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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상장 제약사 IR의 중요성[데일리팜=이석준 기자] IR(Invest Relationship). 기업이 주주 및 투자자에게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공평하게, 계속해서 제공하는 활동이다. 즉 IR은 기업 비밀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고 투자자와 주주를 주인으로 인정해 그들에게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을 올바르게 설명하는 활동이다.파마리서치는 6월 13일부터 7월 9일까지 기업설명회(IR)를 5차례 진행한다. 6월 13일 공시한 회사분할결정에 대한 시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소액주주 등 파마리서치 이해관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IR에서는 기업분할 배경과 목적은 물론 향후 파마리서치의 성장 전략과 주주가치 제고방안도 담고 있다. 인적분할 IR 중요성을 반영한 듯 IR 담당자 직위도 높아지고 있다. 재무팀장(6월13일, 23~24일)에서 경영전략본부 김원권 전무(CEO, 6월 20일, 25일, 7월 1일)로, 이후는 손지훈 대표이사(7월 9일)로 변경됐다.파마리서치는 지주사 전환이 투자자(주주 포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고 기업의 IR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6월 13일 인적분할 소식 후 4조4000억원대까지 빠졌던 시가총액은 보름만에 다시 5조원대를 회복했다. 30일 종가 기준 시총은 5조1865억원이다. 최근에는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간했다. 이 역시 파마리서치의 IR 일환이다.반면 상장사지만 IR에 소홀한 제약사도 많다.대표적으로 대한약품은 IR에 적극적이지 않은 회사 중 하나다. 3세 경영이 2년전부터 가동중이지만 기존 보수적 경영 방식과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승계, 기업 방향성, 유동성 투자방안 등 시장의 궁금증은 쌓여가지만 소통 창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주주는 답답하다고 호소한다. 대한약품이 호실적에도 저평가주로 머물고 있어서다. 최근 52주 최고(6월 23일 3만600원)에 근접했다고는 하지만 2018년 1월 26일(4만9650원)과 비교하면 60% 이상 빠진 수치다.재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대한약품의 올 1분기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494억원 포함) 1070억원으로 1000억원을 상회한다. 대한약품 외형에 1000억원 이상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곳은 드물다. 이를 통한 제품, 시설, 타법인 등 투자가 발생하면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동될 수 있다. 이 경우 거래량도 살아날 수 있다.다만 대한약품은 별다른 말이 없다. 좋은 재료를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주주들은 기업의 입장을 듣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IR 활동을 통한 회사의 비전 제시가 부족하니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상장사의 IR 활동은 의무는 아니지만 주주나 투자자에 대한 책임 중 하나다. 상장사는 주주의 궁금증을 IR 활동을 통해 풀어줘야한다. 그래야 주주도 계획을 세우고 믿고 투자할 수 있다. 방법은 기업설명회, 주주레터, 언론 인터뷰, 공시 등 무궁무진하다.상장제약사 IR 임원과의 대화가 생각난다."IR은 상장기업이 투자자들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을 가지고 상품(주식)의 가치를 알리는 전략적 마케팅이라 정의할 수 있다."2025-07-01 06:00:06이석준 -
[기자의 눈] 바이오 허가제도 운영 조직 개편해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글로벌 5대 바이오 강국 도약을 목표로 바이오산업을 첨단산업으로 지정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다는 평가로, 앞으로 바이오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국가 투자와 책임성 강화를 위해 특화펀드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우선적으로는 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한 R&D 지원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규제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바이오 강국을 목표로 하려면 공격적 R&D가 필수적으로 따라올 전망인데, 이때 국내에서 규제경험이 적은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바이오의약품 수출 1위를 달성한 셀트리온만 봐도 2002년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시작한 만큼, 공격적 R&D의 경우 규제경험이 적은 벤처기업이 급성장하는 사례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문제는 글로벌 5대 바이오 강국을 위한 규제지원을 담당해야 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특히 바이오 허가를 담당하는 부서의 경우 임시조직인 TF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7명이 정원으로 바이오의약품, 한약(생약), 의약외품 허가 관련 업무를 도맡아하고 있다.바이오에 적극적인 투자를 공약한 이번 정부에서 앞으로 신약 허가를 위한 사전접수나 신청이 얼마나 늘어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식약처가 올해부터 신약 허가기간을 420일에서 295일로 단축하는 혁신방안을 시행하고 있는데, 바이오의약품도 물론 포함됐다. 연도별 신약 허가 품목수를 보면 화학의약품은 2023년 29건에서 2024년 11건으로 줄어든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같은 기간 8건에서 12건으로 증가했다.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대개 희귀·난치병 치료제, 항암제로 의료 수요가 많고,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고가품으로 허가 난이도가 높아 허가부서가 적절하게 기능하지 않으면 신속한 대내외 의견 교환 및 과학적·법적 검토에 기반한 신뢰도 높은 의사 결정 어려울 수 밖에 없다.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오 허가 부서가 여전히 TF로 남아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바이오허가 TF의 경우 지난 2024년 5월 의료제품 허가·정책 연계 강화를 위해 차장 직속 허가총괄담당관과 첨단제품허가담당관을 의약품안전국, 바이오생약국, 의료기기안전국 등 3국에 재배치하면서 신설됐다. 2개의 과를 3개로 재배치하면서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허가과'로 개편됐지만, 바이오허가만 '팀' 형태의 TF로 만들어진 것이다.식약처의 직제규정 상 새로운 과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어 민원건수나 규제지원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의약품, 의료기기가 정직 조직으로 신설되고 바이오가 임시 조직으로 만들어졌다는 후문이 들리는데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바이오 강국의 경우 지난 정부부터 추진했던 상황이고, 이번 정부에서도 대통령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바이오 허가부서는 허가 절차 전반에 대한 관리자 및 외부·식약처 간 소통 창구인데, 정원 7명의 임시조직 형태로는 직원 1명만 부재해도 신속한 민원 및 허가 처리가 불투명해질 수 밖에 없다. 허가부서가 적절하게 기능하지 않으면 신속한 대내·외 의견 교환 및 과학적·법적 검토에 기반한 신뢰도 높은 의사 결정도 어려워진다.아직 국내 바이오 비중이 의료제품 산업 전반에서 낮다고 하지만, 이재명 정부 역할에 따라 추가 성장할 가능성이 다분한 상태다. 국내 개발 바이오의약품 등의 신속 제품화와 글로벌 선도 지위 확보를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식약처가 규제지원을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2025-06-29 09:31:20이혜경 -
[기자의 눈] 좋은 기술보다 '팔리는 기술'이 필요하다[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한때는 '바이오'라는 키워드만으로도 투자가 몰리던 시절이 있었다. 논문 한 편, 실험실 데이터 몇 줄만 있으면 수십억원의 투자가 집행됐고 교수에게 창업을 권유하는 일도 유행처럼 번졌다. 기대감과 가능성만으로 자금이 쏠렸던 이른바 바이오 투자 황금기였다.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고금리·고위험 회피 흐름 속에 바이오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벤처캐피털(VC)은 더 이상 기술 하나만 보고 자금을 집행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기술특례상장 문턱을 높이고 있고 공모 시장도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조차 인수합병(M&A)과 공동연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다.이 모든 변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자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투자 시장에 자금이 완전히 말라버린 게 아니다. 바이오 시장에는 여전히 투자 여력인 드라이파우더(dry powder)가 남아 있다. VC와 사모펀드(PE)가 이미 조성해놓고 아직 집행하지 않은 자금이 상당한 규모다.바뀐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기술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는 기술력뿐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현 가능성까지 갖춘 기업에만 자금이 모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단순히 파이프라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장과 연결할 수 있는 사업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다.문제는 국내 바이오텍 중 상당수는 여전히 연구 중심 조직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미국 바이오텍은 창업 초기부터 사업개발(BD) 전문가를 공동 창업자로 둔 사례가 많다. 반면 국내 바이오텍 중 전담 BD 조직 또는 글로벌 사업개발 임원을 보유한 비율은 극소수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 대해 "기깔난 비즈니스 모델은 있어도 정작 돈이 되는 수익(프로핏) 모델은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기술이 뛰어난 것과 그 기술로 돈을 버는 건 별개의 문제다. 이제는 국내 바이오텍이 보유한 기술을 어떻게 사업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할 때다. 지금 당장 매출을 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 각 기업은 '어떻게 돈을 벌 계획인지, 얼마나 현실적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기술력과 현금 창출력, 그 둘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게 바로 지금의 바이오텍 경영진이 풀어야 할 숙제다.2025-06-27 06:15:29차지현 -
[기자의 눈] 바이오 외교 뛰어든 지자체에 바란다[데일리팜=황병우 기자]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 'BIO USA'. 올해 행사는 기업들 사이에서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지역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홍보하고 투자 유치를 모색하려는 행보다. 이를 통해 지역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포부지만, 현장을 지켜본 일부 업계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올해 BIO USA에 참가한 한국 지자체들은 각자 바이오 외교에 힘을 쏟았다. 예컨대, 서울 노원구는 행사장 인근에서 간담회를 열어 '서울 디지털 바이오 시티(S-DBC)'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현재 노원구는 창동 차량기지 부지에 바이오 단지를 세우기 위해 국내외 바이오 기업 두 곳과 구체적 투자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대전광역시 역시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 보유 지자체로서 해외 연구기관과 MOU 체결 및 투자자 대상 IR 행사를 통해 기술이전과 공동연구 협력을 모색했다.또 종근당과 약 2조 2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고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경기도 시흥시 역시 현장을 찾았다.이처럼 지자체들의 열의는 뜨거웠지만,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제약·바이오 산업과 연관된 발걸음을 이제 막 떼기 시작한 지자체도 있어 당장 의미 있는 투자 유치나 계약 체결로 이어졌다는 소식은 드물다.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에 대한 지방의 관심과 투자는 환영할 일이지만, 성과 없이 행보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결국 보여주기식 행사 참여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결국 지자체들의 해외 행보가 실효성 있는 투자 교류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많은 시간과 예산을 들이고도 실효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여러 지자체가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뛰어들고 있지만 호의적인 시선만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전국에 위치한 바이오 클러스터들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현재 국내에는 20~30곳에 이르는 크고 작은 바이오 특화단지들이 조성되어 있는데, 과연 이 모든 클러스터가 제대로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실제 최근에는 바이오클러스터를 새롭게 조성하는 것보다 지금 만들어진 바이오클러스터의 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지자체들도 이러한 큰 그림 속에서 자신들의 위치와 강점을 명확히 하고, 중복 투자나 경쟁을 지양하면서 서로 보완적인 생태계를 구축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각 지자체들의 바이오 산업 투자 행렬은 일자리 창출 등의 돌파구로 삼았다는 점에서 선택 자체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다만 일부 지자체가 글로벌 빅파마가 모이는 사무소, R&D 센터 등을 유치하겠다는 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글로벌 빅파마를 유치하려면 국내 클러스터도 그들이 오고 싶어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지자체가 건물과 부지만 제공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우수한 연구 인력과 기업들이 모여드는 자생적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결국 중요한 것은 방향성과 협력이다. 지자체장들이 보스턴까지 날라가 외친 바이오 생태계 조성이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 현실의 성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지자체, 민간기업으로 분산된 각자도생이 아닌, 업계와 정책 입안자들이 한 팀이 되어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2025-06-26 05:39:34황병우 -
[기자의 눈] 신약 개발 기술력, 시장이 반응한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은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였다. 수년 간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던 신약개발 플랫폼과 임상 결과 기반을 중심으로 굵직한 계약이 연이어 성사됐다.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새로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계약으로 반환 의무가 없는 약 739억원를 수령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4조원이다.이번 계약은 에이비엘바이오의 7번째 기술수출 계약이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에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바 있다.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 메디이뮨에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을 기술이전했다. 알테오젠은 메디이뮨 미국법인과 영국법인에 2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2건의 계약금은 655억원, 마일스톤 달성을 포함한 총 계약규모는 2조원을 넘는다.그간 알테오젠은 MSD, 다이이찌산쿄 등 유수의 글로벌제약사와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제형변경 기술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 등에 적용된다.올릭스는 지난 2월 일라이릴리에게 비만,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후보물질 OLX75016의 기술수출을 성공해 냈다. OLX75016은 RNA 간섭 기술 가운데 짧은 이중 가닥 RNA 유전물질인 siRNA 기술에 기반한 MASH와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OLX75016은 3개월에 1회 투여하는 SC 제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세 회사의 공통점은 수년 간 추구한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에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기술, 알테오젠의 항암제 SC제형 전환 기술, 올릭스의 비만 치료제 siRNA 플랫폼 등은 반복된 동물실험과 초기 임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먼저 손을 내밀게 한 결과물이다. 계약금만 봐도 수백억원에 이르고, 총 계약규모는 조 단위를 상회하는 성과다.이들 기술수출 사례는 단순한 파이프라인 거래가 아니다. 글로벌 제약사가 먼저 문을 두드릴 만큼 플랫폼 자체가 하나의 기술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플랫폼 기술은 단일 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다수의 후보물질 개발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대 기업 입장에서도 장기적 리스크를 줄이는 선택지다.특히 이번 성과들은 단발성 계약이 아니라 후속 파이프라인 확장과 공동개발, 장기적 상업화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단순히 기술 하나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파트너와 함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의 힘이 드러난 것이다.하나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복수의 파트너사에 기술수출을 이어갈 수 있는 모델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단일 파이프라인 중심의 기술이전에서 벗어나, 확장성과 반복 가능성을 갖춘 플랫폼 기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최신 연구개발(R&D) 트렌드를 쫓는 게 아닌 '지속성’과 ‘일관성’을 갖춘 기술은 결국 시장의 선택을 받는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투자자 유치를 위한 장밋빛 기대보다, 임상에서 검증된 기술력이야말로 글로벌 무대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는 기준이 되고 있다.2025-06-25 06:15:11손형민 -
[기자의 눈] 약국 앞 의약품 배송, 이대론 안된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문앞 의약품 택배 배송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최근 연이어 약국 문앞 택배 절도 사건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으며, 법원은 이들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법정에서 절도범들은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택배 안 내용물이 의약품이란 사실을 일정 부분 인지하고도 이들이 절도를 감행했을 것으로 봤다. 사실상 약국 문 앞 의약품이 범죄의 표적으로 고스란히 노출됐던 셈이다.의약품의 약국 밖 배송 문제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유통사들의 의약품 배송 횟수가 단축되고 택배 배송이 일상화 되면서 약국이 오픈 되기 전 시간에 문 밖에 배송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이다.약사들에 따르면 최근에는 약국 문이 닫힌 시간 뿐만 아니라 영업 중인 때에도 의약품 택배를 약국 문 앞에 배송하는 사례도 빈번해 지고 있다. 일반 생활용품 배송과 마찬가지로 약국 밖에 의약품을 배송한 후 택배 기사가 약사에게 문자 메시지로 배송 사실을 알리는 경우도 다반사다.의약품이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채 특정 시간 동안 약국 문 앞에 방치되거나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길이나 건물 복도, 건물 출입구 등에 배달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약사들의 말이다.약사들은 이런 상황을 두고 의약품의 변질이나 분실, 도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요즘같이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실외에서 일정 시간을 놓여진 의약품의 변질 우려와 더불어 고가 의약품이나 마약, 향정약 등의 분실, 도난 사고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지도 불명확한 상태다. 유통업체나 배송 기사들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할 말은 있다는 반응이다. 현행 배송 환경 상 약국에만 특수성을 부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것이다.공산품과 달리 의약품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약국 상황 만을 배려해 배송 인원을 늘리는 거나 약국의 경우만 배송 시간을 특정해 루트를 설정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관련 업체들의 설명이다.약사들의 불만과 지적을 감당해야 하는 의약품 배송 기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약사회나 의약품 유통사들이 이를 타개할 방안이나 합의점을 찾아 달라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수년 째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의약품 약국 앞 배송 문제 개선을 위해 지금이라도 약사회와 제약사,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가급적 약국이 개문 한 시간에 의약품을 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그렇지 못할 경우 특정 시간대를 정해 안내하고 반품 역시 종류와 수량을 확인한 뒤 약국에서 진행하도록 하는 등 최소한의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라도 서로 협의해 마련한다면 상황은 조금 나아질 것이다.더불어 일련의 상황을 통해 일선 약국들에서도 의약품 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2025-06-23 17:53:34김지은 -
[기자의 눈] 창고형 약국과 약사회의 딜레마[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사 고용을 통한 한약사 약국의 조제·청구, 의사단체의 약 배송 요구.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약사회가 창고형 약국이라는 복병을 만났다.2500여개 품목이 코스트코처럼 진열된 130평 규모 약국에서 카트를 끌고 쇼핑을 하는 행위 자체가 약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센세이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창고형 약국 개설 약사는 '조심스럽다'며 입장을 아끼고 있지만, 일간매체 등에는 친화적인 분위기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5년 전부터 기획했다. 시대가 바뀌며 환자들도 변했다. 가격을 중시하면서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를 원한다"며 "오남용, 복약지도 등 약사사회에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법무법인을 통해 검토를 받았다"고 밝혔다.약사사회 내부의 논란을 법적 검토로 차단한 셈이다. 일부 약국의 불법 행위에 대해 신고를 하자는 움직임도 있지만 보건소 역시 해당 약국에 대한 법적 문제점 등이 없음을 감안해 허가했고, 약국 역시 약사의 말대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약사사회 내에서는 해당 약국에 대한 약사회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소비자가 약을 쇼핑하는' 형태 약국이 의약품 자판기나 온라인 판매, 약국외 판매의 명분이 될 수 있음은 물론 약사 직능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약국 본연의 기능을 훼손할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박리다매로 낮은 마진을 추구하며 사입가 이상 판매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구매수량 당 할인정책은 모든 약국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아니다 보니 일선 약사들도 답답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해당 약국이 낮은 가격에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주변 약사들이 폭리를 취한 것처럼 악마화될 수 있다는 부분이 반발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대한약사회 자유게시판에도 창고형 약국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글과 댓글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약사회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자 공식적인 약사회 입장과 플랜을 묻는 질문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약사회도 딜레마다. 약사회가 섣불리 대응했다가는 위력을 가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 저가 건기식 판매 사태 당시 위력 행사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또 다시 유사 행위가 반복될 경우 약사회로서도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하지만 한약사 약국 개설 때와는 사뭇 다른 약사회 행보에 회원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신상신고를 거부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이 후보자 시절부터 주창했던 말이 있다. "우리는 약사, 약사는 하나, 하나는 힘"하나가 될 때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내분이 빚어진 상황에서는 어떠한 외부 문제도 해결이 불가할 거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약사가 어떻게 하나된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8만 약사회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2025-06-23 06:30:18강혜경 -
[기자의 눈] 약국의 비대면 서비스와 온라인 약국[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의 비대면 서비스 강화가 곧 온라인 약국은 아니다. 두 가지 사안을 구분하고, 각각의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한다.약사사회에는 약국의 비대면 서비스가 곧 온라인 약국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우려가 깔려 있다. 비대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의약품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지만 자칫 대응 방안의 단순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하나로 뭉뚱그려 약국의 비대면 서비스에 대해 모두 반대하게 된다면 온라인 약국의 길목과 함께 새로운 기회의 길목도 틀어막을 수 있다. 약국의 오프라인 대면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상담의 질을 높이고, 쾌적한 공간과 소비자의 대면 경험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도 동의한다.대면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약국의 이익이 되는 점이 있다면 공격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쿠팡이 최근 공식 입장을 밝히며 일단락된 약국 의약외품 배달 서비스는 어떨까. 약국가와 업계 소문이 돌며 여러 입장들이 공존했지만 그 중에는 약 배달, 온라인 약국을 걱정하며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약사회에도 비상등이 들어와 분주하게 사태파악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의약외품은 온라인몰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고, 심지어 배달의민족을 통해 1시간 내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약국의 수수료 종속, 약 배달로의 확대는 경계해야 할 점이지만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는 환경 속에서 약국의 의약외품 배달을 정말 독으로만 봐야 될까.약계는 비대면 서비스를 활성화하는데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약국의 맞춤형 소분 건기식은 대면과 비대면을 접목한 새로운 기회이면서, 동시에 비대면 서비스를 갖추지 못하면 실패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대면 상담뿐만 아니라 비대면 상담과 모니터링, 구독서비스와 위탁배송을 모두 활용할 때에 제대로 된 시너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로지 대면 상담에 대면 조제만 고수한다면 단골 환자 외 수요들까지 품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되면 통약과 소분건기식 중 선택일 뿐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는 없다.정부 시범사업까지 진행했던 약사회가 소분건기식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에서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플랫폼과 SNS 등을 활용한 비대면 건강 상담 서비스는 어떤가. 개별 약국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소수의 이야기일 뿐이다. 약국, 약사의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들은 약사 인플루언서들의 성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약국 대면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 부족은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두려움을 과도하게 키운다. 대면 서비스의 질적 제고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고, 그 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의 강화를 고민해야 한다. 온라인 약국, 약 배달만 걱정하며 모든 가능성을 단절해서는 어떤 기회도 만들어낼 수 없다.2025-06-19 19:55:08정흥준 -
[기자의 눈] CSO 신고제, 시작보다 중요한 건 관리[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지난해 10월 시행된 CSO(의약품 영업대행사) 신고제는 제약 영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았다. 그간 CSO는 불법 리베이트 유통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이에 정부는 신고제를 통해 이들을 관리·감독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반 년여가 지난 지금, 현장에선 ‘신고만 받고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든다. 신고 접수로 확보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위법 사례는 얼마나 적발했는지, 무신고 업체에 대해선 어떤 조치를 내렸는지 등 후속 움직임이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데일리팜이 최근 CSO 업계 종사자 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신고 이후 피드백이나 후속조치가 부족하다’는 답변이 제도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힌 것도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다.CSO 신고제 도입은 제도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신고를 통해 기본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정부가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관리와 감독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단순히 서류상 신고 현황만 관리하는 데 머문다면, 오랜 기간 뿌리내린 불법 영업 관행을 근절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다.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신고 내용을 기반으로 현장 실태 조사와 무신고 업체 단속, 위법 행위 적발과 처벌 등 실효성 있는 사후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CSO가 투명하고 전문적인 영업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나아가 제약산업 전반의 신뢰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미신고 CSO들의 제도 참여율을 높이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일부 1인·영세 CSO들은 제도의 복잡성과 부담으로 인해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제도 밖에서 불법 영업을 지속한다면, 투명성 강화라는 제도 목적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1인·영세 CSO들의 신고 참여를 독려하고,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제도 참여율 제고야말로 CSO 관리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전반적인 영업 환경을 개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CSO 신고제 도입은 음지에 있던 CSO들을 양지로 이끌어내기 위한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첫 걸음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것은 ‘신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의 ‘관리·감독’이다. CSO가 전문화된 영업조직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과거와 같은 불법 리베이트의 통로로 남을지는 결국 정부의 사후 관리에 달려 있다.정기적인 실태 조사와 무신고 업체 단속, 부당 영업행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없다면 CSO 신고제는 허울뿐인 껍데기로 남을 뿐이다. 제도를 도입했다는 안도감을 내려놓고, 제대로 작동시키는 데 역량을 기울여야 할 때다.2025-06-19 06:17:22김진구 -
[기자의 눈] 오각형 이해관계에 포위된 비대면진료[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취임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이 초진 비대면진료 허용 범위를 현행 시범사업보다 좁힌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 제출하면서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여론과 보건의약계, 플랫폼 업계 시선이 일제히 법안에 쏠렸다.구체적으로 여야, 정부(보건복지부), 비대면진료 이용자(환자), 의사, 약사, 플랫폼 기업이 민주당 비대면진료 법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주체다.가장 큰 쟁점은 민주당 전진숙 의원안이 규정하고 있는 비대면진료 초진 허용 대상·범위다.전진숙 의원안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와 65세 이상 고령 환자에게 초진부터 비대면진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그 외 성인은 재진 비대면진료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놓고 입법 이해관계자들은 각자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지난 21대 국회에서 한 차례 발발했던 비대면진료 입법 전쟁이 22대 국회에서도 재차 재현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21대 국회와 크게 달라진 점 2가지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여당 자리로 옮겨 앉았다는 것과 무제한 시범사업으로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환자군이 급증하며 사회 이용률이 향상했다는 점이다.이런 상황 속 비대면진료 입법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를 압축하면 정부, 환자, 의사, 약사, 플랫폼으로 크게 5개로 분류된다.의료법 개정안을 심사해야 할 국회는 이들 5개 이해당사자들이 주장하는 서로 다른 의견을 모두 수렴해 공통분모를 찾는 동시에 합의 불가지점에 대한 설득과 협의 노력을 거친 뒤 여야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숙제를 갖게 됐다.문제는 입법안이 국회 법안심사대에 채 오르기도 전에 5개 이해당사자 간 입장차가 판이하게 달라 충돌하는 양상이 곳곳에서 도출되고 있다는 점이다.먼저 복지부는 무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형태를 유지하며 정권 교체로 여당이 된 민주당과 비대면진료 정부안에 대한 당정 협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지난 윤석열 정부 당시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통해 필수·지역의료 기근 문제를 해소하고 보건의료 산업 육성을 위한 장치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이와 결이 다른 비대면진료 정책을 펼 공산이 크다. 애초 전진숙 의원안은 비대면진료를 보건산업 육성 차원이 아닌 대면진료 보완재로서 보수적으로 법제화하겠다는 게 목표다.의사와 약사는 이번 입법에서 공생관계이자 적대관계다.비대면진료 제도화 허용 범위를 최소화하는데 있어선 의사와 약사 이해관계가 합치되지만, 처방약 배송을 놓고는 의사 찬성, 약사 반대로 서로를 공격하기 바쁘다.일단 의사와 약사는 대면진료, 대면조제를 명분으로 비대면진료·처방약 배송에 크게 반대하는 동시에 중개 플랫폼이 보건의료전달체계와 약국 생태계를 훼손하고 의료기관·약국이 플랫폼에 종속되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하는 공생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국민여론은 입법 관련 입장이 여러 갈래로 엇갈리나, 안전성 담보를 전제했을 땐 장벽없이 비대면진료를 허용해 달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2020년 2월부터 2025년 6월 현재까지 6년째 비대면진료 허용 범위가 넓어지는 경험만 해왔던 환자들이니, 입법으로 당장 어제까지 썼던 비대면진료를 신청할 수 없는 불편이 생길 경우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을 테다.특히 국민여론은 심야시간대 소아·청소년 환자 의료 접근성 확대나 장애인, 고령자 등 거동불편자의 진료권 신장을 이유로 현행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허용 범위를 유지하거나 축소 범위를 최소화 해달라는 입장을 견지할 확률이 크다.플랫폼 업계는 21대 국회에 이어 22대에서도 네거티브 방식의 비대면진료 제도화와 처방약 택배 배송 허용을 강력히 주장 중이다.특별히 위험성이 확인된 경우만 비대면진료를 금지하고 나머지는 연령 제한 없이 비대면진료를 신청할 수 있게 해야 지금까지 6년째 이어 오고 있는 플랫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결국 비대면진료 입법은 정부, 환자, 의사, 약사, 플랫폼이란 이해관계 오각형에 포위된 속에서 국회 심사를 받게 됐다.현재 발의된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은 총 3건(최보윤·우재준·전진숙, 발의순)이지만 향후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반영된 법안들이 추가로 발의될 여지도 충분하다.이미 민주당과 의사단체, 플랫폼 업계는 비대면진료 초진 허용 범위를 두고 상충되는 의견을 주고 받으며 대치 국면에 접어 들었다.21대 국회에서도 비대면진료 법안은 각기 다른 이해관계 속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며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의사·의대생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복지부는 의료공백 완화를 명분으로 무제한 비대면진료를 지금까지 시행 중이다.일각에서는 당시 의사 직능의 무조건적인 비대면진료 반대와 약사 직능의 처방약 배송 반대가 상호 시너지를 낸 게 입법 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22대 국회는 21대가 겪은 입법 진통을 반복해선 안 된다. 비대면진료 제도화는 여야 공통 대선 공약이자 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류다. 의료법 근거없이 무제한 비대면진료를 계속 유지해선 안 된다. 지금처럼 법적 사각지대를 방치하면 편법과 불법이 양산될 구멍이 커질 수 밖에 없다.여야 정치권이 이해당사자 간 이견을 최소화 한 입법안 마련으로 국민 불편 축소와 혼란 예방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젠 날카롭게 각진 오각형의 이해당사자들이 국회에 모여 치열하고 합리적인 입법 논의를 거쳐 불안정한 비대면진료의 국내 연착륙이란 성과를 내야 할 때다.2025-06-17 17:35:20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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