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투자자 배당정책과 밸류업…제약업계, 주주환원 강화
- 차지현
- 2025-03-06 06: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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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일동·중외·대원 등 '선배당, 후투자' 정관 변경 추진
- 작년 휴온스·바이오노트 이어 올해 동아쏘시오·에스티 제도 시행 동참
- 유한·이노엔 밸류업 공시, 동아쏘시오·셀트 등 향후 배당 확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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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배당 절차 개편 작업에 속속 동참하거나 밸류업 계획을 과거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분위기다.
'깜깜이 배당' 사라진다…국내 제약바이오, 배당 절차 개선 속속 동참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 JW홀딩스, JW신약, JW생명과학, 일동홀딩스, 일동제약, 대원제약 등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관련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투자자가 배당금을 먼저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세부적으로 이들 업체는 '매결산기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 또는 등록된 질권자에게 배당을 지급한다'는 정관 내용을 '이사회 결의로 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으며, 기준일을 정한 경우 그 기준일의 2주 전 이를 공고해야 한다'로 개정한다.
이른바 '깜깜이 배당'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깜깜이 배당은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정하고 그 다음해 열리는 주총에서 배당금을 확정하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을 얼마나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변경 후 규정 하에서는 이사회가 배당기준일을 직접 정할 수 있고 이를 2주 전 공고하는 만큼, 투자자가 사전에 정보를 확인하고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배당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금감원은 작년 말 배당 절차 개선안 이행에 관한 사항을 사업보고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공시서식 규정 개정안도 추가로 발표했다. 사업보고서 내 배당에 관한 사항 항목에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에 관한 사항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개정 여부 ▲실제 이행 여부 등을 추가로 포함하는 게 골자다.
배당 절차 개선에 나선 제약바이오사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제도 개편 작업에 가장 먼저 동참한 곳은 한미약품과 HK이노엔, 동아에스티, 휴온스 등이다. 이들 4개사는 지난 2023년 정기 주총에서 배당 관련 정관을 변경, 일찍이 선 배당‧후 투자 정책을 도입했다. 셀트리온, 종근당, 녹십자홀딩스, 녹십자, 광동제약, 동국제약, 한독, SK바이오사이언스, 동아쏘시오홀딩스 등은 작년 정기 주총에서 배당 관련 정관 일부를 수정했다.
이에 더해 올해에도 제약바이오사가 배당 관련 정관 변경 의안을 올해 정기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업체는 20곳 이상으로 확대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경우 올해 정기 주총에 분기배당의 배당기준일을 이사회가 직접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을 올렸다. 결산배당뿐만 아니라 분기배당 역시 예측 가능성을 향상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직 정관 변경을 추진하지 않았지만 선 배당‧후 투자 제도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곳도 있다. 대웅과 대웅제약은 작년 게재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를 통해 "최근 개정된 배당의 예측가능성에 대한 준비는 아직 진행 중에 있다"면서 "배당의 예측가능성에 관한 사항은 정관 개정을 통해 변경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에서 올해 이후 현금배당을 고려하고 배당 예측성 제공을 위한 정관 변경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사는 이익의 배당보다는 대규모 투자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2025년 이후 현금배당을 고려할 것"이라며 "배당 예측성 제공에 대한 정관 변경도 향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휴온스·바이오노트·동아쏘시오 등 주주환원 앞장, 배당 확대 움직임 확산
배당 관련 정관을 변경한 제약바이오 업체가 늘고 있지만, 실제로 개정안에 따라 배당금 액수를 먼저 결정하고 배당을 받을 주주 명부를 확정한 제약사는 많지 않다. 현재까지 선 배당‧후 투자 제도를 실시한 업체는 휴온스, 바이오노트,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정도다.
휴온스와 바이오노트는 2023년 결산 배당 단행 당시 배당금을 먼저 결정한 뒤 배당을 받을 주주 명단을 확정했다. 이들 업체는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업체 중 최초로 선 배당‧후 투자 제도를 시행했다. 휴온스와 바이오노트는 각각 39억원과 204억원 규모로 2023년 결산 배당을 진행했다. 두 업체는 올해에도 선 배당‧후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
이어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가 제도 도입 후 올해 처음으로 시행에 나섰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1주당 보통주 1000원을 현금 배당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동아에스티도 같은 날 이사회를 개최, 1주당 보통주 700원 현금 배당을 의결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 모두 배당기준일을 오는 14일로 확정했다.
향후 배당 확대를 예고하거나 밸류업 계획을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업체도 눈에 띈다.
유한양행과 HK이노엔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상세하게 알렸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이행 차원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기업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 주도 정책이다. 국내 증시 상장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공시하면 정부가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HK이노엔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027년까지 1.7배 이상으로, 2030년까지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PBR은 주가순자산비율로 시가총액을 해당 기업의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주가가 기업의 순자산 대비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지난해 HK이노엔의 PBR은 1.2배 수준인데, 이익잉여금을 활용하는 배당·자사주 소각 정책으로 자본을 줄여 PBR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투자 후 이익의 30% 수준까지 현금 배당을 확대한다는 중장기적 목표를 내놨다.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측면에서 코스피 기업 중 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2022년부터 작년 말까지 15차례에 걸쳐 자기주식 총 899만주를 매입했고, 발행주식 총수의 약 1.6%인 343만주를 소각했다. 셀트리온은 작년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위 50개사 중 자사주 매입 규모로 2위를, 자사주 소각 규모로는 전체 5위를 차지했다.
1년 이상 이어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한미약품도 5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한미약품은 2023년 6% 수준이었던 주주환원율을 올해부터 2027년까지 2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1주당 배당금은 2027년까지 2023년 대비 200% 증액하겠다는 목표다. 추가 배당 여력이 생기면 중간배당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한 데다 기관 투자자 등의 요구에 따라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면서 "기업 신뢰도와 주가 안정성,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배당 등 주주환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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