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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불법 리베이트 CSO, 탱자는 죄가 없다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의·약사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를 제약사에 이어 의약품 CSO(영업대행사)까지 확대 적용하는 법 개정에 대한 정부·의회·산업 취재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탱자는 죄가 없다. 제약산업 CP(윤리경영) 전문가들은 약물 전문지식에 기초한 CSO를 감귤, 불법 리베이트 수단으로 변질한 CSO를 탱자로 지칭했다.

새콤달콤 토실한 과육을 뽐내는 귤과 달리 탱자는 껍질이 두껍고 씨가 많아 과육이 적은데다 신 맛이 강해 불법 CSO를 비유하기 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탱자를 불법 CSO와 견주기엔 11월 제철 탱자의 약리적 효능은 뛰어났다.

동의보감은 탱자가 피부의 심한 가려움증 해소와 간 해독, 복부팽만감 해소, 기침 등 호흡기질환과 체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지방을 제거하는 구연산 성분도 갖춰 체내 영양소 대사를 촉진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불법 CSO는 국민 건강과 제약산업 발전은 물론 정상적인 의약품 CSO 산업 건전화에도 백해무익이다.

불법 CSO 탓에 애먼 탱자만 오명을 뒤집어 쓴 처지란 생각을 한 이유다.

올해부터 시행한 한국판 선샤인액트가 제약사에 이어 의약품 CSO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태세다.

의약품 리베이트 규제조항이 담긴 약사법·의료기기법 개정으로 실현되겠지만 이에 앞서 제약산업과 일부 변질된 CSO의 자성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신성장동력인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더이상 복제약(제네릭) 중심 산업구조에 머무를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 시판돼 주요 특허마저 만료돼 같은 성분약이 다수 쏟아져나온 제네릭으로는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 산업을 선도할 수 없다.

제네릭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서 제약산업을 지탱하고 신약 개발 연구개발(R&D) 자금원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빛을 잃은지 오래다.

시장 혁신성을 찾기 힘든 제네릭 과당경쟁은 결국 불법 리베이트 전쟁으로 귀결된다는 전례가 수두룩하게 도출된 따름이다.

제네릭 경쟁을 하더라도 합법 CSO를 통한 의약품 전문성 기반으로 방향을 설정해야 함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CSO를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의약품공급자에 포함하는 보완입법에 나서기로 공감대를 합의했다.

이는 법 개정을 수단으로 제약산업와 CSO 업계에 자정활동에 나서라는 직접적인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복지부 역시 법 개정이 모든 의약품 리베이트를 근절할 마법의 총알이 될 수는 없다고 보고있다.

결국 정부와 국회가 구축한 합법적인 의약품 경쟁시장 속에서 제약산업과 CSO 스스로가 전문성을 뽐낼 수 있는 영업방식을 고민하고 부패한 구식 불법 영업을 도려내야 리베이트 근절을 실현할 수 있다.

탱자나무는 노랗고 탐스런 열매 말고도 장미나 엄나무가 겁먹을 만큼 뾰족하고 큰 가시가 돋친 줄기탓에 예로부터 울타리 대용으로도 유용히 심겼다고 한다.

불법 CSO로 비유됐던 탱자의 약용적 효능과 물리적 기능을 본받아 국내 CSO 업계가 의·약사 전문가 대상 의약품 영업을 전담하는 떳떳하고 튼튼한 산업으로 성장해 제약산업 글로벌 견인을 지원할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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