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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르탄 복용 환자 1만여명 중 1명 발암의 의미는?

  • 김민건
  • 2018-08-07 12:23:59
  • 김헌 충북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 "식약처 유럽·미국처럼 발빠른 대처 중"

김헌 교수가 지난 6일 식약처 발사르탄 중간조사 결과 발표 현장에서 복용환자 영향 평가 자문 의견을 밝히고 있다.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발사르탄 중간조사 결과 발표 현장에는 영향성 평가 자문 자격으로 충북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헌 교수가 자리했다. 그는 예방의학을 전공한 의사다. 독성과 암 역학 등 위해도 평가 분야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김 교수는 식약처가 발표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대봉엘에스 발사르탄을 복용한 환자에서 위해성 평가 자문을 맡았다. 자문 결과, 중국 제지앙화하이사 발사르탄 고혈압약을 최대용량인 320mg으로 1년 6개월에서 2년 이상 사용한 환자 1만1788명 중 1명에게서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용량을 낮추면 의미는 달라진다. 복용용량을 환자들이 복용하는 평균수준인 80~160mg 용량으로 낮추면 위해성은 5만분의 1로 낮아진다. 그렇다면 식약처가 발표한 최대용량 복용 시 1만1788명 중 1명의 발암 가능성을 과연 높은 수치로 볼 수 있을까.

여기서 김 교수는 예방의학자로서 의미를 부여했다. 단 1명이라도 발암 가능성은 존재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예방·사후 추적·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중간 결과 발표 자리에 참석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데일리팜은 6일 중간조사 발표 후 김헌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해당 약품을 복용한 환자에서 위해도 영향과 향후 대책 방안 등 자문 내용을 들었다.

▶오늘은 1차 중간조사 결과 발표였다. 식약처와 함께 영향성 평가를 연구했나.

"그것은 아니다. 연구와 조사, 측정은 전부 식약처에서 했다. 결과에 대한 해석이나, 앞으로 어떤 대책을 세우는 게 좋을지 자문을 했을 뿐이다. 자문한 내용은 이 수치(1만1788분의 1)가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기에 복용 환자에서 암 발생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발병하더라도 초기에 발견해 암 때문에 목숨을 잃는 일은 안 생기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기검진을 강화해 암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강하게 말하면 국민이 불안해하더라도 이렇게 말하는 게 궁극적으로 복용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1만1788명이라는 수치는 심각한 수준인 것인가.

"국민 전체로 보면 많지 않은 수치일 수 있지만, 본인에게 암이 발병했다고 보면 굉장히 심각한 일이다.

그렇다고 암 환자를 몇 만명씩 만들 수준은 아니지만, 유의한 증가를 보였다고 볼 수 있으며,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해가 빠를 듯 싶다. 고혈압 치료제 용량 80mg~160mg 사이를 보통 복용할 것 같다. 그 다음 평균 복용 기간을 1년 반에서 2년을 볼 때, 이 수치를 어림잡으면 5만분의 1정도가 될 것이다. 가장 독한 약물을 투여한 동물실험 결과를 근거로 했기에 실제로는 이보다 덜 생길 가능성은 있지만, 20만명 중 생기지 않아도 될 암 환자 4명 정도가 추가된다는 것이다.

어떤 물질이 암을 일으킨다고 할 때 아주 눈꼽 만큼의 소량도 그 가능성은 있다. 약을 통해 발암물질을 먹게 될 경우 복용한 사람에서 암 발생 확률이 10만분의 1 이하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보지만, 오늘 발표한 1만1788분의 1은 제일 높은 확률을 말한 것이다. 10만분의 1보다 9배 정도 위험성이 큰 것이라 무시할 수 없는 위험도다. 대책은 필요하다고 본다."

▶자연적 암 발생 확률 1만1788명 중 1명이 더 생긴다고 했는데, 상관관계는 어떻게 확인하나.

"문제는 이 부분에 있다. 조직 검사를 하면 '발사르탄 암'이라고 딱 구별되는 게 아니다. 실제로 이 약을 먹어서 생긴 암과, 먹지 않고 생긴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임상적 특징이 없다. NDAM가 정말 암을 일으키는지는 복용 환자에서 더 많이 생기는지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수 밖에 없다.

예로 석면처럼 특종 종양을 잘 일으키는 발암 물질이 있지만, NDMA라는 발암 가능 물질이 특이한 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NDMA를 인체 발암물질 1그룹으로 분류하지 않는 이유다."

▶320mg은 흔히 복용하는 용량이 아니라고 한다. 고혈압 환자가 일반적으로 복용하는 용량은 몇mg인가.

"320mg을 복용하는 경우는 얼마 안 된다고 한다. 160mg을 두 알씩 복용한다고 한다. 320mg은 일반적 고혈압에도 쓰지만 고혈압 부작용으로 심장병 등이 있으신 분에서 많이 쓰이는 것을 보면 중증 고혈압이나 (상태가)심각하신 분들이 드시는 것 같다. 80mg가 일반적인 복용 용량이 아닐까 싶다. 이 부분은 확인이 필요하다."

▶NDMA 검출 관리 기준을 0.3ppm으로 잡은 이유는?

"ICH M7가이드라인의 위해성 평가 원칙을 따라 계산한 것이다. 이 기준으로 10만명이 평생 먹는다 했을 때 추가적으로 암 발생 확률이 1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향후 대책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

"가장 문제는 지금까지 모르고 드신 분들이다. 식약처에서 정한 0.3ppm 이상은 조제와 처방, 복용을 못하게 하고 10만분의 1보다 위험성이 크신 분들에 한해 암 발생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된 혈압약을 3년 동안 20만명 가까이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고 용량인 320mg을 3년 내내 복용했다면 암 발생 확률이 1만1788명 중 1명이 더 생길 수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2명이 발생할 수도 있고 1명도 생기지 않을 수 있다.

320mg을 3년 내내 드신 분들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40mg, 80mg, 320mg 등 사람마다 복용량이 다 다르다. 어떤 분은 복용한지 몇 개월 안 됐을 수 있고 발사르탄 중에서도 오염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 심평원 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오염된 약을 드신 분들과 오염되지 않은 약을 드신 분들을 확인해야 한다. 이들이 암으로 진료받은 통계치를 비교하는 게 현재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을 해야 한다. 발병하더라도 생명을 잃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암 검진 등 조기 진단을 강화해야 한다. 복용 환자 중 몇 명에서 암이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역학적 조사방법으로 코호트(환자 집단군)를 구성해 추적·관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식약처가 자문을 구한 이유는?

"전공이 예방의학이다. 평소 위해도 평가를 하고 있다. 예방의학이나 독성학, 암 역학 등 여러 분야에서도 위해도 평가에 관여하고 있다. 의사면허도 있고 예방의학을 전공했는데 (이번 상황이)사람에서 암 발생 가능성에 관한 부분이다보니 자문을 구한 것 같다. 식약처에서 신속히 처리하느라 주말에 요청했고 이에 대한 결과를 보고 자문을 했다. 식약처에서 유럽과 미국과 비교해 쳐지지 않을 정도로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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