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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의 약국 리모델링...동선 바꾸니 환자 반응 '굿'

  • 정흥준
  • 2021-03-12 16:54:01
  • [주목!이약국] 서울 영등포구 나눔약국
  • 비효율적 동선 개선...경사로부터 조명·진열까지 변화
  • 김성오 약사 "인테리어만큼 내적 리모델링도 중요"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대부분의 약국들이 코로나로 매출 악화를 겪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약사들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성애병원 인근에서 ‘나눔약국’을 운영중인 김성오 약사(66·부산대 약대)는 작년 여름 약국 간판과 조명, 접수대, 진열까지 내외부 공간에 모두 변화를 줬다.

2009년 약국을 오픈하고 약 11년만의 리모델링이다. 종합병원 인근에 위치해 처방이 약 70~80% 차지하는 약국이지만 주택가와 맞닿아 있어 매약 비중도 적지 않다.

작년 코로나로 환자 발길이 줄어들면서 약국 매출도 30% 가량 감소했지만 김 약사는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변화에 투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약국에 찾아오는 단골환자들의 반응이 좋았고, 근무환경 개선으로 약국 직원들의 만족감도 높았다.

데일리팜은 12일 나눔약국을 찾아가 리모델링을 통해 개선된 약국 공간과 40년 경력 약국장이 말하는 ‘약국 경영’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로 매출 30% 이상 영향을 받았죠.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코로나 시기였기 때문에 8일간 시간을 가지고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어요. 어려운 시기지만 큰 마음을 먹고 투자한 거죠."

약국 입구에 설치된 기존 경사로는 유모차와 휠체어가 올라오는데 불편함이 있어 완만한 경사로로 개선했다. 약국 출입문을 안쪽으로 넣으면서까지 경사로가 완만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신경썼다.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였다.

"기존엔 환자 대기석과 접수대까지의 거리도 좁았어요. 대기석에 앉아서 손만 뻗어 처방전을 주는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약국 안을 오가는 환자들도 서로 부딪혔죠. 가뜩이나 코로나 시기인만큼 공간을 더 확보해서 환자들의 불편을 줄였어요."

리모델링 전(위)과 후의 모습. 접수대와 의약품 진열장을 줄이고, 환자 공간을 넓히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리모델링의 대부분은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진행하려고 했다. 공사는 일주일이 조금 더 걸렸지만, 머릿 속에 공간을 구상하는 데까지는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렸다.

약국 한켠에 의약품을 잔뜩 쌓아 진열해놓던 공간을 비우고, 환자들이 살펴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약장과 오픈매대 하나만 설치했다. 덕분에 약국 공간은 넓어지고 환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복약지도’, ‘처방조제’라고 적혀져 있던 내부 표지판들도 김 약사가 직접 정한 편안한 문구로 바꿨다. 처방·조제는 ‘처방전은 여기에’로, 투약 위치엔 ‘약 받는 곳’, 복약지도는 ‘건강을물어보세요’ 등으로 바꿨고 이는 모두 환자들 눈높이에서 고민한 끝에 나온 표현이었다.

"처방전을 받고 조제실에 전달하는 동선도 불편했고 비효율적이었죠. 접수대 길이를 줄이고 조제실과의 연결 통로를 만들어 동선을 개선했어요. 환자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직원들은 약국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길죠.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의 의미도 컸어요."

복약지도, 처방조제 등의 딱딱한 단어들도 환자 눈높이에 맞춰 바꿨다.
"단골환자들은 농담 섞어 예전엔 들어오면 빨리 나가고 싶었는데, 이젠 오래 있고 싶다는 말을 하네요. 10년 전엔 만족스러웠지만 점점 약이 늘어나면서 창고처럼 변한 탓이죠. 약을 쌓아두는 예전의 약국 운영 방식은 다들 많이 탈피한 거 같아요. 이젠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죠."

내부 조명의 조도에도 신경을 써서 환자들에게 포근한 느낌을 주려했고, 외부에서 약국을 봤을 때 내부공간이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달라진 조명들은 약국에 대한 심리적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약사는 매일 리모델링 필요...매출보다 환자에 집중"

김 약사는 약국의 인테리어 변화도 필요하지만, 약사의 내형적 변화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와의 소통, 새로운 지식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으로 ‘약사 리모델링’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

"외형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일단 약사들은 환자의 언어를 이해하는 공부가 필요해요. 또 새로운 전문 지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습득해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해요. 약사는 매일 리모델링돼야 합니다. 환자들은 그런 약사를 원해요"

또 새내기 약사들에겐 매출에 집중하기 보다 환자에 집중할 때 오히려 수익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출보다 환자에 집중하라는 얘기죠. 가장 기본이고 다들 쉽게 하는 얘기지만 그게 참 쉽지 않죠. 이를 위해선 다방면으로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우리 약국 한켠엔 ‘건강을 더해서 마음을 나누는 약국’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어요. 좋은 문구예요. 저 또한 이 말에 어울리는 약사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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