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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파생상품 평가손실 속출...주가 급등의 역설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순손실이 불어나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채권에 붙은 전환권의 가치도 그만큼 높아지고 기업은 현행 회계 규정에 따라 이 증가분을 파생상품 손실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백신 전문 바이오 기업 큐라티스는 제4회차 사모 CB와 관련 누적 84억9416만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이는 9월 말 기준 이 회사 자기자본 304억6481만원의 2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앞서 큐라티스는 지난해 10월 150억원 규모 제4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CB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주식연계채권이다. 채권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주가가 오르면 CB에 붙은 전환권의 가치도 동반 상승한다. 투자자는 미리 정해진 가격인 전환가액으로 주식을 바꿀 수 있는데 시장 가격인 주가가 오를수록 싼값에 주식을 확보해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의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문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기업은 이 전환권 가치의 상승분을 당기 비용, 즉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회계 관점에서 전환권은 회사가 갚아야 할 잠재적 빚(파생상품금융부채)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오를수록 회사가 부담해야 할 부채의 크기가 커진 것으로 간주, 기업이 늘어난 부채만큼을 파생상품 평가손실이라는 회계상 비용으로 털어내도록 규정한다.큐라티스 주가는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5월 들어 상승 폭이 가팔라지며 5월 8일에는 종가 기준 1911원까지 치솟았다. 500원대를 맴돌던 연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이는 제4회차 CB의 전환가액인 641원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주가와 전환가액 사이의 괴리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큐라티스는 늘어난 차액만큼을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인식한 것이다.이처럼 '회계상 적자' 딜레마에 빠진 건 큐라티스뿐만이 아니다. 올해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채권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공시한 바이오·헬스케어 업체는 10곳을 넘어선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주가 반등에 성공한 기업의 평가손실 인식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가축 면역항체 기업 애드바이오텍은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24억원을 인식했다. 절대 금액은 크지 않으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52.2%에 육박한다. 자본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 회계상 손실로 잡힌 셈이다. 작년 말 1000원 후반대에 머물던 애드바이오텍 주가는 하반기 들어 급상승세를 타며 현재 30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주가가 단기간 두 배 가까이 뛰자 전환권의 내재가치가 커졌고 이 증가분이 고스란히 파생상품평가손실로 반영됐다.세포분석 공정 자동화 기업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124억원 규모 파생상품평가손실을 공시했다. 자기자본 대비 손실 비중은 45.7%에 이른다.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코오롱티슈진 역시 자기자본의 43.1%에 달하는 500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와 코오롱티슈진 모두 작년 말 대비 현재 주가가 5배가량 급등했다.파생상품 평가손실은 회사의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실제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는다. 다만 기업의 실질 가치와 무관한 대규모 평가손실 탓에 정상적으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이 재무구조가 취약한 부실 기업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실제 인체조직 이식재 기업 엘앤씨바이오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4억6116만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순손실 662억5706만원을 냈다. 본업에서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주가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비용이 이익을 모두 갉아먹으면서 회계상으로는 막대한 적자 기업으로 보이는 착시가 발생했다는 얘기다.일각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국내 회계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잦은 주가 변동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과도하게 출렁이는 현 구조가 기업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미국 회계기준(US-GAAP)에서는 CB 전환권을 별도의 파생상품부채로 분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자본으로 인식한다. 주가가 급등하더라도 전환권 가치 변동을 평가손실로 반영하지 않아 기업의 순이익이 주가 변동에 좌우되지 않는다.2025-12-02 06:00:55차지현 기자 -
'법차손 리스크' 해소했지만…루닛, 비용 구조 개선 과제[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올 3분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관리종목 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했다. 다만 영업적자가 여전히 누적되고 있는 데다 이번 개선의 상당 부분이 환율·파생상품 등 비경상적 금융수익에 기반한 만큼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루닛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법차손은 146억원이다. 3분기 말 자본총계는 1647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8.9%를 기록했다.이는 지난해 말 기준 법차손 비율이 50.5%까지 치솟으면서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불거졌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지난해 연결기준 루닛의 법차손은 832억원, 지난해 말 루닛의 자본총계는 1649억원으로 집계됐다.(자료: 금융감독원)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이 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기술특례 제도로 상장한 기업의 경우 상장 연도 포함 3개 사업연도까지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된다. 상장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말일까지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그 다음 사업연도부터 유예기간을 기산한다.지난 2022년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루닛은 지난해부로 법차손 요건 유예 기간이 만료됐다. 이번 분기 루닛은 관리종목 지정 기준선인 법차손 비율 50%를 크게 밑돌면서 상장 적격성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털어낸 셈이다.올해 법차손 부담이 완화된 데에는 본업보다 금융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3분기 루닛의 영업손실은 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이 50억원 확대됐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142억원 증가했다. 해외 사업 확장에 따른 운영비 증가와 연구개발비 확대, 볼파라 헬스테크놀로지 인수 후 통합 비용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그럼에도 파생상품평가이익, 외환환산이익 등 금융수익이 크게 늘고 기타수익에서도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면서 본업에서 나온 손실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루닛의 3분기 금융수익은 5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가량 증가했다. 루닛의 3분기 누적 금융수익은 851억원으로 이 가운데 파생금융부채평가이익이 812억원에 달했다. 파생금융부채평가이익은 전환권 가치가 떨어지며 부채가 감소해 생기는 일종의 회계상 이익으로 루닛의 주가가 전환가액 이하로 떨어지자 부채 평가액이 감소하며 812억원이 이익으로 잡혔다는 뜻이다.여기에 기타수익도 법차손 개선에 한몫했다. 루닛의 3분기 기타수익은 1억원으로 전년 동기 3767만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타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0% 늘어난 2억원 수준으로 이 중 잡이익이 193억원을 차지했다. 잡이익은 회계상 우발적·일시적 요인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루닛 사업 본연의 실적이라기보다는 회계적·일시적 처리가 반영된 성격이 강하다.루닛이 당장 관리종목 지정 우려는 해소했지만 법차손 개선이 본업이 아닌 평가이익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평가이익은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이나 수익성 개선과 무관한 항목이기 때문에 영업적자가 해소되지 않는 한 법차손 비율이 다시 악화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상장 기업이 법차손 관련 관리종목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업 구조조정이나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손실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해 법차손 비율을 낮추는 방식이다. 분모(자본)를 늘리거나 분자(손실)를 줄이는 방식으로 결손금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루닛은 먼저 본업 성장에 기반한 영업손실 축소를 가장 근본적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루닛은 사업 확장과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통해 오는 2027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구체적으로 볼파라 통합으로 구축한 구독형(SaaS) 반복 매출 구조를 확대하고 AI 암 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의 글로벌 판매망을 강화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히는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집중 육성해 손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실제 루닛은 3분기 실적에서 매출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고정비 부담을 일부 흡수하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루닛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매출 196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9% 늘어난 567억원으로 루닛 설립 이래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특히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92.2%를 차지하며 글로벌 상업화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CB 전환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도 법차손 완화 방안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루닛은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CB 전부 또는 일부가 보통주로 전환돼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유 CB 물량이 전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자기자본이 약 1700억원 증가, 법차손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루닛은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CB를 발행한 바 있다. 각각 1665억원(1회차)과 50억원(2회차) 규모로 이들 CB 합은 총 1715억원 수준이다. 당시 회사는CB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볼파라 인수합병(M&A)과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해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다만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13일 종가 기준 루닛 주가는 3만9750원으로 52주 최고가 8만5800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건에 따라 1회차와 2회차 CB 모두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했으나 주가가 여전히 이를 밑돌고 있어 주식 전환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조정 후 1회차 CB 전환가액은 5만2846원, 2회차 CB 전환가액은 4만7819원이다.2025-11-14 06:00:00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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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판콜에스내복액16,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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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텐텐츄정(10정)13,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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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까스활명수큐액12,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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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판피린큐액12,8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