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너도 나도 바이오진출' 기대해도 될까요
- 안경진
- 2021-03-29 06: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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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분인수와 조인트벤처(JV) 설립에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확산하면서 시장에선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26일 롯데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이동우 대표는 "바이오사업 진출을 비롯해 스마트 모빌리티,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 신규 사업모델을 연구하고 있다"라고만 언급했다. 엔지켐생명과학만큼은 아니지만 롯데지주도 시총이 157억원가량 증가하면서 긍정적인 시장반응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기업들이 '바이오사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오리온은 작년 10월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바이오사업 진출을 위한 합자계약 체결을 공식화했다.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가칭)라는 합자법인을 통해 160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 제약·바이오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일차적으로 수젠텍의 결핵 진단키트와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진단키트의 중국 내 인허가를 추진, 판매한다고 예고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슷한 시기 SK바이오랜드의 사명을 현대바이오랜드로 바꾸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이달 초 대호테크와 우아가 보유하고 있던 넥스턴 주식 490만1660주를 약 700억원에 취득하면서 바이오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암면역치료제를 비롯한 신약·백신연구, 임상시험업체에 대한 지분투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정기 주총시즌을 맞아 헬스케어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통신업체 KT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의료기기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체외진단 기업 미코바이오메드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감염병 진단과 바이오헬스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진출 의사를 나타냈다. 진단기술과 확진자 동선 추적 역량을 결합해 감염병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사업 진출'은 주식시장에서 효율적인 주가부양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몇년치 사례만 들춰봐도 신약개발 업체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재미를 본 업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본업에 타격을 입은 일부 기업들이 '주주 달래기용' 카드로 바이오를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총 50조원을 넘보는 초대형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로 성장하고, SK그룹이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면서 대기업들의 구미를 당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것처럼 신약개발은 단기간내 달성하기 힘든 과제다. 어렵사리 개발된 신약이 시장에서 성공하고 기업에 수익을 안겨주기란 더욱 쉽지 않다.
돌이켜보면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의약품사업은 대기업들의 무덤이라 불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013년 태평양제약의 의약품사업을 한독에 매각하면서 백기를 들었고, 한화는 2004년 드림파마(옛 에이치팜)와 2006년 한국메디텍제약을 인수하면서 공격적 행보를 보였지만 2014년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드림파마를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매각했다. 롯데그룹도 지난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롯데제약을 출범했다가 10년만에 의약품사업을 접은 전력이 있다.
바이오헬스케어산업 진출 열풍은 반가운 일이다.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차기 성장동력이라는 사실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출 선언'만으로 본업과 거리가 먼 바이오사업이 회사에 뿌리내리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싶다면 보다 구체화된 사업실행 전략과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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