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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들, 당당히 약국 밖에서 '딴짓' 한번 해봅시다"

  • 김지은
  • 2017-09-18 12:14:58
  • 참약협·비약, 공동 강연 진행…약사의 다양한 직역 소개하는 자리로

"약사가 해야 할 일이란 한계를 넘어서니 인생에 다양한 점들이 찍히더라고요. 그 점들을 엮고 잇다보니 약사이지만 내 이름 석자가 부각되는 삶이 열렸어요."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전문 행사 진행자, 래퍼 등으로 활동 중인 이상곤 약사가 무대에 나와 학창시절 배운 화학원리를 접목해 작사한 랩을 하자 순간 무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17일 참약사육성협동조합(이하 참약협)과 Beyond약사(이하 비약)가 중앙대 R&D센터 3층 대강당에서 진행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사는 약사이야기-딴짓' 강연회. 이번 강연에는 약대를 갓 졸업한 20~30대 젊은 약사들과 약대생 30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1부 '약국 안에서 딴짓하기’, 2부 '딴곳에서 딴짓하기'로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 중인 약사들이 발표에 나서자 참석한 예비 약사들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하나라도 놓칠까 적고 사진에 담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강연 중에는 약국 안을 벗어나 특별한 활동이나 직업을 갖고 일하는 약사와 그들을 지원하는 업체 관계자가 말하는 약국 밖 세상에 대한 강연은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인생에 다양한 점 찍다보니, 특이한 약사 돼 있더라" 이상곤 약사(대웅제약 연구원/ 공연 연극 등 다수 출연)

이상곤 약사
현재 대웅제약 연구원으로 일하는 이상곤 약사는 이날 강의에서 많은 젊은 약사들이 일반적인 약사로서 삶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볼 것을 권했다.

이 약사는 현재 제약사 연구원으로서의 삶 이외에도 약사로선 조금 생소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아프리카TV BJ, 전문 행사 사회자, 연극배우, 래퍼, 투자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 약사는 "대학때부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그것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했던 것 같다"면서 "열심히 찾는데도 정작 뭘 해야 할지 몰라 선택한 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 조차도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더 고민이 깊어지던 중 내가 누군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더라"며 "그러면서 내 장점을 돌아보게 됐고, 그간 다양한 딴짓들을 해오며 내 삶에 여러 점을 찍고 있었단 점을 알았다. 그런 것들을 연결짓다보니 현재의 다양한 일들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약사는 후배 약사들에게 '약사'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삶 안에 자신을 한계짓지 말고 다양한 '딴짓'들을 하며 자신만의 삶을 구축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약사는 "대부분의 사람이 1년간 할 수 있는 일을 과도하게 계획을 짜는 반면 10년간 할 일에 대해선 생각을 잘 안하는 경우가 있더라"며 "여러분도 한번 10년을 생각해 봤으면 한다. 계획대로 살면 똑같이 계획대로 된다. 딴짓을 해보고 이것들을 연결하다보면 10년 후 어떤 삶이 펼쳐질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분도 자신이 뭘 좋아하고, 어떤 삶을 살지를 생각할 때 딴짓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약사가, 약사로서 일반적인 삶이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약사 이름으로서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1200vs20, 제약업 가능성 무궁무진…눈을 열어라" 이태영 약사(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이태원 약사
현재 금융사 제약, 바이오 전문 애너릴스트로 활동 중인 이태영 약사는 후배들에 그가 연구하며 바라본 제약산업 가능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 약사는 "1200대 20은 제약산업에 대한 숫자를 표현한 것"이라며 "전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1200조인데 반해 국내 제약시장은 20조 정도이다. 현재 국내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시장 등을 볼때 앞으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또 "성장할 것이 자명히 보이는 시장에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하나 고민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허가, 임상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고, 우리도 개발 중이다.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만큼, 후배들이 많이 진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젊은 약사들이 세계적으로 제약시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데 관심을 갖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가 그간 대학에서 배운 신약개발 과정과 패러다임은 시장에서 폐기되고 있다. 문제는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어떤 회사도 이제 혼자 감당하기 힘든 세상이 왔고, 그래서 아웃소싱을 선택하고 있다. 후보물질을 초반에 사 성공시려고 것이다. 빅파마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약사는 다국적제약사에 취업하기 희망하는 약대생들이 많은 현실과 관련, 차라리 해외에 진출해 제약사에 취업해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계 제약사에 가고자하는 후배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시야를 넓혔으면 한다"면서 "외국계회사에서 글로벌 업무는 대게 한국인에 맡기지 않는다. 해외에 나가 제약사에 취업해 특정 분야 전문가가 돼 국내에 돌아오길 바란다. 그것은 결국 우리나라 산업이 된다. 그러면 아직 발전하지 않은 우리 제약산업을 발전시키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예전 방식대로는 안돼…마음떠난 고객 잡으려면" 박효수 팀장(온누리약국 미래전략팀)

박효수 팀장
이날 유일하게 비약사로 강연에 나선 온누리약국체인 박효수 미래전략팀장은 자신이 근무 중인 체인업체가 추진 중인 소위 '딴짓'에 대해 소개했다.

전직 컨설팅, 구조조정 전문업체 맥킨지에서 근무했던 그는 온누리약국체인으로 직장을 옮기고 구조조정을 맡은 후 가장 큰 테마로 삼은 것은 ‘25년 전 엄마 손 잡고 약국에 왔던 고객이 25년 후 엄가 돼 자신의 아이를 데려와 약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약사들과 상담을 하며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약사로서 삶에 만족하거나 행복한 경우가 많지 않더라"며 "약국 시장은 성장하는데 왜그럴까 생각해 보니, 건강과 관련 약국 대신 점차 다른 곳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제 소비자는 약국을 처방약, 일반약을 위해 들르는 곳이지 그 외에는 생각을 많이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약국에 기대하는 영역이 줄어들면서 약국 시장이 5%씩 성장하는 헬스케어 시장에서 성장을 즐기지 못하고 정체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떠나가는 고객을 잡아야 할 때이다. 약사의 이권을 갖고 고객과 싸울 것이 아니라 고객을 약사의 편으로 만들어야 약국 산업이 재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에 대한 노력으로 1930여개 회원 약국을 갖고 있는 온누리약국체인이 현재 갖고 있는 5개 화두를 소개하기도 했다. 업체에서는 현재 약국 매장을 고객 친화적으로 가기 위해 끊임없이 인테리어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데 더해 약사 실명제 등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약국 경영에 대한 매니지먼트 컨설팅을 도입하는 한편, 약국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와 고객 관리 방법을 도입했다는 것. 또 약국이 멀티채널이 되기 위한 방식으로 온라인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국은 고객이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쪽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며 "선배 약사들이 그간 해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떠나갔던 고객들이 다시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다. 미래의 약사님들이 지금과는 다른 딴짓을 고민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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