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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바둑 최강자는…임영환·이인석 약사 우승

  • 이정환
  • 2018-04-30 06:30:46
  • 약사들, 인생사 닮은꼴 '바둑' 기량 겨루며 화합
  • 5단 이상 면역증강조는 4강만 가려...K바둑 통해 결선대국 방송
  • |현장| 제1회 데일리팜-K바둑 약사바둑대회

박지연 5단, 하호정 4단, 김효정 3단, 데일리팜 전미현 전무, 전영수 아마5단, 서봉수 프로9단, 이창호 프로9단, 배윤진 프로3단, 유한양행 조욱제 부사장, K바둑 대표 양재호 9단(왼쪽부터)이 바둑대회 개막 후 기념촬영중이다.
29일 일요일 오전 10시, 연세대 백양누리홀에 마련된 '제1회 데일리팜 약사바둑대회장'에는 대국을 앞둔 약사·약사가족 100여명이 참석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대국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 목소리에 장내 공기는 한 순간 뒤바뀌었다. 시끌벅적했던 대회장에는 고요 속 '탁, 탁' 상대를 견제하고 자신의 집을 지으려는 경쾌한 바둑돌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백돌과 흑돌을 쥔 약사 바둑인들의 표정에는 자못 진지함이 서렸다. 대국 상대와 정중히 인사를 나눈 뒤 초읽기 속 한 수, 한 수 바둑돌을 내려 놓는 약사들의 손 끝은 예리하고 섬세했다.

수 싸움이 치밀하고 오묘해 굴곡 많은 인생사와 종종 비견되는 바둑에 매료된 약사들은 이날 오롯이 자신만의 바둑에 집중하며 한 주간 쌓인 약국업무 피로를 떨쳐냈다.

데일리팜과 K바둑이 공동주최하고 유한양행이 후원한 이번 바둑대회는 ▲면역증강조(5단 이상 최강부) ▲피로회복조(4단~1단) ▲활력충전조(1급 이하) 3개조로 나뉘어 토너먼트 실시간 대국으로 진행됐다.

면역증강조 우승자는 상금 100만원, 피로회복조 우승자 60만원, 활력충전조 우승자 40만원 상금이 주어진다. 우승자 3인과 각 조 4위까지는 프로기사 사인 바둑판이 증정된다. 선수 등록·조별 대진 추첨을 마친 약사들은 예선을 거쳐 8강전, 4강전, 준결승전에 이은 결승전 까지 토너먼트 대국을 이어 갔다.

다만 최강부인 면역증강조는 8강에서 이긴 최종 4인까지만 확정했다. 준결승과 결승은 추후 일자에 'K바둑 방송 대국'으로 별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최강부 4인의 대국은 K바둑의 채널을 통해 방송될 전망이다.

약사바둑대회는 활력충전조(1급 이하), 피로회복조(4단~1단), 면역증강조(5단 이상 최강부)로 나뉘어 대국이 진행됐다.
오전 11시에 시작해 점심식사 후 오후 5시 30분까지 이어진 대국 결과, 면역증강조는 곽형준·손선일·안원준·양성원 약사가 4강 진출권을 따냈다. 이들은 추후 개최될 K바둑 스튜디오 방송대국 4강 출전의 영예도 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을 지낸 서울약대 유무영 초빙교수는 최강부 8강에 진출, 장려상을 받았다. 유 교수와 함께 최강부에 출전한 경인식약청 김성호 청장은 아쉽게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유 교수와 김 청장은 과거 서울식약청에서 함께 공직생활을 하며 자주 대국을 나누던 막역한 사이로, 각별한 바둑 애호가로 알려졌다.

피로회복조는 임영완 약사가 우승을, 김상래 약사가 준우승을 거머 쥐었다. 활력충전조는 이인석 약사 우승, 이철준 약사가 준우승을 획득했다. 본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약사 가족들은 이벤트 대국에서 수준에 맞는 상대와 함께 바둑을 즐길 기회가 마련됐다. 바둑을 둘 줄 모르는 약사 가족들은 따로 마련된 오목과 윷놀이 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창호 9단과 서봉수 9단, 박지연 5단, 하호정 4단, 박지연 5단, 배윤진 3단, 짠잉 초단 등 내로라하는 프로사범들은 대회 전반을 감독하는 한편 대국 종료 후 다면기, 원포인트 지도대국 등 이벤트로 약사팬과 호흡했다.

다면기(多面棋)란, 한 사람이 여럿을 상대로 동시 대국하는 바둑을 일컫는다. 프로기사가 아마추어 애호가들에게 지도바둑으로 베푸는 게 일반적이다.

약사들은 "평소 즐겼던 바둑으로 나이와 성별, 소속, 지역을 넘어 화합할 수 있어 즐거웠다. 먼 발치서 바라봤던 프로 바둑사범들과 직접 대국기회를 갖게 된 것도 영광"이라고 제1회 바둑대회를 평했다.

최강부 4강에 진출한 손선일(76·전 강남허브약국) 약사는 "대학교 3학년 때 입문한 뒤 50년째 바둑을 두고 있다. 약사를 위해 만족도 높은 대회를 마련해 준 주최측에 감사한다"며 "바둑을 즐기는 약사가 참 많다. 아마 혼자 쑥스러워 불참한 약사들이 많을 것이다. 다음에는 더 많은 약사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로회복조 우승자 임영완(47·천안 튼튼약국) 약사는 "이런 대회를 너무 기다렸다. 데일리팜 바둑대회 포스터를 보고 참가했다"며 "처음에는 반집, 결승은 1집으로 이겼다. 앞으로도 약사바둑대회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약사 바둑인들을 상대로 다면기 중인 이창호 9단, 서봉수 9단, 박지연 5단, 하호정 4단, 배윤진 3단, 짠잉 초단(왼쪽부터)
활력충전조 우승자 이인석 약사(70)는 "1등 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어제 과음을 해서 큰 기대없이 대국을 즐겼는데 운이 따랐다. 프로 바둑기사의 사인 바둑판이 여느 부상보다 든든하다"며 "주변 약사들로 부터 데일리팜 대회 참가 권유를 받았다. 아무 걱정없이 바둑을 둘 수 있는 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익명을 부탁한 활력충전조 참가 약사(50·강동구 개국)는 "아내, 딸과 함께 대회장을 찾았다. 대회장 시설도 너무 좋고 이창호, 서봉수 사범을 직접 만나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이렇게 쾌적한 시설에서 바둑을 둘 수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다만 서울 외 지방에도 실력이 출중한 약사가 많을 것이다. 온라인 대국으로 지방 약사 참여율을 높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위쪽부터)면역증강조 4강 진출자 안원준 약사, 양성일 약사, 시상자 이창호 9단, 곽형준 약사, 손선일 약사, 피로회복조 준우승 김상래 약사, 시상자 서봉수 9단, 우승 임영진 약사, 활력회복조 우승 이인석 약사, 시상자 유한양행 이대원 팀장, 준우승 이철준 약사
서울약대 유무영 교수는 "대회 자체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바둑인들로서 이런 자리가 너무 반갑다. 아무래도 첫회다 보니 많은 약사가 대회를 모르고 계신 것 같다"며 "참가범위를 늘려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등 보건의료인을 초청해 대회 규모를 키우는 것도 좋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다음 대회에는 더 많은 약사가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론 김영삼 9단과의 다면기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약사 간 바둑을 매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고 덧붙였다.

경인식약청 김성호 청장도 "첫회다 보니 약사 참석자 수가 다소 적었던 것 같다. 2회차엔 총 200여명 약사들, 최강부에만 40명 이상 약사가 참여하면 더 쟁쟁한 경쟁이 될 것"이라며 "앞서 다른 바둑대회에서 배윤진 프로3단 팀과 대국을 가졌다가 패배했다. 오늘 다면기에서 재차 패해 설욕에는 실패했지만 재밌는 대국이었다"고 말했다.

서봉수 9단(왼쪽)과 이창호 9단은 이번 바둑대회가 약사들의 바둑 팬심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석한 프로사범들에게도 약사들의 바둑 팬심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서봉수 프로9단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으로 바둑이 체스를 뛰어넘어 세계적 관심사가 됐다. 바둑인으로서 바둑팬들과 만남은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느낀다"며 "바둑돌을 만지는 약사들의 눈에서 총기가 발했다. 개인적으로 약사들의 바둑을 향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창호 프로9단도 "약사바둑대회에 참관케 돼 기쁘다. 약사들과 다면기 등 대국을 둘 수 있어 의미가 컸다"며 "7판의 다면기를 뒀는데 실력이 뛰어난 약사들이 많아서 고전했다.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전국 약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대회 참석한 프로 바둑기사들은 팬들과 기념촬영, 원포인트 지도바둑 레슨 등 다양한 이벤트 행사에 참여했다. 대회 참가자들과 박지연 프로5단이 기념촬영중이다.(왼쪽) 박지연 5단이 지도바둑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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