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늦은 밤 나홀로약국에 '도넛'이 필요하다
- 정혜진
- 2018-06-25 06: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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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0, 80년대 한창 패스트푸드 붐이 일 때, 많은 도넛 가게들도 함께 융성했는데 이들의 고민은 심야시간 치안이었다. 가뜩이나 넓은 땅에 개인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미국 사회에서, 심야에 강도가 침입할 리스크를 안고 24시간 영업을 하려니 도넛가게 사장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고민은 '어떻게 하면 경찰관이 가게를 더 많이 들르게 할 것인가'로 이어졌고, 몇몇 주요 도넛가게들이 경찰들에게 커피와 도넛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도넛가게를 들르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강도와 도둑은 조금씩 도넛가게를 멀리하게 되었단다.
우리가 알 수 있는 표면적인 '도넛 마케팅 스토리'는 이렇게 위트있지만, 이런 스토리가 만들어지기까지 미국의 수많은 도넛가게 종업원과 사장은 심야 강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기도 했을 것이다. 우리가 현장에 있었다면 차마 눈뜨고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상황이 도넛가게에서 벌어졌을 거란 얘기다.
그 참혹한 일이 최근 우리나라 포항에서 재연됐다. 심야도 아닌 주말 저녁 시간, 약사와 종업원이 함께 있었음에도 이들은 난데없이 침입해 칼을 휘두른 괴한에게 상처를 입었고 어린 자녀의 엄마였던 30대 종업원은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돈을 노린 강도도 아닌, 조현병 환자임이 유력하지만 절박했던 그 상황에 괴한을 제압할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심야에 문을 연 상점,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약국뿐 아니라 어디나 이런 범죄에 노출돼있다. 우리 사회 전반의 치안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은 물론 옳다. 그러나 심야에 문을 여는 약국처럼 여직원과 여약사 종사자가 많으며, 몸이 아픈 국민들에게 절실한 공간이 같은 위험에 노출돼있다면, 지금이라도 우리 상황에 맞는 '도넛'을 개발할 때다.
약사회와 경찰청의 공조도 좋고, 경비업체와의 MOU 체결도 생각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도넛'처럼, 순찰을 도는 경찰이 한번이라도 더 들를 기회를 약국이 제공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약국에 오는 경찰에게 무상으로 드링크를 제공하는 벤치마킹은 어떨까. 대관절 약국에서 일하던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약사사회가 이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심야시간 약국을 지키는 약사와 직원은 언제까지나 불안하고, 불안하고, 또 불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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