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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원짜리 연탄 한장에 담긴 약대생들의 이웃사랑

  • 김민건
  • 2019-11-20 19:58:52
  • 중부지역 4개 약학대학 첫 연합봉사 '대전역 쪽방촌' 찾아
  • 학생들 스스로 자발적 비용 모아, 연탄 450장 전달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중부지부 고려대, 단국대, 충남대, 충북대 약학대생들이 연탄봉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연탄 한 장에 800원.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이웃이 있다. 연탄을 떼는 집이 적어지고 지원마저 줄어들면서 힘겨운 겨울을 버텨야 하는 이들에게 충청지역 4개 대학 약대생들이 나섰다. 추운 겨울 누군가의 방바닥을 따스하게 덥히기 위한 연탄봉사다.

지난 2일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중부지부 고려대, 단국대, 충남대, 충북대 약학대학은 대전역 인근 쪽방촌을 찾아 연탄을 나누는 연합봉사를 처음으로 진행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고대 약대 학생회장 박지수 양(5학년)은 "충청권 학교가 모여 진행하는 봉사활동이 특별히 있지 않아 (지역사회에)도움이 되는 생산적 활동을 생각했다"며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더라도 당일에 모여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약대생 45명이 찾은 곳은 대전역 옆으로 나있는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있는 쪽방촌이다. 골목길 곳곳에 공방과 책방 등을 조성해 밝은 분위기도 났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이 뜸한 쪽방촌 특유의 한산함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박 양은 "80년대 드라마 촬영장 느낌이 나는 공방도 있어 밖에서 보기에 좋아보이게 꾸몄다"면서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잘 다니지 않고 노인이 많아 한산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대전역 인근 쪽방촌을 찾아 연탄을 나르고 있는 약대생들
학생들은 인간띠를 이어 연탄이 필요한 가정집 3곳에 450개의 연탄을 손에 손으로 전했다. 연탄을 받는 이웃은 집 밖으로 나와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지켜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활동에 참여한 학생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몇몇 학생들은 연탄 구매 비용을 내기도 했다. 20~30명의 학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넘는 인원이 모여 학생들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이처럼 이날 봉사활동은 약대생들에게도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연탄을 사용한다는 사실도, 집 밖에 있는 창고에 보관하는 것도 처음 보고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연탄봉사와 함께 이웃을 위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됐다. 박 양은 "약을 많이 드시는 노인분들이니 성분이 겹치거나 유통기한을 넘긴 약, 잘못 보관하고 있는 것 등을 공부해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다"며 단순 연탄봉사 외에도 약대생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노력하고 있음을 전했다.

고려대 약대 회장 박지수 학생이 연탄을 나르고 있다.
박 양은 "집 밖에 연탄 보관 장소가 있어 신기하면서도 추운 겨울에 연탄을 갈려면 나왔다가 들어가야 하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하며 "우리가 전한 연탄으로 겨울을 얼마나 보낼 수 있냐고 물으니 2~3달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과 아쉬움 등 여러 감정이 섞여 있었다.

박 양은 "처음 (연탄봉사를)했지만 뿌듯하다거나 더 하지 못해 아쉽다는 친구도 있었다"며 다음 기회에도 참여하겠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연탄봉사로 지역사회 이웃까지 챙겨야 한다는 약사의 역할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자주 모이지 못 하지만 연탄봉사와 같은 활동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이번 활동에는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대전본부'가 함께 해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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