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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식물대표'로 위상 추락한 의약 3단체장

  • 이혜경
  • 2017-09-18 06:14:53

임기 6개월을 앞두고 탄핵 심판대에 올랐던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의약단체장의 구사일생이다. 하지만 의협도 다른 직능 단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식물단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 전망이다.

구사일생 한 회장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재선에 성공했고,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12월 재선에 가장 먼저 성공한 조찬휘 약사회장이 탄핵 심판대에 오르더니, 지난해 3월 재선한 김필건 한의협회장, 추무진 의협회장까지 잇따라 민초회원들로부터 탄핵이라는 '중간점검'을 받아야 했다.

탄핵이 회원들의 마지막 선택이자 목소리 일 수 있지만, 재선에 성공한 의약단체장들에겐 회무 운영에 대한 중간점검으로 '재신임'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모든 회장들은 겸허히 "불신임 투표 결과로 회원들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불신임 안건 상정을 위한 대의원회 임시총회 개최부터 정관 상 불신임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할 테면 해봐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결과는 의협, 한의협, 약사회 3개 단체 모두 불신임 '부결'. 조찬휘 약사회장은 전체대의원 397명 중 투표에 참여한 301명으로부터 불신임 찬성 180표, 반대 119표, 2표를 받았다. 정관 상 불신임안 처리를 위한 전체대의원 3분의 2인 266표는 나오지 않았다. 김필건 한의협회장의 불신임 논의는 정족수 미달로 1차 임시총회 자체를 열지 못했고, 2차 임시총회에서 정관이 변경되면서 대의원들이 아닌 전체 한의사들로부터 불신임 투표를 받고 있는 중이다. 추무진 의협회장 또한 181명의 참석대의원 중 106표가 불신임 찬성을 했지만, 3분의 2라는 높은 벽이 살려줬다.

문제는 대의원들의 투표로 불신임 위기에서 벗어난 이들 단체장들을 민초회원들로터 '재신임'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이미 내부 논란으로 경찰조사와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는 약사회장에 이어, 비대위가 구성된 의협, 그리고 아직까지 불신임 투표가 진행 중인 한의협까지. 이들 단체는 지난 8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중 일부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면 의약단체를 대표하는 회장들이 직접 정부의 협상테이블에 앉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재신임을 얻지 못한 회장들이 정부의 협상테이블에 앉을 자격이 있는 지 의문이다. 정부에게 보건의료정책을 만들어가는 파트너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회원들로부터 대표성부터 인정받는 게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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