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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개국약사 출신 류영진 식약처장의 공직 20개월

  • 김민건
  • 2019-03-09 06:20:00
  • [뉴스해설]의약계 최대 이슈 '발사르탄'...공동생동·일반약 안유 면제 폐지 등 굵직

[해설] 개국약사 출신 첫 정부 수장의 '20개월'

류영진(60·부산약대 제약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년8개월의 공직 생활을 정리한다. 지난 2017년 7월 21일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으로 오송에 입성한 류 처장의 식약처장 인선부터 퇴임까지 과정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경상남도 마산 출신인 류 처장은 부산대병원 앞에서 '파랑새약국'을 오랫동안 운영했다. 적지 않은 기간동안 대한약사회 부회장과 부산시약사회장을 역임했지만, 식약처장 임명 전에는 평범한 개국약사와 다르지 않았다. 그런 그가 '개국약사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식약처장에 임명됐다.

류영진 처장은 지난 8일 충북 오송 보건의료센터 후생관에서 퇴임식을 가지고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약사 '유'영진에서 처장 '류'영진으로

류 처장이 식약처장으로 입성했을 때 약사사회뿐만 아니라 입법부(국회)에서도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역사상 일반 개국약사 출신이 식약처장으로 낙점 받은 전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처(청)장은 공직자와 정치인이거나 식품·의약품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들이 주류였다.

처 외부 약사 출신 수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식약청 시절에는 심창구, 김정숙, 윤여표 씨 등이 청장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교수나 연구원 출신이다.

이에 반해 류 처장은 대한약사회 부회장과 부산시약사회 회장, 포럼지식공감 상임공동대표 정도가 주요경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약사사회 밖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란 것을 의미한다.

다만 그가 정치권과 끈이 닿은 것은 제18대 대통령선거다.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직능특보와 부산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비례대표 20번을 받았지만 원내 입성에 실패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도 있다. 처장 인선 즈음 유영진에서 류영진으로 성을 바꾸었다는 점이다. 같은 한자인 '류(柳)'를 쓰긴 했지만 약사회 부회장 시절 '유'영진으로 활동하다 공직에 오르는 시점에 '류'영진이란 이름으로 공식화했다.

처 안팎에서는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SNS를 통해 "홍준표는 패륜아 박근혜는 사이코패스" 등 거친 말을 쏟아낸 것에 스스로 부담을 느껴 공직의 길에 들어서며 성을 바로잡았다는 얘기도 들렸다. 이 발언은 실제 일부 매체를 통해 취임 전부터 숱한 논란을 낳기도 했었다.

류영진 처장의 취임부터 퇴임까지 주요 사건(데일리팜 정리).
"이럴 거면 브리핑 말라"…"총리께서 짜증내셨다"

취임 한 달여 만에 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졌다. 개국약사 출신 식약처장의 전문성이 도마에 오른 첫 번째 사건이다.

2017년 8월 1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류 처장은 "국내산 계란과 닭고기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닷새 만에 국내 한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계란 파동 자체보다 부적절한 언행과 업무 파악 미흡, 부적절한 대응에 비판이 쏟아졌다.

이어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 회의에서 계란 파동과 관련한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이낙연 총리는"제대로 답변을 못할 거면 언론 브리핑을 하지 말라"고 꾸짖었다는 일화도 나돌았다.

8월 16~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국무회의에서 그의 언변에 대한 논란은 최고점을 찍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였다.

류 처장은 "총리께서 짜증을 내셨다"고 말했다. 앞선 이 총리의 질타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야당은 물고 늘어졌고, 언론은 그의 경솔함을 비판했다. 아군인 여당 의원들마저 경솔함을 질책했다.

야당은 사퇴를 거세게 요구했다. 결국 이낙연 총리와 임종석 비서실장이 나서 '경고'를 주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발사르탄 사태 이후…그가 남긴 향후 과제

식약처는 의약품과 먹거리 안전과 직결된 정부부처라는 점에서 사건·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류 처장 임기 중에는 유난히 사건·사고와 논란이 많았다.

가장 최근 이슈 중 국민과 의약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은 단연 발사르탄 사태였다. 이 사태로 인해 작년 7월 당시 온 국민의 관심은 의약품 안전관리에 쏠리기도 했다. 다행히 1년 가까이 식약처를 이끌어 온 류 처장에게 발사르탄 파동은 대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였다.

이와 함께 류 처장이 남긴 향후 과제도 있다.

발사르탄을 계기로 '류영진 호' 식약처는 위탁(공동)생동 제도 전면 금지, 일반의약품 안전성·유효성 심사 면제 폐지, 우선판매품목허가 요건 정비 등 대대적인 제네릭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정책과 허가인력을 한데 묶은 융복합TF지원단도 신설했다.

공동생동 제한은 2020년부터 공동생동 참여 업체를 원 개발사 1곳에 위탁사 3곳으로 제한하고, 2023년부터 전면 금지하는 것이다. 평소 제약·약업계와 소통을 중시해 온 류 처장이 원희목 회장은 단계적 '1+3 폐지안'을 적극 수용한 셈이다.

여기에 일반약 허가심사 기준을 높였다. 해외 의약품 수재 품목에 주던 안전성·유효성 심사 면제 혜택을 폐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최근 일반약 표준제조기준품목 확대 정책을 꺼냈다. 제약업계 불만을 다소 누그러뜨리기 위한 완화 정책이다.

이와 함께 허가-특허연계제도와 관련 우선판매품목허가권 실효성을 높이는 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마무리된 건 없다. 모두 차기 처장에게 과제로 넘어갔다.

발사르탄 후속 조치도 아직 진행형이다. 작년 발사르탄 내 발암물질 인체 영향 평가 결과를 내놨을 뿐 의약품 회수도 끝나지 않았다. 원료약 제조에 사용하는 유전독성·금속불순물 자료 제출 의무화나, 각 시도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는 검증 등 조치 결과는 올해부터 드러난다.

공동생동 중심의 제네릭제도 개선안도 일부분만 공개됐다. 이로 인해 결과는 후임 처장인 이의경 새 처장이 도맡게 됐다.

603일만의 퇴임…다음 행선지는 부산

중도 퇴임한 류 처장의 다음 행보는 부산이다. 내년 '4.15 총선'에서 부산시 '부산진구을' 출마가 유력하다.

그의 자택이자 근거지는 이 지역 부전동이다. 자신이 가장 힘을 쓸 수 있는 지역에서 출마할 것이란 예상이 상식적이다. 이에 업계는 부산진구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류 처장의 중도 하차설은 사실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그가 오송에 입성할 당시부터 세간에선 그의 식약처행은 총선을 위한 징검다리일 것으로 관측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 처장은 "중도 사직은 없다"고 했었다.

자신의 말을 공식적으로 뒤집은 것은 지난 2월 부산시약사회 제57회 정기대의원총회 축사를 통해서다. 류 처장은 "부산으로 곧 돌아오겠다. 약사와 국민을 위한 길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약 3주 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상반기 이후 시간이 연말로 갈수록 류 처장의 행보는 더욱 숨가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국약사에서 공직자, 정치인으로의 행보가 순탄하게 이어질지 그가 남긴 퇴임사처럼 '운명'에 휘말릴 지는 그 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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