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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겸허히 수용하겠다"에 담긴 블랙코미디

  • 김진구
  • 2019-02-21 06:17:47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태도가 있다.' 겸허하다의 사전적 의미다.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최근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당 윤리위가 김순례·김진태 의원의 징계를 전당대회 뒤로 미루겠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징계 '유예'다.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아무런 결정도 나지 않았는데 무엇을 수용한다는 것일까. 무엇으로부터 자신을 낮추고 비우겠다는 것일까. 징계 유예를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쯤으로 착각한 것은 아닐까.

김 의원은 이달 말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초선이면서 비례대표인 그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빼들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는 않았을 거라고 본다.

의도야 어쨌든, 이번 발언으로 그가 유명세를 탄 것은 사실이다. 그는 아니라고 했지만, 특정 정치적 견해를 가진 세력의 지지를 얻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그의 '한 방'은 제대로 통했다. 아무렴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말하는 게 국회의원들 아닌가.

김 의원은 입장문의 말미에 "사즉생의 각오로 전당대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김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가 최종 결정된다. 이와는 별도로 국회 윤리위원회 차원의 징계도 조만간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부디 김 의원이 이 징계에 대해서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반응하길 바란다.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의 엄중한 꾸짖음에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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