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이자 시인의 삶, 약이 되는 시 쓰고싶어요"
- 정흥준
- 2020-09-06 15: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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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 약사, 첫 시집 '낯선 위로가 눈물을 닦아주네' 출간
- "작년 겨울 암투병...내 아픔이 다른 이들에겐 위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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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사들은 환자와 눈높이를 맞춰야 하죠. 시를 쓴다는 것도 똑같습니다. 약국에 오래 있다보니 낯익은 것들로부터 낯선 것들을 길어올리며 시를 쓰고 있어요. 그러다보면 환자들의 아픔에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서울 동대문구 한사랑온누리약국을 운영중인 어향숙 약사(53‧대구가톨릭대 약대)는 약사이자 시인의 삶을 살고 있다.
이후 조제실과 서재를 오가며 활발히 시를 써오던 중 작년 겨울 암투병을 하며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된다.
당시 북서울숲을 산책하며 느낀 낯선 이들로부터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는 어 약사는 치료 이후 첫 시집 발간을 결심했다.
"어떤 위로는 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생명줄이 된다"는 약사의 말처럼 첫 시집 '낯선 위로가 눈물을 닦아주네'는 아픔을 감싸는 온기가 시집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시집은 지난달 15일 출간해 단기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며 호평을 받고 있다.
데일리팜은 7일 어 약사를 만나 시집에 담긴 약국과 약이 된 시들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2002년도에 약국을 운영하기 시작해 20년 가까이 됐습니다. 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마흔이 넘은 나이였어요. 아무래도 약국에 오래 있다보니 약국과 관련된 시들이 많습니다. 낯익은 일상이지만 그것들로부터 낯선 것들을 길어올리며 시를 쓰고 있어요."
특히 어 약사는 지난 겨울 투병기간 몸과 마음으로 견뎌야 했던 아픔을 시로 쏟아냈다. 시쓰기로 극복한 고통과 트라우마가 다른 사람들에겐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지난 겨울 크게 아프면서 마치 내 몸을 여과기로 삼아 시가 쏟아져나오는 것 같았어요. 전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힘든 20대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시를 쓰면서 내 안에 아픔과 트라우마를 많이 극복했어요. 내 아픔으로 지은 시들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약사로서 환자를 마주하는 일도 더 수월해졌다. 시적 대상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연습은 약국을 찾는 환자들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시를 쓴다는 건 대상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기도 합니다. 약사들은 환자와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사람이고요. 예전엔 예민한 환자들을 대응할 때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시를 쓰고 난 뒤로는 그 사람들이 무겁게 떠안고 있을 이야기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 뒤로는 스트레스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시가 좋아 새벽까지 문학의 곁을 산책하듯 거닐고 있다는 어 약사는 동료 약사들에게도 시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약사문인회 활동을 하며 시인 백석에 대한 강의를 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적은 이문재 시인도 ‘약사가 좋은 약사라면 좋은 시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약사가 약을 조제하는 행위는 시인이 언어를 조탁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적었다.
"약사들이 환자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환자가 제게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비오는 날 약국을 찾아온 여학생이 던진 한마디가 제게 그랬던 것처럼요.
약사문인회를 통해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제 막 시를 써보려는 약사들은 한 번에 시가 되진 않겠지만 인문학서와 시, 소설들을 읽다보면 시적 자아를 발견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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