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좋은 기업의 조건을 보여준 한화제약 사람들
- 조광연
- 2017-09-29 1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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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말, '복서'의 삶은 딱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늘 애잔하다. 인간과 전쟁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고, 풍차 건설에 앞장서 기여했으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왕관이 아니라 도축장에서 보낸 트럭이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인의식에 관해 장광설을 들었고, 종종 가슴이 뜨거워진 까닭에 희생과 열정도 바쳤건만, 자리를 뺄 때면 '오너의 사돈의 팔촌 대접'도 받아보지 못할 것을 아는 직장인들, 그들의 마음엔 늘 토사구팽(兔死狗烹)이 자리잡고 있다.
송편에 솜씨좋게 발라놓은 참기름처럼 반지르르한 개인의 말이나 조직의 구호는 도달하고 싶은 결핍에 대한 그리움인 경우가 허다하다. '가족같은 회사'라는 구호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다. 조직에 갇힌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피부로 느낀다. 이윤추구가 제일 목표인 기업, 해서 효율을 앞세우는 조직이 가정일 수 없고, 구성원들 역시 가족일 수 없는 현실을 말이다.불행히도 가망성 없는 이런 구호는 조직안에서 수시로, 그리고 두루두루 유통되며 곳곳에 혼선을 부추기는 노릇을 한다.
"복직 못할까 봐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회사에 다 얘기해 뒀다. 네 자리 절대 안치운다."(직장 동료들). "나을 수 있다, 어서 재활치료실로 가자, 이 과장 나한테 약 안팔거냐?"(거래처 의사들). "한화제약 사훈이 서로 믿고 돕는 한화가족이다. 말로만 되풀이한다고 가족은 아니다. 이 과장이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는 직원과 함께 간다는 '가족'의 본보기다."(한화제약 김경락 대표).
데일리팜이 최근 보도한 '하반신마비 1년, 기적처럼 돌아온 MR...그리고 우정'이란 제목의 스토리는 훈훈했다. 스토리의 '주인공들'에겐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격려까지 따랐다. 불행을 맞은 우리의 주인공은 대체 어떻게 살아왔길래 동료들이 자신들의 금쪽같은 연차를 모아 유급 휴가 만들어 선물하고, 거래관계에서 갑인 의사들이 찾아와 금일봉을 건네줬을까? 궁금증이 인다. 유독 주인공의 주변에만 '키다리 아저씨들'이 모여 살았다는 말인가? 아닐 것이다.
기업의 토양이되는 문화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한 주인공, 스스로도 미안해 몇번이나 사직서를 냈다. 그런데도 김경락 대표는 매번 돌려줬다. 회사 사람들은 다 안다. 동료의 불행이 안타까워도 효율 지상주의 문화를 거스르며 선의를 베풀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화제약 스토리는 가족같은 기업문화 위에서 피어난 꽃이다. 어떤이는 감동의 스토리가 300명이 안되는 종업원과 매출 1000억원이 안되는 중소기업이라 가능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럴까?
어느 산업계보다 보수적이며, 가족적이라던 제약업계가 최근 변하고 있다. 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은 인지상정인지, 인재 영입이라는 명분으로 '카 센터 부품갈듯' 시원찮아 보이는 오래된 직원을 내치고, 외부에서 새 인물을 들여다 쓰기를 좋아한다. 영입 인재들도 뿌리를 내리기전 또 내보낸다. 능력부재인지, 아니면 오너 혹은 경영진과 코드가 달랐는지 모를 일이지만 하나의 현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회사의 저변에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거침없이 나돈다. 누구도 말은 않지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나 경영진들은 오늘도 입을 열어 2020 회사의 비전을 말하고, 스스로 행복감에 젖은 나머지 그날이 오면 신세계가 열릴 것처럼 이야기 한다. 헛헛한 소리다. 직원들을 함부로 내치며 가족같은 회사를 입에 올린다. 물론 기업은 친목이나 봉사단체는 아니다. 고용능력 그 자체로도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 한데 참 좋은 기업이 되려면 인간에 대한 예의나 존중심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불가피한 필요성에 따라 인력을 조정할 때도 좀더 배려심을 보여야 한다. 새 부품에 눈길을 주는만큼, 기름을 칠곳이 어딘지 살피는 일은 좋은 기업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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