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나스닥 노크 '봇물'…쿠팡처럼 성공할까
- 김진구
- 2021-06-22 1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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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10여곳 상장 검토…아티바·코이뮨·이뮨온시아 등
- 대규모 자금조달+세계최대 의약품시장 직행 기대감
- 투자자 관심, 상위 소수업체 집중…기업별 조달액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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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약업계 일각에선 미국증시 상장이 양날의 검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미국증시 상장이 기업에 이득이 될지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도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녹십자랩셀 관계사 '아티바' 등 10여곳 나스닥 도전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곳은 10여개로 파악된다.
이미 한독과 제넥신의 자회사인 레졸루트가 지난해 11월 나스닥에 상장한 상태다. 한독·제넥신은 2019년 1월 280억원에 레졸루트 지분 5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 ‘RZ358’다. 현재 미국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RZ402'가 미국에서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아직 나스닥에서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상장 당시 20달러 수준이던 주가는 현재 12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시가총액은 1200억원 수준이다. 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성공 여부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

아티바는 GC녹십자랩셀 관계사다. 녹십자홀딩스와 GC녹십자랩셀이 미국에서 NK세포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19년 3월 설립했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NK세포치료제인 'AB101'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AB101' 1/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지난 1월엔 미국 MSD와 2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받았다. 아티바와 MSD는 총 3가지의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CAR-NK세포치료제를 공동 개발한다. 미국 MSD는 향후 임상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전세계 독점 권리를 갖는다.
이 연장선상에서 지난 4월엔 미국 증건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신청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아티바는 상장을 통해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발행주식 수와 주당 발행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코이뮨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과 cGMP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SCM생명과학과 제넥신이 인수하기 전부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전이성 신장세포암종 치료제 'CMN-001',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CARCIK-CD19' 등이다. 각각 임상2상, 임상1/2상을 승인 받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엔 바이오벤처 상장·기술수출 전문가인 에드가르도 바라키니 박사가 합류했다. 나스닥 상장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바라카니 박사는 코이뮨 합류 전 메타베이시스, 젠코 등 바이오벤처를 나스닥에 상장시킨 경험이 있다. 회사는 2023년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IMC-001'이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국내에서 임상2상을, 미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엔 중국 3D메디슨과 총 4억7000만 달러(약 5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나스닥에 이미 상장한 업체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3월 미국 파트너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의 지분 33%를 확보했다. 기존의 지분 13%에 더해 동아에스티는 총 46%를 확보하게 됐다. 뉴로보는 당뇨병성 신경증 치료제 'DA-9801'의 기술 수출 및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DA-9803'를 개발 중이다. 지난 2018년 동아에스티가 뉴로보에 기술수출·양도한 물질이다.
이밖에 로킷헬스케어, 엘앤케이바이오, 메콕스메디 등 10여개 제약바이오 업체가 직간접적으로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나스닥 상장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하나는 자금조달이다. 지난 3월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이 기폭제가 됐다. 당시 쿠팡은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45억 달러(약 5조원)를 조달한 바 있다. 미국증시로 직행할 경우 쿠팡처럼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리란 전망이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점도 제약바이오기업 입장에서 큰 메리트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 많이 받고, 현지에서의 임상·허가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나스닥 상장제약 조달액…최대 6700억·최소 140억
제약업계와 투자업예에선 나스닥 상장이 실제 기업에게 도움이 될지 따져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상황에 따라선 기업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나스닥 혹은 뉴욕증시 상장이 반드시 쿠팡과 같은 성공사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국증시의 경우 한국보다 상장요건이 유연한 편이다. 특히 나스닥의 경우 문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3개 등급으로 상장기업을 분류하는 특성 때문이다. 나스닥은 기업의 재무구조에 따라 ▲나스닥 글로벌셀렉트마켓 ▲나스닥 글로벌마켓 ▲나스닥 캐피탈마켓으로 분류한다.
나스닥이라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상장요건이나 위상에는 차이가 크다. 상위 등급으로 평가받는 글로벌셀렉트마켓은 요건이 까다로운 만큼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는다. 반대로 가장 등급이 낮은 캐피탈마켓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미미하다.
상반기 미국 나스닥에 상장 혹은 상장예정인 업체는 375개에 달한다. 1급으로 분류되는 글로벌셀렉트마켓 상장사가 76개(20%), 2급 격인 글로벌마켓이 33개(9%), 나머지 캐피탈마켓이 265개(71%)다. 상반기 신규상장사 10곳 중 7곳은 나스닥 캐피탈마켓으로 상장한 셈이다.
각 등급별 자금조달액에는 차이가 크다. 글로벌셀렉트마켓 소속 업체의 상장 직후 조달금액은 평균 8억2613만 달러(약 9400억원)다. 자금조달액 규모가 압도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287억1269만 달러)를 제외하더라도 평균 4억5431만 달러(약 51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나스닥 글로벌마켓은 2억109만 달러(약 2300억원), 나스닥 캐피탈마켓은 2억1998만 달러(약 2500억원)다. 상위 등급과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미국증권거래소가 상장요건으로 재무구조와 기업 지배구조를 까다롭게 평가하는 반면,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과 사업성은 철저히 시장의 판단에 맡기기 때문이다. 실제 나스닥 캐피탈마켓 상장사 중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나스닥 상장, 쿠팡 성공사례 보장하지 않는다"
나스닥의 경우 국내증시보다 상장비용과 유지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는 점도 국내기업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묻는다는 점은 또 다른 부담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한 것이나, 미국사업에 주력하는 SK바이오팜이 나스닥 대신 국내증시 상장을 결정한 것도 이같은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나스닥 에이프로젠이 나스닥에서 코스피로 상장 계획을 선회했다. 주력 품목인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진입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나스닥 상장에 걸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만큼, 빠른 자금조달을 위해 코스피로 선회했다는 설명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미국상장 이후로 제약바이오기업의 미국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그러나 나스닥 상장이 반드시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도 대여섯개 업체가 미국증시에 상장을 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기술력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잡아끌만한 매력포인트가 없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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