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인 나, 불면증 환자 그녀에게 선물이 되고 파
- 데일리팜
- 2017-07-03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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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선 약사(건강한 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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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을 원하는 현대인과 약국의 역할 [2] 약국에서 만난 그 사람
얼마 전 숭곡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약물안전 교육을 하였습니다. 저는 성북구 의약품안전사용교육 강사단에 소속되어 수 년 째 약물안전교육을 다니고 있습니다. 교육 받는 대상에 따라 조금씩 교육내용이 달라지긴 하지만 교육 맨 앞에 나오는 이야기는 늘 '약’에 대한 정의입니다. 약... 藥... 가득차고 고운 한자에 대한 이야기로 제 교육은 시작합니다.
약이란 '즐겁게 만들어주는 풀'이라고 그 어원에 대하여, 약이 일상생활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하여 말합니다. 즐겁다는 말은 고통 없이 편하다는 뜻도 되겠지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가끔은 제가 정말 좋은 약사인가 돌이켜 생각하곤 합니다. 아픈 사람들의 행복함을 위하여 얼마나 노력하였나 하고... 고민하다보면 늘 부족함을 느껴집니다.
제 약국이 자리한 곳은 재개발대상지역이고 유흥업소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어서 정말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밤과 낮을 바꾸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늘 피로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알콜의 강한 유혹에 어쩌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이 보게 됩니다. 편한 잠을 자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하지만 그나마 자는 서너 시간의 잠 또한 수면의 질이 좋지 못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수 년 째 스틸녹스와 할시온을 복용하고 있는 한 친구의 아픔은 약사인 제게 많은 숙제와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생선배로서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밤새 일을 하고 아침8~9시 일이 끝나면 두 종류의 안정제를 먹고 잠을 청하는 그녀는 채 다섯 시간을 자지 못하고 12시쯤이면 잠에서 깨어나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집밖으로 나왔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지갑과 핸드폰은 챙겨서 나왔지요. 슈퍼에 가서 주전부리거리를 사고 약국에 들러 온 몸이 아프다면서 소염진통제나 근이완제를 구입하곤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몸살기운이 많아서 약을 자주 구입하는 단골환자라고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행동이 장기간 복용한 스틸녹스 부작용으로 생긴 몽유병 증상 이라는 걸 정말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한참 후에 그녀가 잔뜩 모아놓은 약 한보따리를 들고 약국에 왔고 이 약이 언제, 왜 구입했는지 도통 기억이 없다면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아, 순간 뒷머리에 퍽하고 무언가가 박히는 느낌이었습니다. 꽤 긴 시간 그녀의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어주고 약 값을 받고 중독성이 강한 약이니 조심해서 드세요 라고 일상적인 복약지도 만을 하고 있었던 제 모습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제가 약에 대해 좀 더 알아볼 테니 다음날 방문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다음 날 약속한 대로 방문한 그녀가 참 고마웠습니다. 스틸녹스와 할시온의 부작용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하니, 그녀의 동공이 흔들렸고,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였습니다. 수면제가 몸에 나쁜 거는 막연히 알았지만 이렇게 중독이 되는 약 인줄은 몰랐어요. 전 그 약 없이 잘 수가 없는데 이제 저는 어떡하죠?
진정으로 그녀를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괜찮은 약사, 좋은 약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수면제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건강기능식품이 있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친구여서 많은 제품을 권할 수는 없었습니다. 편한 잠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 여러 가지를 그녀에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몽유병의 그물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녀는 하나씩 하나씩 실천 하였습니다. 편한 잠을 위해 노력했던 그녀는 지금은 약의 양은 많이 줄였고 할시온만 일주일에 두 세알 정도 먹고 있습니다. 거의 일 년이라는 기간을 그녀의 불면을 치료하기위해 짬짬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녀의 정신적 편안함을 위하여 따스한 책을 권하기도 하고, 제가 만든 천연비누와 천연화장품을 나누어주었고, 안정을 도와주는 엣센스오일로 실내방향제를 함께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팠던 그녀가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기뻤습니다. 약사로서 참 잘했다는 뿌듯함이 제 가슴을 가득 채웠습니다. 눈을 들어 여기 저기 살펴보면 외줄타기 같은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그녀들을 혹은 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버거운 삶의 끝자락을 잡고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피로와 불면은 어쩔 수 없이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슬픈 현실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날로 기계화되어가는 고도의 산업사회 속에서 사람은 그 부속품으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그 소외의 현실은 더욱 큰 불면을 낳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좋고 편한 잠을 잘 수 있을까? 중독성이 강한 수면제 외엔 다른 길은 없는 것일까? 어떤 건강기능식품이 편한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면서 불면증 환자들의 친구가 되어 행복한 삶을 함께 만들어 가는 좋은 약사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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