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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약품 독감백신 유통 파문...교육 부재가 부른 인재

  • 정새임
  • 2020-09-22 18:12:42
  • 유통 시, 아이스박스에 담아 2~8도씨 냉장기준온도 지켜야
  • 보건당국 "노출 시간 짧아 품질엔 문제 없을 것으로 전망"
  • 배송 직원에 대한 콜드체인 교육 등 미숙이 원인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 처음 콜드 체인 시스템을 도입해 백신 유통에 나선 신성약품이 상온 노출 문제로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놓였다.

신성약품 물류센터
신성약품은 올해 정부가 진행하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업체로 선정됐다. 수 차례 유찰 끝에 낙찰된 신성약품은 이번 유통을 위해 약 200여평의 백신 전용 물류창고를 마련했다.

지난 10일 열린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은 "올해 첫발을 내딛은 백신사업에 '콜드 체인(Cold Chain)' 시스템을 도입해 새 이정표를 만들겠다"며 백신 유통에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열흘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전국 의료기관에 백신을 유통하던 과정에서 일부 제품이 보관 조건을 벗어난 것이다. 백신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는 보관 온도가 일정치 않을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산부터 유통, 보관, 사용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백신인 독감 백신은 생백신만큼 온도에 예민하진 않지만 냉장(2~8℃) 상태에서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백신 보관 및 수송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도매상이 백신을 수송할 때 냉장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이용해야 하며, 냉각장치가 설치된 용기·장비나 냉각제 등을 사용해 허가받은 보관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백신을 보관할 때도 변질 방지를 위해 바닥이나 벽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수송 시에는 10℃ 이하 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철제 또는 견고한 플라스틱 상자를 이용하거나 그 안에 스티로폼 단열재 등 장치를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수송 과정 중 실온에 제품이 나와있더라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신성약품이 거점 창고에서 냉장차로 백신을 배분해 옮겨 싣는 과정에서 차 문을 열어놓으면서 기준 온도를 벗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또 배분을 위해 일부 백신 제품들을 바깥에서 일정 시간 쌓아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백신 제품들은 일반 종이 상자에 넣어져 있던 터라 실온에 있을 때 기준 온도가 유지되지 못했다.

현재까지 신성약품이 유통한 백신은 전체 1259만 도즈 중 500만 도즈(440억원 어치)에 달한다.

이 같은 관리 부실은 백신 관리에 대한 교육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백신 전문 유통 A업체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서도 직원이 백신을 옮길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 세세하게 방침을 두고 있진 않다"라며 "다만 백신을 많이 다뤄본 업체면 자연스럽게 직원들이 수송할 때 온도 유지 등 매뉴얼을 철저하게 지키는 편인데 (이번 경우는) 그러한 교육이 미흡했던 것 같다"고 했다.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 역시 "백신 유통을 맡게 되면서 콜드 체인을 모두 적용했다"면서도 "이전에는 일반 의약품을 주로 다루다보니 백신을 다룸에 있어서 일부 미흡한 면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김 회장은 "빨리 배분해 배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상온에 노출된 시간은 몇 분 정도로 길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백신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미 500만명 분이 유통된 상태지만 실제 폐기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백신 전문 유통 B업체 관계자는 "실제 상황을 정확히 보진 못했지만, 차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노출된 정도라면 독감 백신 품질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식약처는 노출된 제품들을 대상으로 역가 시험을 진행 중이다. 최대 2주가 걸릴 전망이다.

조달업체 선정이 늦어지면서 배송 일정이 빡빡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6월 말부터 NIP용 백신을 조달할 업체를 선정하는 입찰을 실시했지만 너무 낮은 단가를 제시해 번번히 유찰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9월 접종이 제때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네 번의 입찰을 거친 8월 말에야 신성약품으로 최종 낙찰됐다. 두 달이 넘는 시간을 업체 선정에만 소요한 것이다.

당장 2주 내 제조사로부터 백신을 받아 전국 의료기관에 유통해야 하는 회사로서는 일정 맞추기에도 빠듯해 빠른 배송이 최우선이었을 것이란 의견이다.

C유통업체 관계자는 "업체 선정을 이렇게 늦게 해놓곤 모든 책임을 결정된 도매업체로 넘겨버린 정부도 분명 책임이 있다"라며 "특히 올해 NIP 대상자가 늘어 물량이 많아진 만큼 빠르게 업체가 결정돼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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