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화이자와 '입랜스' 논란 되돌아보기
- 어윤호
- 2017-07-17 06: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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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HER2,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음성 유방암치료제 '입랜스(팔보시클립)'를 개발한 미국계 빅파마 화이자는 최근 몇달 간 환자단체, 다수 언론 등으로부터 말그대로 뭇매를 맞았다.
입랜스는 굳이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을 논하지 않더라도 최초의 HER2 음성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약제라는 점 자체가 고무적이다. 즉, 좋은 약이다.
하지만 비급여, 한알 가격이 21만원, 한달 약값이 600~700만원 가량이다. '존재하지만 먹을 수 없는 약'을 바라보던 환자와 그 가족들의 분노는 결국 폭발했다.
당사자가 아니면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절박함에서 비롯되는 행동력은 대단했다. 특히 환우단체인 HPBCF(Hormone Positive Breast Cancer Forum, Korea)가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입장을 전달하는 추진력은 기자 입장에서도 놀라울 정도였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다만 입랜스가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지금, 이번 사태를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
등재기간·지원프로그램, 일련의 쟁점들
선별등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 시스템에서 입랜스 사례만을 놓고 봤을때 화이자가 소위 말하는 외국계 회사의 '못된 짓'을 했다고 단정하기는 사실 어렵다.
한국의 항암제 평균 급여 등재율은 62%, 허가 후 등재까지는 평균 600일 가량이 소요된다. 유방암치료제를 보더라도 로슈의 '퍼제타'가 4년, '캐싸일라'는 3년(약평위 통과)이 걸렸다. 이를 감안했을때 지난해 8월 승인 후 7월 약평위를 통과한 입랜스의 속도는 느린 편은 아니다.
HPBCF와 언론의 압박이 유효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다국적제약사들이 그리 착한(?) 업체들은 아니다.
한국의 시장성이 떨어진다 판단해 여론의 비판이 쇄도해도 아예 약의 도입을 무효화하는 회사, 반대로 환자단체를 종용해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을 형성하는 회사, 정부의 보장성 방안에 포함될 것을 염두해 고의로 약가협상을 지연시키는 회사, 모두 실존한다.
또 외자사들에게 있어 약가는 정부와의 협상보다 어려운 장벽이 글로벌 본사의 승인이다. 수조원을 투자해 개발에 성공한 신약을 한국에서 난리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낮추지는 않는다.
즉 적어도 화이자 한국법인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본사를 설득했고 본사도 이를 받아들여, 6월 약평위 이후 한달 여만에 약가를 낮춰 급여적정성 평가를 받아내는 노력은 했다는 얘기다. 물론 빠르게 주판알을 튕겨 맞춘 가격이겠지만 말이다.
30%라는 지원 비율이 문제가 되고 있는 환자지원프로그램의 경우 법리적인 해석이 복잡하다. 한국에서 의약품 무상공급은 환자 유인이나 판촉행위가 될 수 있어 공정거래법과 약사법에서 특정 예외 사례를 제외하고는 금지하고 있다. 백혈병약 '글리벡'이 제네릭 출시와 함께 무상공급이 중단된 것도 같은 이유다.
고가약 시대가 낳은 근본적인 문제
입랜스가 비싼것은 맞지만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최근 외자사 신약들이 항암제, 희귀난치성질환치료제에 쏠려 있고 열에 여덟은 고가 약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은 고가약 시대에 신약의 급여 등재 이전까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환자들의 고통이 야기시킨 것이지, 1개 제약사의 비도덕성과 무책임함의 문제를 원인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혁신신약이자, 고가약의 등재가 지연될때마다 '입랜스 논란'이 반복되면 되레 한국의 신약접근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는 환자단체 대중들에게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제도적 한계성 등 다양한 시점 보다는 '화이자 까기'에 집중했던 우리네 언론들도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화이자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좀 더 빨랐어야 했다. 사전에 PAG(Patient advocacy group)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에 대한 해명과 해결방안을 공유하지 않았던 것은 엄연한 제약사의 과실이다.
다만 욕먹기 시작하면서 보여 준 근 두달 사이 이 회사의 행보에 대해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는 비판일색은 생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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