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21:21:44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약사
  • 글로벌
  • 신약
  • #질 평가
  • 제약
  • #제품
  • 약사 상담
네이처위드

[기자의 눈] 바이오기업의 요란한 언론플레이

  • 손형민
  • 2025-06-10 06:18:01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기술이전, 기술수출은 마법의 주문처럼 쓰인다. 간담회, IR 자료, 보도자료 등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다.

특히 최근 들어 “다수 글로벌제약사와 기술수출을 논의하고 있다.” “계약이 임박했다.” “임상1상에서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등의 수식어구들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계약 체결로 이어진 사례는 그 빈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시장의 기대는 점점 커지지만 정작 그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수출은 산업 성장의 중요한 지표다. 국내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기술료를 확보하는 구조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협의에서 계약까지는 수많은 기술적·법적 검토가 뒤따르며 그 기간도 예측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논의를 외부에 빠르게 알리는 경향이 있다. 구체적 내용이 빠진 채, 협의 진행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특히 임박이라는 표현은 시장에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그러나 실질적인 진척 상황이 공유되지 않거나 결과적으로 무산된 경우가 반복되면서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기술이전 계약이 불발될 경우에는 어떤 후속 자료나 향후 계획에 대해 알리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업계나 투자 관계자들도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 기술수출 임박이라는 표현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기 위한 수단이 된 지 오래다.

문제는 이러한 선언적 발표만 반복되면 기업의 신뢰도는 추락한다는 점이다. 주가 부양 목적이 깔려 있다는 시각도 많다. 발표 당시에는 반짝 오르던 주가가 이제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글로벌 기업과의 협의는 큰 기회인 만큼, 외부와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발표 시기와 내용의 강도에 따라 시장이 받아들이는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당장의 주목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신뢰다.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수출 논의가 아니라, 그 논의가 실질적인 계약으로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의 기술 경쟁력과 협상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기술수출을 진정한 성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언론플레이가 아니라, 실체 있는 준비와 내실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기전, 데이터뿐만 아니라 후기임상 프로토콜, CMC(화학·제조·품질) 문서의 완결성까지 꼼꼼히 따진다. 그들 앞에서 “우리는 가능성이 있다”는 말만 반복한다고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는다.

기술수출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시장과 접점을 넓히는 중요한 축이다. 그만큼 말의 무게를 다시 살펴야 할 때다. ‘속도’보다 ‘신뢰’가 앞서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이제는 발표보다 결과로 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