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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가 된 문학소녀와 어느날 가운 벗어버린 약사

  • 이정환
  • 2017-07-11 06:14:59
  • 데일리팜, 약으로 통하는 세상 강연회...'약사의 틀을 깨라'

약통 강연회 사회자와 강연차로 참석한 개그맨 최형만, 최지인 약사, 안소영 소장(왼쪽부터)
'약으로 통하는 세상 약通' 강연회

지역사회에서 안전한 약물 사용을 안내하고 책임지는 약사들, 그래서 남부러울 것 없어보이지만 미래 인생설계에 대해서 만큼은 막연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을지 모른다.

약사 전문성을 필요로하는 환자 목소리에 자부심도 느끼지만 바쁜 약국경영과 밀려드는 처방전을 소화하다 'AI가 약사를 대체한다'는 뉴스 한 토막이 어깨너머로 들릴때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

특히 전통적이고 틀에 박힌 약사업무에서 탈피하고, 자신만의 강점을 약무와 접목시켜 발현시키고자 하는 약사들의 사회적 니즈도 과거 대비 크게 늘었다.

데일리팜은 10일 저녁 서울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약으로 통하는 세상 약通' 강연회를 열었다. 동아제약 후원으로 마련된 첫 번째 약통 강연회는 '약사의 틀을 깨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폭우에도 50명 남짓한 약사들이 방청객으로 나와 강연하는 약사들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지친 약국업무를 잠시 잊고 약사직능의 넓은 스펙트럼을 살펴보는 재충전 시간이었다.

개그맨 최형만씨의 사회로 약사 출신 라이프플래너(재정상담가) 최지인 약사와 특허전문가 국제특허법률사무소 안소영 소장이 연자로 나섰다. 최 약사와 안 소장은 약사면허 취득 후 각각 파이낸싱과 특허라는 전문분야에 새롭게 도전했다.

"2만개 약국, 매해 배출되는 1900명 젊은 약사 속 생존고민"

최 약사는 약사 청중들에게 안정적이고 고소득으로 평가되는 약사 대신 보험설계사로 불리는 라이프플래너 직무를 선택한 이유를 '상식에 대한 위기감'이라고 표현했다.

갈 수록 늘어나는 약국들과 해마다 배출되는 젊은 약사들 가운데 내가 약사로서 고용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고 새로운 직업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최 약사는 약사들을 향해 "나는 라이프플래너이자 보험설계사다. 약사 면허를 따고 10년동안 약국을 운영했지만, 편견을 딛고 보험설계사 길을 택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최 약사는 "날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왜 약사라는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을 그만두고 보험설계사라는 힘든 일을 하냐고 묻는다"며 "약국을 운영하면서 이같은 당연함에 대한 저항과 위기의식이 생겼다"고 했다.

최 약사는 "'약사=평생직업'이라는 상식이 계속 무너지고 세상은 변화를 요구했다"며 "작년 기준 약국 수는 2만여개고 PEET제도로 연 1900명에 달하는 젊은 약사들이 배출된다. 내가 늙었을 때 고용시장에서 밀려날 것이란 위기감이 들었고, 약사 가운을 벗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5년여 간 라이프플래너 직종을 지속하면서 약사의 길을 그만둔데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노후를 위한 재무계획을 세우는 기쁨을 만끽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끔 친구약국에서 일을 할때도 있는데, 예전 약사로만 살 때는 할 수 없었던 말 '어제 많이 아프셨겠어요'라는 공감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약국 밖에서 환자의 입장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약학과 문학 접목해 의약품 특허 직무 만나…천생직업"

안 소장은 약사로서 제약 특허소송 심사관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를 토대로 글로벌 특허전쟁 속 삶의 희로애락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자신의 학창시절을 '작가를 꿈꾸던 문학소녀'라고 추억한 안 소장은 약대 진학 후 10년 넘게 석·박사 약학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던 중 새로운 길에 들어섰다.

안 소장의 문학-약학 간 이종교배는 아이러니하게도 '의약품 특허'라는 결과물을 낳았다. 그는 신문에 게재된 특허청 약학박사 첨단기술 심사 공무원 특별채용 공고를 발견했고, 고민없이 도전했다.

안 소장은 "특허청 심사관이 실험실을 탈출할 유일한 기회 같았다"며 "당시 신기술 특허인 의약품 특허를 심사할 수 있는 전문가나 공무원이 드물었던 게 합격 배경이다. 심사관 5년을 하면 변리사증이 자동 발급됐던 것도 메리트였다"고 기억했다.

안 소장은 "특허청 심사관 업무는 천생직업이라고 여길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문학소녀 시절 꿈꿨던 일과 전공인 약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직업을 손에 쥔 기분"이었다며 "심사관을 거쳐 특허심판원 소송수행자로 직무를 옮기자 본격적인 '특허 전쟁터'와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최초의 의약품 특허소송수행자가 됐다. 십 수년간 약학을 공부했던 터라 다른 변리사들 보다 더 쉽고 명료하게 의약품 기술에 대한 특허설명을 했고, 승소율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며 "특허청을 나와 변리사 일을 하면서 특허 전쟁터에서 싸우는 게 내 일상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약사시기 지겹게 공부했던 학문들을 특허소송 때 다 활용했다. 약학을 전공하고 의약품 특허를 맡아 분쟁을 해결했을 때의 즐거움이 내겐 희로애락"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 전쟁이 갖는 의미 등에 대해서도 일반인과 다른 관점에서 풀어내 공감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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