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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약국 '영양제 할인전'...반짝매출→권리금 챙기기

  • 강혜경
  • 2021-08-31 18:14:06
  • 일반약 난매·택배배송 통해 매출 올려놓고 양도
  • "피해는 신규 개설자 몫…한약사들간 커넥션 존재"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유명 일반약을 제약회사 권고가의 절반 가격에 판매해 논란이 빚어졌던 경기지역 휴게소 약국의 개설자가 변경됐음에도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약국 최초 개설자인 한약사가 권리금을 높이기 위해 일반약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사실을 맘카페 등에 알리고 택배로 약을 배송해 주는가 하면, 해당 한약사가 다른 한약사 약국과 직접적인 연관이 돼 경영 등에도 실제 관여를 하고 있다는 얘기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약국 자리를 소개해 준 제약회사 직원에게 책무를 이행하지 않고 협박과 회유를 이어가고 있다는 진술도 제기됐다. 다만 약국 자리 소개비에 대한 해당 한약사의 입장은 크게 엇갈려 양도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권리금 받을 수 없는 자리', 매출 뻥튀기로 2억원 권리금 챙겨

해당 약국의 개설자가 바뀐 시점은 8월 20일이다. 약국을 양도한 A한약사는 2억원 이상의 권리금을 받고 B한약사에게 약국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관계자들은 A한약사가 약국을 넘기기 전 권리금을 부풀리기 위한 묘수를 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맘카페를 통해 유명 영양제를 저렴하게 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인근지역인 안산, 시흥, 안양, 광명 등에서 일부러 영양제를 구입하기 위해 오는 소비자들이 늘며 약국 매출에도 호재가 나타났다.

해당 약국의 월 평균 통상 매출액이 2000~300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했을 때, 약국을 넘기기 직전인 6월과 7월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것. 약국은 소비자들에게 택배로 일반약 등을 보내주기도 했다.

이후 A한약사는 8월 초 해당 약국을 넘기겠다며 제약회사 직원과 근무 약사, 한약사 등에 '약국을 2억원에 넘기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여러 건의 컨택 등 끝에 마침내 근무 한약사에게 약국을 인수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A한약사가 병역 문제로 인해 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불가피한 양도·양수가 이뤄졌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다만 여기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권리금이다. 휴게소는 약국과 휴게소간 계약 관계가 이뤄지기 때문에 마트나 백화점, 공항과 같은 형태로 권리금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휴게소 측은 "입점 매장에 대한 권리금은 인정되지 않는다. 개인간 양도·양수가 아닌 휴게소와의 계약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며, 양수가 이뤄지더라도 권리금은 인정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개인적으로 권리금을 받는 행위는 인정되지 않으며 권리금을 주고 들어왔다고 할 경우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휴게소 측은 "개인간의 거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한약사가 권리금을 주장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하고자 약사법상 테두리를 벗어난 위법 행위를 저질렀던 것"이라며 "사실상 해당 위치는 매출이나 운영 형태 등을 모두 미뤄볼 때 2억원 만큼의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는 자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휴게소 약국의 경우 고정 처방에 따른 비용이 있거나, 단골을 유치할 수 있는 문전 약국이나 동네 약국과는 경영상 차이가 크다"라며 "물론 양도양수 한약사간 합의가 이뤄진 부분이겠지만 무리하게 약국을 운영해 가면서까지 매출을 부풀리고, 약국을 넘긴 것이라는 합당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동 투자에 순환 근무, 거점 도매까지 한약사간 커넥션 존재"

동시에 A한약사의 자금 투자와 순환 근무, 약국간 약 거래 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1약사 1약국' 형태로 운영돼 근무약사 등을 고용하는 보편적인 약국과 달리, 한약사 약국은 여럿이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개설이 이뤄지며 근무형태도 이같은 방식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특정 한약국에서 약을 주문해 다른 한약국으로 나눠주는 문제도 보편화돼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 약국에 대해서는 무자료 거래 등에 대한 경찰 조사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A한약사 역시 서울지역 지하철 약국에 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 약국과 밀접히 관여돼 있다는 것.

제약회사 직원 C씨와의 시비도 꺼지지 않은 불씨다. C씨는 "A한약사를 통해 지하철 약국 매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D한약사가 해당 자리를 낙찰 받아 올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A한약사로부터 소개비를 받기로 했으나 채무 불이행 상태"라고 설명했다.

A한약사는 '소개비를 보내겠다'며 계좌번호까지 받아갔지만 차일피일 지급을 미루던 A한약사가 결국 D한약사에게 책임을 전가했으며, D한약사는 '당초 소개받은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로 들어왔다. 소개비에 대한 세금신고는 하느냐'고 맞섰다는 것.

이후 A한약사는 C씨에게 '회사에 투잡 사실을 알리겠다. 술 한병으로 넘어가자. 좋은 자리가 있으니 그 자리를 맡아서 진행하시라'라는 협박과 회유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한약사는 오히려 본인이 C씨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D한약사가 입점한 위치는 C씨가 소개한 위치가 아니며, 해당 약국과 무관한 본인은 채무 이행에 대한 이유가 없다는 것.

A한약사는 "C씨가 5000만원, 3000만원, 2000만원 등 액수를 지정해 일방적으로 변제를 요구하고 있으며, '기사를 써서 곤란하게 하겠다'는 식의 협박을 하고 있다"며 "계좌번호 역시 그간의 수고에 대한 사례금 조로 얘기한 것일 뿐, 서면에 의한 계약 등은 전혀 이뤄진 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정 약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직원 면접이나 약 정리 등을 도와줬던 것으로, 금전적 투자 등이 이뤄진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약업계 한 관계자는 "약사들이 직접 입증하기는 어려운 한약사들 간 커넥션이 존재한다. 이미 짧게는 수년가량 지하철 또는 한약사 개설 형태로 약국이 운영되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며 "권리금 부풀리기, 약사들의 일반약 공급 중단 압박 등으로 인한 약국간 무자료 거래 등 선을 넘는 행위들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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