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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인테리어 배색까지 고려…구름같은 약국 만들기

  • 김민건
  • 2020-01-20 21:17:13
  • [주목! 이 약국]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 '구름약국'
  • 하늘색·흰색·연그레이색 3가지 색상 포인트 인테리어
  • 상담 자신있는 제품 전면 배치...7년간 나만의 약국 구상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서울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하늘하늘한 색상과 아기자기한 구름 디자인으로 유명한 약국이 있다. 바로 신유진(30) 약사의 구름약국이다.

일반적인 약국과 달리 구름약국 전면 유리창에는 내부를 가리는 스티커나 포스터가 거의 붙어있지 않다. 밖에서 안을 보는 것도, 안에서 밖을 보는 것도 모두 투명하다. 햇빛이라도 밝게 비추는 날이면 약국은 더욱 도드라진다. 그는 "모든 것이 투명했으면 한다"며 "내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도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름약국 전경
우중충한 콘트리트 도시 속 하얀 구름이 떠오르는 느낌을 주는 구름약국은 젊지만 노련한 신 약사의 경험과 아이디어, 손길을 통해 작년 12월 16일 개국했다. 신 약사는 대학병원과 의약품안전관리원, 관리약사로 7년여를 일하며 '나만의 약국'을 꿈꿔왔다.

약대 재학 시절 극단에 들어가 연극활동을 했던 신 약사는 공연 관람과 방송 방청을 좋아한다. 현대적이면서도 길거리 촬영이 많은 개방적인 DMC는 생각만 했던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신 약사는 DMC를 택한 이유에 대해 "연령층이 젊은 만큼 나이대가 비슷해 첫 약국을 개국하고 환자를 상담하기에 적합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국에 앞서 2가지 조건을 세웠다. 환자가 편하게 방문하는 약국이어야 했고, 본인과 앞으로 근무할 선후배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했다. 환자와의 벽을 낮춰 누구나 쉽게 올 수 있고, 약사도 편하게 일하는 약국이 콘셉트이다.

이렇게 '구름약국'이란 이름이 지어졌다. 신 약사는 "누가 봐도 예쁘려면 내가 생각하기에 제일 예뻐야 한다"며 "제일 좋아하는 심볼이 구름"이라고 말했다.

신유진 약사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구름 스티커를 들고 있다. 오른쪽은 신 약사가 만든 스티커 모양 손잡이다.
누구나 편히 쉬었다 가는, 음악이 흐르는 약국 또는 카페

구름약국은 하늘색과 흰색, 연그레이색 3가지 색상을 포인트로 배색했다. 누구나 쉬었다 갈 수 있는 약국의 이미지를 환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하늘색은 편안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 채도가 높거나 진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택했다. 맑은 가을 하늘의 느낌이 핵심이다. 하늘색에 흰색을 더해 이름처럼 '구름약국'을 구현했다. 신 약사는 "약국 안에만 있다 보면 밖을 보기 힘든데 가끔 월차를 내고 하늘을 보면 마음이 편하고 좋다"며 "그런 걸 생각해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하늘색을 택했다"고 말했다.

약국의 상담 테이블과 문의 손잡이도 구름처럼 둥근 모양을 한 것도 '카페'의 느낌을 살렸다. 휴지통에는 구름 스티커를 직접 디자인해 붙이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 약사의 정성이 들어갔다.

약장은 흰색이 아닌 연그레이색으로 했다. 환자들이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한 연그레이색은 제품이 보다 눈에 띄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조명도 환자에게 미치는 심리적인 부분을 고려했다. 조제실은 밝은 백색등으로 집중할 수 있게 했고 실내 등은 전부 간접등으로 했다. '해'와 같은 채도로 맞춰 따뜻한 분위기를 의도했다. 신 약사는 "스타벅스는 간단하면서도 그들만의 색깔을 사용한다"며 "상담 테이블이 둥근 것도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 약국으로 만들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구름약국 내부 전경. 신 약사는 자신이 상담 있는 제품을 전면 배치했다. 환자들과 벽을 낮춰 거리를 더욱 가깝게 하고 있다.
신 약사는 "관리약사 때부터 약사의 신념이나 콘셉트가 확실한 상태에서 인테리어를 하면 환자들이 느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할 때는 경험이 있지만 획일화된 '약국' 이미지를 가진 업체를 배제하하는데 노력했다. 무엇보다 구름약국의 개념을 잘 살릴 수 있는 업체를 골랐다. 관리약사 시절부터 틈틈이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보고 선후배가 개국한 약국을 공부하며 '자신만의 약국'을 그려왔다.

구름약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쉽게 말을 꺼낼 수 있도록 약국 자체가 편한 곳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신 약사가 환자와의 적막감을 깨기 위해서 음악을 틀어 놓는 이유다. 환자가 들어와서 제품을 볼 때 여유감을 주고 거리감을 가깝게 하기 위해서다.

환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 "예쁘다" "편하다"

약국 인테리어 곳곳에는 신 약사의 구름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구름약국에 오는 환자들의 입에서 제일 처음 나오는 말은 "예쁘다"이다. 그 다음은 "약국이 없었는데 가까워서 편하다" "약사님이 어려서 말 건네기가 편하다"이다. 이미 주변 중·고등학교에 '예쁜 약국'으로 소문이 퍼져 놀러오는 학생들이 많다. 약국 사진을 찍어가기도 하고 피곤하다며 피로회복제를 먹으러 와서는 신 약사와 한껏 수다를 떨다가 가고는 한다.

신 약사는 "전시회 오는 느낌처럼 떨렸다는 손님이 있었다"며 "내가 생각한 '놀러오는 약국'의 콘셉트와 맞았다. 약국은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름약국은 단순히 예쁘기만한 한 것은 아니다. 의약품 복약지도와 상담에도 신 약사만의 경영 철학이 있다.

공간적 제한이 있는 약국에서 모든 약을 구비할 수는 없다. 그는 "환자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약을 선별해서 놓을 수 있는 것은 내 약국을 열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확실히 공부하고 연구한 제품만 전면부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신 약사가 환자에게 복약상당을 해주는 모습
이는 그가 근무약사로 일하던 초임 시절 선배들의 복약지도를 옆에서 보고 들은 소중한 경험이 쌓인 덕이다.

그가 개국하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린 것은 경험 부족이 컸다. 그러나 오랜 시간 근무·관리약사로 일하며 여러 환자를 대했고 빠른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또한 의약품 효능·효과를 공부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던 내용이었다.

지금 그의 '엑셀 노트'에는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을 줘야할지 주의점과 처방품목이 적혀 있다. 신 약사는 자신의 이런 경험을 후배약사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목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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