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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CAR-T 강국, 중국이 전하는 메시지

  • 안경진
  • 2018-06-21 06:28:35

"당신의 암은 완치됐습니다." "그럴리가요, 다발골수종은 치료법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니요, 당신은 완치된 것이 확실합니다."

외신에서 전하는 다발골수종 환자 크레이그 체이스(Craig Chase, 57세)와 중국 암전문의의 대화다. 체이스는 중국 장쑤성인민병원에서 치료받은 최초의 미국인으로, #CAR-T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에 6주간 참여한 뒤 3년간 앓아온 다발골수종 완치 진단을 받았다. 체이스는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7)에서 다발골수종 환자의 반응률이 94%에 달한다는 난징레전드바이오텍의 발표를 접한 뒤 고심 끝에 중국 임상연구 참여를 결심했다고 한다. 체이스의 사례는 중국이 CAR-T 세포치료제 분야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음을 드러내는 예로 자주 회자된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중국에서 진행 중인 CAR-T 관련 임상건수는 116건으로, 미국(96건)과 유럽(15건)을 돌파할 정도로 최근 몇 년새 CAR-T 관련 임상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비교적 유연한 규제부터 저렴한 인건비, 정밀생산 분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미국보다 우위를 차지할 확률이 상당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길리어드의 예스카타 2종이 미국에서 판매 중이지만, 아직까지 기술 초기단계여서 역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존슨앤드존슨(J&J)의 계열사 얀센 바이오텍이 작년 말 레전드바이오텍과 CAR-T 치료제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이후로는 상업적 성공에 대한 신뢰감도 쌓여가는 듯 하다. LCAR-B38M의 임상데이터를 접한 J&J의 피터 레보비츠(Peter Lebowitz) 박사가 "(데이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블루버드바이오와 세엘진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보다 우수해보인다"고 극찬했다는 후문도 있다.

한 때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취급을 받았던 중국이 혁신적인 CAR-T 세포치료제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다양한 요소를 거론한다. 그 중 하나는 CFDA(중국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의 규제정책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몇년간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약개발 승인절차를 개선하고 혁신신약에 대한 우선심사와 특허보상 등을 강화하는가 하면, 글로벌 제약사에서 근무하던 해외 인재들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정책을 펼치면서 신약개발 업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레전드바이오텍을 필두로 우시바이오로직스,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 등 눈에 띄는 기업들이 하나둘 등장한 건 꾸준한 투자와 지원정책의 결과물인 셈이다.

최근 막대하게 유입되고 있는 해외투자금도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15억 인구에서 비롯된 저렴한 인건비와 신속한 피험자 모집요소가 더해졌을 때 중국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갖는 잠재력은 상상하기 어렵다.

국내 기업들이 5~10년 뒤 중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지 않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CAR-T 치료제를 비롯해 다양한 질환군에서 혁신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개별 기업들에게는 남다른 혁신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용을 얻기 위한 노력이, 정부에게는 보다 유연한 바이오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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