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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 이상지질혈증 신약, 상용화 여부 불투명

  • 안경진
  • 2017-08-30 12:14:55
  • 심혈관계 위험 9% 감소 불구…지질개선 효과 미미·체내 약물축적 문제도

종근당이 개발 중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19)와 같은 계열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아나세트라핍( anacetrapib)'의 REVEAL 연구 결과가 마침내 공개됐다.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심장학회(ESC 2017) 핫라인 세션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온라인판 저널(DOI: 10.1056/NEJMoa1706444)을 통해 CETP 억제제의 심혈관계 개선효과가 처음으로 베일을 벗은 것이다.

하지만 CETP 억제제의 운명을 판가름할 만한 중요한 연구로 평가됐던 REVEAL 연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발표에 따르면, 스타틴 집중치료를 받고 있던 심혈관계 고위험군에게 아나세트라핍을 추가했을 때 주요 관상동맥사건의 발생 위험을 9% 감소시켰고 LDL-콜레스테롤(LDL-C) 수치도 감소됐지만 HDL-콜레스테롤(HDL-C) 수치를 증가시키진 못했다.

MSD(미국 머크)가 아나세트라핍 개발을 지속할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반사이익을 노렸던 종근당에게도 아쉬움이 남게 됐음은 물론이다.

PCSK9 억제제 경쟁자로 떠올랐던 CETP 억제제

CETP 억제제는 한때 차세대 지질치료제라 불리던 PCSK9 억제제의 유력한 경쟁상대로 불렸던 약이다.

'콜레스테롤 에스테르 전달단백질(cholesteryl ester transfer protein, CETP)'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LDL-C 수치는 줄이고 HDL-C 수치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스타틴과 병용할 경우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내리란 기대감도 상당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개발과정이 쉽진 않았다. 지난 수년간 화이자(torcetrapib)와 일라이 릴리(evacetrapib), 암젠(AM-8995) 등 빅파마들은 유효성이 떨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이상반응으로 인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만약 MSD가 아나세트라핍의 긍정적인 개발성과를 입증한다면 회의적으로 돌아섰던 CETP 억제제 개발이 재활성화 될 수 있었던 참이다.

REVEAL(Randomized Evaluation of the Effects of Anacetrapib Through Lipid Modification) 연구는 심혈관계 고위험군에게 아나세트라핍과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병용투여했을 때 심혈관계 아웃컴을 평가하는 디자인으로, 지난 6월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가 공개되며 장밋빛 미래가 점쳐졌었다.

당시 MSD는 "스타틴을 복용 중이던 고위험 환자들에게 아나세트라핍을 추가했을 때 위약군(스타틴 단독) 대비 심혈관사망과 심근경색, 심혈관중재술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심혈관계 아웃컴 개선효과는 입증했지만…절반의 성공?

탑라인 결과에서 밝혀진대로 일차평가변수 자체는 긍정적이다.

영국 옥스포드대학 연구진은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혈관질환을 동반한 50세 이상 성인 환자(3만 449명)을 대상으로 리피토와 아나세트라핍(하루 100mg)의 병용 효과를 4년 여 기간에 걸쳐 평가했다. 일차종료점은 심장마비와 심혈관중재술 발생률, 심혈관계 사망으로 잡았다.

아나세트립 관련 HPS3/TIMI 55 REVEAL 연구의 디자인(출처: www.timi.org)
그 결과 스타틴과 아나세트라핍 병용군은 스타틴 단독군(대조군) 대비 일차종료점을 9% 감소시켰다(RR, 0.91; 95% CI, 0.85-0.97; p=0.004).

하위분석에 따르면 아나세트라핍 병용군의 심혈관사건 발생률은 10.8%(1만 5225명 중 1640명), 대조군은 11.8%(1만 5224명 중 1803명)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허혈성 뇌종줄에 대한 영향은 뚜렷하지 않았다. 당뇨병 발생 위험도 소폭 낮아진 것으로 확인된다(5.3% vs. 6%; P=0.049) .

문제는 다른 데서 발견됐다. 가장 치명적인 점은 지방조직 내에 약물이 축적되어 5년동안 머무른다는 사실.

지질 수치 변화도 기대 이하였다. LDL-C 수치는 약 20% 감소에 그쳐 유효성 면에서 스타틴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으며, HDL-C 수치는 아나세트라핍 병용군에서 위약군 대비 43mg/dL 증가됐다.

그 밖에 아나세트라핍 병용군에서 경미한 혈압증가(0.7/0.3mmHg)와 사구체 여과율(estimated GFR) 감소(약 60mL/minute/1.73㎡ 증가) 소견이 관찰됐고, 사망이나 암 발생 위험을 포함한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공동책임자였던 옥스포드대학 마틴 랜드레이(Martin Landray)는 "스타틴 집중요법에 CETP 억제제를 추가하면 고위험 환자의 심혈관사건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입증됐다"며, "HDL-C 증가보단 LDL-C 감소에 따른 효과라고 판단된다. 다만 HDL-C 수치가 2배 증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체내 축적된 약물용량이 정확하게 얼마나 감소되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임상전문가들 평가 상반돼…향후 운명은 MSD 손에?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앞서 개발됐던 CETP 억제제들보단 나아진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랄까.

마틴 랜드레이 박사(출처: 옥스퍼드대학)
랜드레이 박사는 "예기치 않은 위험이나 명백하게 효과가 떨어져 개발이 중단됐던 과거 후보물질들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나아진 결과"라며, "다른 CETP 억제제 임상보다 환자수와 치료기간이 2배가량 길었고 첫 2년간은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의적인 의견들도 다수 쏟아졌다.

클리브랜드클리닉의 스티브 니슨(Steve Nissen) 박사는 "일차종료점으로 설정됐던 심혈관사건을 9% 감소시키는 데 그쳐 임상적인 혜택이 크다고 보기엔 너무 작았다"며, "조직에 약물성분이 잔류한다는 것도 치명적인 단점이다. 생물학적 지속성이 매우 낮은 데다 치료효과가 낮아 보건당국에 허가신청서가 제출될 확률은 극히 낮아보인다"고 지적했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의 스티븐 니콜스(Stephen Nicholls) 교수 역시 "오랜 기간 많은 인원에게 투여할 경우 몇 가지 이점이 나타날 것이다. CETP 억제제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아나세트라핍이 그 계기가 될지는 알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애매한 결과를 낸 아나세트립이 허가신청 단계에 도달할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개발사인 MSD 손에 달린 듯 하다.

종근당의 이상지질혈증 신약 CKD-519의 운명도 아나세트립의 향후 행보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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