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장, 잠깐이라도 이웃약국 봐주다간 '큰코'
- 정혜진
- 2019-08-13 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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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실제 상황보다 '근무계약' 법리적 해결 우선
- 약국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면허 이중사용부터 자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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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웃 약국에서 5분 간 두 건의 처방을 조제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한 약사 사연을 접한 한 약사의 말이다.
이 약사의 말처럼, 이웃 약국에서 5분 간 두 건의 처방을 조제해주었다가 신고돼 재판까지 받게 된 판례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약사는 벌금 100만원 선고 유예 판결을 받았는데, 실질적인 처분을 받지 않았으나 죄가 인정됐다는 것 만으로도 약국 현장에서 충분히 이슈가 되고 있다.
재판부 "두 약국 사이에 인정할 만한 계약 있었으냐가 관건"
먼저 사건을 살펴보면 A약국 개설약사는 오전 8시40분 경, 지근거리에 있는 B약국 직원으로부터 '약사가 아직 오지 않았는데 환자가 왔다. 잠깐 와서 약을 조제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A약사는 대가 없이 B약국에서 약 5분 간 환자 두 명의 처방전을 조제해주었고, 이로 인해 고소당해 재판에 회부됐다.
재판부는 A약사가 약사법 제44조 1항에서 정한대로 해당 약국에서 의약품을 조제, 판매할 수 있는 '약국개설자' 또는 '약국 근무약사'가 아니므로 위법하다고 보고 벌금 100만원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환자나 약국에 실질적인 피해가 없어 선고를 유예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가 집중한 점은 A약사가 B약국에서 의약품을 취급할 합법적인 자격이 있느냐였다.
즉 개설약사와 근무약사만이 의약품을 조제, 판매할 수 있다는 약사법 취지 아래, 법리적 해석에 따라 A약사가 B약국장과 근무와 관련한 계약을 체결했느냐가 중요한 쟁점이었다.
이에 대해 A약사는 직원을 통해 B약국과 구두로 일시적인 무급 근무계약을 체결한 바와 같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당일 C가 출근하기 전 환자가 B약국에 방문했고, 약국 직원은 이 사정을 아는 C약사가 근무하는 A약국 약사에게 잠시 약국을 봐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약국 현장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지만, 법원은 A,B 사이에 근로계약이나 약국 운영 위임계약이 체결됐다고 볼 수 없다며 A약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아울러 B약사도 이러한 상황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함께 기소됐으나, 재판부는 B에게 교사 의도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약사들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조심해야...암묵적인 대리근무가 더 문제"
법원도 실제 약국 현장에서 이러한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약국 개설자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일정 기간 약국을 운영할 수 없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허다하고, 그 경우 통상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다른 정신적인 근로계약 형태를 띠지 않은 채 일정기간이나 일정시간에 한해 다른 약사에게 약국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 널리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법원이 이를 이해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가 약사법 제44조 1항의 '근무'에 포섭시킬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A약사와 B약국의 관계는 계약 체결 수준의 '근무'에 포함되지 않다고 보았다.
서울의 한 약사는 "실제로 약국에선 이런 경우가 많다. 급한 일이 생겼다며 부탁해오면 어떻게 거절하겠느냐"며 "약국 간 관계와 서로간 사정을 잘 알기에 모른척 할 수 없는 약국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약사가 자리를 비우면 일반약, 조제약 판매를 하지 않는 게 맞지만 많은 약국들이 '잠깐이니 괜찮겠지'란 생각에 법을 어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다른 약국에서 약을 지어주고 약화사고라도 나면 1차 책임이 조제한 약사에게 있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대리 근무에 대해 느슨한 약사사회 의식을 철저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약사는 조직적인 면허 이중사용을 지적했다. 이중사용이란, 한 곳에 면허를 걸어놓고 다른 곳에서 면허를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약사로 일하는 것이다.
또 다른 약사는 "단기 근무나 당일 근무 약사 대부분이 (다른 곳에 면허를 걸어놓고 있으므로) 면허신고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다"며 "더 심각한 건 도매업체에 면허를 걸어놓고 미신고로 근무약사로 일하거나, 차등수가 수를 채우기 위해 한 약국에 면허를 걸고 다른 약국에서 미신고로 또 일하는 경우들"이라고 지적했다.
약사는 "심평원 감시를 피해 의도적으로 면허를 이중사용하는 경우도 약사사회가 자정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이러한 편법 근무를 자정하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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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약국서 5분간 2건 조제했다가 고발된 이웃약사
2019-08-09 12: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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