를 당장의 성과에 급급한 판단에 내맡기는 건 위험할 수 있단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2023-04-25 17:02:51김지은 -
[기자의 눈] 원료의약품 기업 빠진 원료 자급화 논의[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제6차 K-생명바이오포럼'. 이날 주제는 '필수의약품 및 원료 생산기반 강화 방안 모색'이었다. 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발표부터 제약업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의견제시까지 제약업계가 작심한 듯 필수의약품과 원료의약품 자급화 방안을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원료 수급 차질로 인한 필수의약품 공급 불안정성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 글로벌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가 더해지며 의약품 공급망 강화에 불을 지폈다. 이날 포럼에서 업계는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지원책은 약가우대다. 제약사들이 자국 원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약가우대를 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사에서 합성한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을 대상으로 1년 간 약가를 68%까지 우대하고 있다. 현행 제도로는 원료 자급률을 높이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보건안보 차원에서 중국·인도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 공급망을 다변화 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견을 표할 이는 없을 것이다. 실제 포럼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도 원료의약품 국산화를 위한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아쉬운 부분은 필수 원료의약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주체인 원료의약품 업계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포럼에 참석한 7명 중 원료의약품 기업을 대표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건 이날 포럼뿐 아니라 그간의 논의에서도 원료 기업들은 빠진 채 국내 제약사 혹은 국내 제약사가 주 회원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만 당사자로 참여했다. 그러다보니 대책도 제약사 위주로 이뤄지는 현실이다. 이미 국내 원료의약품 업계 상위사는 대부분 제약사의 원료자회사 혹은 그 지주사의 자회사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사 위주의 지원책만 수용된다면 그 수혜는 제약사 혹은 그 지주사를 모기업으로 둔 일부 원료기업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 제약사에서 원료 기업 전반으로 혜택이 이어지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기에 충분한 재정이 투입될 것 같지도 않다. 정부가 바라는 공급망 강화 목적을 이루려면 적어도 원료의약품 업계가 필요한 건 무엇인지,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힘든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당사자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정부가 물밑에서 원료 업계 의견을 청취했는지 여부는 모르지만, 그간의 원료의약품 자급률 향상 논의를 지켜봤을 때 원료의약품 기업이 전면에 등장한 적은 없었다. 국산 원료의약품을 제대로 육성하려면 원료 업계 전반이 좋은 품질의 다양한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구심점이 없다고 의견이 없는 건 아니다. 다양한 원료의약품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2023-04-25 06:15:26정새임 -
[기자의 눈] 계속되는 품절사태, 언제까지 방치하나[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의약품 수급 불균형 사태가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계절성 비염과 일교차, 황사·미세먼지 같은 대기 질 오염, 실내외 마스크 착용 전면해제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이비인후과 제제를 중심으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기본 처방이라고 할 수 있는 슈도에페드린 제제를 비롯해 에르도스테인 제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일부 항생제에까지 품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22일 기준 바로팜의 품절 입고 알림 신청 의약품 순위를 20위까지 살펴보면, ▲1위. 슈다페드정 ▲2위. 코슈정 ▲3위. 바난건조시럽2g/200mL ▲4위. 다이아벡스 엑스알 서방정500mg ▲5위. 셀미스타정40/5g ▲6위. 바난건조시럽5/500mL ▲7위. 코대원 ▲8위. 리노에바스텔캡슐 ▲9위. 슈다펜정 ▲10위. 다이아벡스엑스알서방정1000mg ▲11위. 듀파락-이지시럽 ▲12위. 코싹엘정 ▲13위. 셀미스타정80/5mg ▲14위. 엘스테인캡슐 ▲15위. 벤토린네뷸 ▲16위. 이모튼캡슐 ▲17위. 조인스정 ▲18위. 보령메이액트정 ▲19위. 맥페란정 ▲20위. 풀미칸분무용현탁액 순으로 나타난다. 올초부터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던 슈도에페드린 제제는 여전히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며, 에르도스테인은 전 품목이 전멸이다. 당뇨약인 다이아벡스XR서방정 역시 포장설비 이슈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열흘 넘게 품절이 나타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오는 27일 다이아벡스XR서방정500mg 입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000mg은 5월 23일 재고가 안정화 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이아벡스XR서방정 품절로 인해 동일성분 제제가 연쇄 품절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다산제약 제1공장 화재로 인해 다산제약이 위탁제조 하는 약을 확보해 두려는 약국의 수요 증가로 엎친 데 덮친 격 품절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약국에서의 대체조제율이 늘어났으리라 본다. '대체조제를 해야겠다'는 약사들의 결심 때문이 아니라 약을 구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약사사회는 성분명 처방에 대해 다른 이름을 가졌지만 동일한 성분의 약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정 의약품의 품절, 품절로 인한 연쇄품절 문제가 보편화되고 있다. 국민에게 의약품은 공공재이며, 약사에게 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요건이다. 품절이 품절을 부르고, 언제 품절 될지 몰라 약국마다 잔뜩 약을 비축해 두는 비정상적인 공급 행태가 바로잡혀야 한다. 의약품 수급은 흔들려서는 안된다.2023-04-22 18:53:13강혜경 -
[기자의 눈] 플랫폼, 피해 호소 멈추고 사회합의 나설 때[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놓고 플랫폼 업계가 대국민 호소에 나서며 여론전을 거세게 펼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은 재진 중심 비대면진료 법안을 '국민의 병원선택권을 빼앗는 악법'이자 사실상 '비대면진료를 금지하는 법'이라고 못 박았다. 이 같은 플랫폼 여론전에 경제지를 비롯한 유력 언론들도 힘을 싣는 분위기다. 복수 언론은 유망한 비대면진료 스타트업이 국회의 재진 중심 법안으로 사업을 포기하고 줄도산 하는 등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격한 단어를 써 가며 '비대면진료 플랫폼 지키기' 전면에 섰다. 온라인 포털 검색창에 비대면진료를 검색하면 온 나라, 전 국민이 마치 플랫폼 살리기에 혈안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킬 수준의 '초진 비대면진료 허용'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느샌가 플랫폼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고민하는 국회로 인해 고통받고 피해받는 '피해자'가 됐다. 반대로 국회와 의사, 약사는 플랫폼이 희망하는 초진 비대면진료를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된 셈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개최한 국회 초진 비대면진료 토론회에서 "지난 3년 동안 시행한 한시적 비대면진료에서 별다른 부작용을 확인하지 못했고, 입원·응급환자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줄였다"고 단언했다. 제대로 된 시범사업 검증을 기반으로 한 발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형훈 정책관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서려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플랫폼은 피해자이고 국회, 의·약사는 가해자일까. 비대면진료는 애당초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을 당시부터 '한시적 허용'이란 단서조항이 붙었다. 코로나19가 사라지면 비대면진료도 사라져야 하는 게 단서조항 원칙이다. 다만 코로나19가 3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환자와 의료기관·약국 간 비대면진료를 중개하는 플랫폼이 산업으로 몸집을 키웠고, 국민 역시 비대면진료로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고 일부 진료·처방·조제 편의를 몸소 체험했다. 국회로서는 원칙을 지키는 동시에 국민이 체험한 비대면진료에 대해 일상 속에서도 제도화 할 필요성을 입법으로 검토해야 하는 숙제를 얻게 됐고, 절차에 따라 지체없이 법안을 심사하는 상황에서 플랫폼으로부터 가해자라는 비판을 듣게 된 셈이다. 현재 국민들은 일부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의약품과 대부분 질환에 대해 전화통화만으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상태다. 한시적 비대면진료 종료 후 일상에서도 전화통화만으로, 화상진료만으로 갖가지 질병을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면 과연 전국 방방곡곡에 꽉꽉 들어찬 병·의원과 약국의 존재 이유가 있을지 복지부에게 묻고 싶다. 보건의료전달체계와 약국 생태계가 망가지지 않을 것이란 보장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아울러 플랫폼 업체들에게도 정말로 어떤 질환이든 전화통화 만으로 완벽한 진료를 할 수 있고, 적정 수준의 의약품을 처방하는 안전한 보건의료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는 생각인지 묻고 싶다. 이 질문에 복지부와 플랫폼이 "그렇다"고 답할 자신이 있다면 국민과 의사, 약사, 플랫폼, 정부로 구성된 '비대면진료 제도화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이미 의사와 약사는 거듭해서 초진부터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재진 비대면진료 역시 시범사업이 아닌 국회심사를 거친 의료법 개정으로 제도화하라는 게 의·약사 요구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국회 심사를 받지 않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확정했다. 플랫폼은 재진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논의하는 국회와 의사, 약사를 가해자 취급하며 초지일관 초진 비대면진료 제도화만을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대면진료 허용 범위와 방식이 사회적 합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갈등 의제라면, 일부 힘 쎈 직능이나 단체,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안을 결정하는 게 아닌 국민을 중심으로 유관단체, 산업, 정부가 모두 모여 합의점을 찾으려 최대한 노력하는 게 맞다. 대한민국 국민과 우리 사회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시민단체와 의사·약사 단체, 정부부처가 모여 백년지대계를 이어 갈 의약분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밤새 머리를 맞댔던 DNA를 보유했다. 플랫폼은 일부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펴며 초진 비대면진료로 이득을 취하려 국민을 호도할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안 마련을 위해 협의체 가동을 요청하는 정공법을 펴야 한다. 제대로 된 비대면진료 제도화 논의를 위해 진땀 흘리고 있는 국회와 의사, 약사를 가해자로 만들며 여론몰이 하는 비겁하고 치졸한 행태를 그만 멈추란 얘기다. 아울러 복지부도 의료법 개정에 앞서 시행할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 마련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한시적 비대면진료 모델을 시범사업안으로 그대로 가져가서는 불필요한 비대면진료가 양산되는데다 건강보험재정 누수가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허용 범위 역시 초진을 불허하고 재진부터 허용하는 안을 확정해야 한다. 환자가 의사와 약사를 만나지 않는 진료를 권장하는 게 복지부가 할 일인가? 한시적 비대면진료 허용 목적은 국민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이다. 허술한 진료와 비대면 수가 지급으로 진료·처방·조제 편의를 극대화하고 플랫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함이 아니다. 코로나19 위험이 사라졌는데 도대체 왜 초진부터 제한 없는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나.2023-04-20 15:21:34이정환 -
[기자의 눈] 허가는 시작일뿐…DTx 급여논의 본격화해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2호 디지털치료제(DTx)가 탄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일 웰트의 'WELT-I'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엔 에임메드의 '솜즈(Somzz)'가 국내 첫 디지털치료제로 허가받은 바 있다. 두 제품 모두 불면증 증상을 개선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다. 두 업체 외에도 수많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과 헬스케어 벤처들이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작년 말 기준 9개 기업이 11개 제품으로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의약품으로 치면 제품 허가 전 마지막 임상에 해당한다. 삼정KMPG는 글로벌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2025년 8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내 디지털치료제 시장도 2025년 5288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연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대로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순탄하게 확대될까. 현재로선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성공모델로 부를만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디지털치료제가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건강보험 급여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디지털치료제 건보적용 방안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터무니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디지털치료제의 적정한 가치를 둘러싼 정부와 기업간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에 앞서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형성된 미국과 독일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선 2017년 페어테라퓨틱스의 마약중독 치료용 어플리케이션 'reSET'이 최초로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디지털치료제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던 이 회사는 꾸준히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올해 4월 파산을 신청했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19년 디지털헬스케어법을 제정한 이후로 디지털치료제 수가 체계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34개 제품이 상용화됐다. 독일은 전 세계에서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국가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2월 발표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에서 디지털치료제 시장 육성을 제약바이오 6대 강국 도약의 한 축으로 삼았다. 정부는 치매·만성질환·정신질환·정서장애를 타깃으로 2026년까지 466억5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디지털치료제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선 제품 허가에 그쳐선 안 된다. 더욱 심도 있는 보험급여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1·2호 디지털치료제 허가를 성공사례로 해석해선 곤란하다. 진정한 성공사례는 보험급여를 통해 처방시장에 진입해 유의미한 실적을 내는 것이다. 디지털치료제는 이제야 상업화 성공을 위한 긴 여정의 출발선상에 섰을 뿐이다.2023-04-20 06:17:53김진구 -
[기자의 눈] 약국, 건기식 선점 골든타임 놓치면?[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건기식 시장은 내리막길에 있다. 온라인 채널에 익숙한 2040 세대의 저조한 구매율은 60대 이상의 수요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건기식 시장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설문 통계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6~10%일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약국은 고령층 구매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40 세대가 고령층이 되는 15~20년 뒤에 약국 건기식은 지금의 점유율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문제는 약국 건기식의 위축은 곧 일반약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건기식 시장은 나홀로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일반약 시장을 넘나들고, 때로는 위협하면서 확장한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인 ‘칸타월드패널’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약 구매자들은 건기식 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20년 일반약 비타민 구매자는 지출액을 1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건기식에 8만3000원을 썼는데, 2022년에는 8만5000원으로 비중을 키웠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건기식 지출액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일반약 소비 비중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히 의약품 영역까지 위협하는 불안정한 규제 상황에선 더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약국은 지금의 건기식 골든타임을 놓치면 일반약이 더욱 위축되는 연쇄적인 쇼크를 맞이할 수 있다. “건기식은 약국 손을 떠난지 오래”라거나 “온라인 가격경쟁에 지쳤다”면서, 뒷짐을 지고 있기엔 잃는 게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 사업에 수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었다. 벤처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시장 선점을 다투고 있다. 아직은 시범사업이지만 식약처 계획대로 2024년 6월까지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으로 제도화가 이뤄진다면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물론 아직은 맞춤건기식 시범사업 참여 업체들을 평가하며 허술한 알고리즘, 부족한 인지도 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수많은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소비자들은 편의성 외에는 가치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졌다는 혼란도 있다. 바꿔 말하면 약사, 약국에는 아직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맞춤 건기식으로 시장이 재편될 때 약국이 어떤 포지셔닝을 하냐에 따라 현재의 비관은 낙관으로 바뀔 수 있다. 약사회는 현재 운영되는 시범사업과는 별개로 약국형 소분 건기식 규제샌드박스를 준비하고 있다. 1차 사업 10개 약국에서 시작해 최대 500개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여기에서 “약국은 역시 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6조 건기식 시장의 구조 조정에서 약국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 기회를 놓친다면 일반약 시장까지 위협하는 건기식 시장의 주도권을 영영 잃게 될 수 있다.2023-04-18 17:58:56정흥준 -
[기자의 눈] 신약등재와 환자 영향력의 엑스값[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환자가 중요해 지고 있다. 중요하지 않았단 얘기가 아니라, 신약의 보험급여 등재에서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과 기업논리. 제약회사에게 두 가치는 오래된 딜레마다. 아니, 딜레마여야 한다. '약'은 공공재 성격이 짙은 상품이다. 사람의 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지켜주는 수단이다.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까지 적용된다. 또 하나의 사실, 이를 만들고 파는 곳은 회사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실 그렇다. 의약품은 잘 만 하면 떼돈을 벌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금 환자의 각성은 또 적잖은 힘을 발휘하며 전문의약품의 대중성을 끌어 올리고 있다. 그들의 행동이 급여 등재 의사결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신약개발 트렌드는 항암제와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다양한 암 영역에서 획기적인 신약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극소수만 앓기 때문에 마땅한 치료제 없이 고생하던 희귀난치성 환자들에게도 동아줄이 내려지고 있다. 그런데 비싸다. 해당 약들은 초고가약이 대부분이다. 식약처에 허가된 지 한참이 지났는데, 처방이 이뤄지지 않는다. 급여 등재 절차는 끝날 줄 모른다. 심평원, 건보공단에 환자들의 항의 전화는 빗발친다. 목소리가 커지니, 국회에까지 그 소리가 닿는다. 복지부와 산하 기관(심평원, 공단) 국정감사에서 질의, 혹은 질타를 쏟아낸다. 급여 유무 자체를 결정하진 않았겠으나, 등재 속도에 명확히 환자의 힘이 발휘된 사례는 점점 쌓여가고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제약사는 약을 홍보할 때 버릇처럼 "환자를 위해"라 말한다. 훌륭한 얘긴데 감흥이 없을 때가 있다. 딜레마 없이 '상품' 쪽으로 부등호가 크게 열리는 회사들 덕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업계의 접근에 엄격한 신중함이 동반되길 바란다.2023-04-18 06:00:01어윤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