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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기자의 눈] 마트형약국 잇단 개설, 발전일까 퇴보일까

  • 김지은
  • 2025-05-07 17:42:26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초대형 마트형약국 확산 추세를 조명하기 위해 관련 약국에 방문한 경험이 잊혀지지 않는다. 100평대의 대형 점포에는 수많은 제품이 구획 별로 진열돼 있었고, 약국에 들어선 순간부터 나올때까지 결제할 때를 제외하고는 누구의 관여나 간섭도 없었다.

‘약국같지 않은 약국’을 경험하며 양가적 감정이 들었다. 우선 일반 마트처럼 어느 누구 간섭 없이 제품을 자유롭게 구경하고 가격을 비교하며 최종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편했다. 특별한 목적이나 특정 질환을 안고 약국을 방문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해야할까.

한편으로 물건 고르듯 이곳저곳 진열대를 구경하고 고르던 중 의구심이 들었다. 앞에 놓인 제품이 마트에서 판매하는 공산품이나 식품이 아닌 의약품이란 점을 감안할 때 쇼핑하듯 제품을 바구니에 담는 것이 과연 맞나 싶은 일종의 죄책감 같은 것이다.

하지만 결국 관련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약국을 찾은 기자이기 이전 3살, 5살 아이를 둔 일반 소비자로서 소아용 해열진통제, 감기약 등이 일반 약국보다 60% 이상 싼 가격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었었다. 직접 복용할 혹은 부모에 선물할 고가 유명 영양제 가격이 평균보다 20~30% 저렴한 것도 경비와 시간을 투자한 수고를 상쇄할 만해 보였다.

노골적으로 ‘마트형’을 표방한 약국이 서울, 경기권을 넘어 지방에까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박리다매식 구조를 보이는 이들 약국은 특정 인기 품목, 고가 영양제일수록 할인율을 높여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약사사회는 이 같은 약국들의 등장에 적잖은 부담과 불편을 느끼고 있다. 특히 내 약국이 위치한 권역 내 저가 공세 대형 마트형약국이 들어섰다면 약사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약국 경영 전문가들은 약사들의 위기의식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형태의 약국이 확산되는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년 전만 해도 일부 약사가 드럭스토어 형태를 표방하며 셀프매대의 대형 약국 개설을 시도했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비자가 그런 약국 형태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다. 온라인과 SNS가 발전하면서 누군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증글과 광고글이 실시간으로 빠르게 공유되고 이것이 입소문을 통해 옮겨지며 곧 약국도 마트형일 수 있다는, 의약품도 쇼핑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실제 관련 약국들에 대한 게시글을 보면 이들 약국이 표방하는 유명, 다빈도 제품의 저가 판매 전략이 제대로 소비자에 소구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많이 찾는 제품일수록 대량으로 구매해 진입가와 기본 마진을 줄여 최대한 싼 가격에 판매하며 이것이 각종 매체를 통해 확산돼 결국 소비자가 찾아올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약국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초기 대형 자본을 투입, 박리다매를 기본 구조로 가져가는 대규모 약국의 지속가능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이미 추세가 됐는데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들 약국의 확산은 지역 약국가에는 분명 시련인 동시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일 수 있다.

지금이라도 약사들은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이 왜 가격에 의해 소비자에 소구되는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약은 조제 뿐만 아니라 구매할 때도 약사의 관여와 상담이 필요하다는 소비자의 기본 인식만 자리 잡혔어도 현재의 마트형약국이 들어설 자리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전 앞에 지역 약국들의 변화가 더 절실한 이유도 그것이다. 기존 약국들이, 약사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개별 약국, 약사의 ‘브랜드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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