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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비공식 만남 공개한 의협의 이상한 행보

  • 이혜경
  • 2018-09-19 18:05:25

대한의사협회는 매주 수요일 전문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정례브리핑을 진행한다. 과거 집행부에서 일부 전문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던 브리핑이 모든 전문지 출입기자들에게 공개되고 정례브리핑을 자리 잡은건 노환규 전 의협회장 시절이다. 의협 뿐 아니라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등 다른 공급자단체들 또한 상임이사회가 끝나고 나면 현안을 정리해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진행하곤 한다.

하지만 정례브리핑이 마냥 주최측의 의지와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브리핑 자료에 포함된 내용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던지는 '송곳' 같은 질문부터, 숨기고 싶은 민감한 현안을 브링핑 자료에 싣지 않으면 현장에서 날카로운 질문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건은 지난 12일 터졌다. 최대집 의협 집행부는 당일 오후 2시 제17차 정례브리핑을 가졌다. 이날의 주요 이슈는 '한방행위 퇴출 총력행동 선언'이었다. 물론 모든 기자들의 시선이 의·한방 갈등으로 쏠렸고, 일제히 의협의 한방 무면허행위 처벌을 위한 총력행동 돌입을 담은 성명서를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 자료에는 또 하나의 자료가 담겼다. 보험이사가 8월 8일부터 9월 5일까지 심평원 10개 지원을 방문해 지원장과 심사부 및 운영부 등 실무 직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는 내용이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지난 5월 취임하면서 "심평원과는 대화하지 않겠다. 보건복지부만 만나겠다"며 복지부의 산하기관과 대화단절을 선언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행부가 꾸려지고 4개월이 지난 현재, 보험이사는 직접 광주, 수원, 부산, 창원, 대구, 전주, 서울, 대전, 의정부, 인천 등을 돌면서 심평원 지원을 방문했다.

의협은 보험이사의 심평원 10개 지원 간담회 결과를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브리핑 자료로 만들었다. 자료를 보면 의협은 심사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심평원의 독립이 필요하며, 의료계와 적극적인 협의와 소통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심평원의 입장은 어땠을까. 브리핑 자료에 10개 지원의 입장이 고스란히 실렸다. 건보공단이 현지조사와 심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도와달라고 의협에 요청한 지원이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자료가 공개되자 심평원은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비공식 만남을 공식적인 정례브리핑 자료에 실은 자체부터 사단이 났다. 급기야 다음날 심평원은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해명자료까지 내야했다. 의협은 어떤 생각으로 심평원과 비공식 만남을 공식 브리핑 자료에 실었을까. 보험이사의 10개 지원 방문 행보가 하나의 성과라는 생각을 했을지, 아직까지 의협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비공식 만남이 공식 브리핑 자료를 통해 공개된 상황에서, 한 지원장은 "사람이 처음 만날 때 예를 제대로 갖춰야 하는데 아쉽다"는 이야기를 의협 측에 전했다고 한다. 의협 또한 일일이 각 지원에 사과했다.

의협과 심평원은 어렵게 만났다. 서로 만나 심사체계개편이라는 하나의 불씨를 지피려 했다. 하지만, 비공개 간담회 자료 공개로 신의가 깨질뻔 했다. 오해가 아닌 실수로 먼저 보험이사와 10개 지원 간 간담회 자료가 오픈 됐다면, 의협은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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