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21:51:47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약사
  • 글로벌
  • 신약
  • #질 평가
  • #제품
  • 제약
  • #3년
네이처위드

"약국이 먼저 실천해야죠"…환경에 진심인 약사들

  • 김지은
  • 2025-06-25 17:54:43
  • 최윤정 부회장·윤경아 이사(인천시약사회)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에서 플라스틱 약통이 많이 나오잖아요. 이것을 잘 재활용하면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세상이다 했죠. 약사 한명 한명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모여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네요."

전국 16개 시·도 약사회 중 유일하게 환경위원회를 설치한 지부가 있다. 인천시약사회는 지난 2022년 전국 시도지부 중 최초로 환경위원회를 만들었고, 지난 3년 간 크고 작은 성과를 냈다.

약사들의 작지만 큰 실천이 지역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이것은 곧 약사 직능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인천시약사회 최윤정 환경 담당 부회장·윤경아 환경이사
생소하고도 의미 있는 일의 시작에는 인천지부 여약사들이 있었다. 당시 여약사위원회 내 환경 보호에 대해 관심을 갖는 위원들이 많았고, 관련 사업을 모색하던 중 환경위원회를 만들어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조상일 전임 지부장의 승낙으로 그렇게 환경위원회가 출범했다.

최윤정 인천시약사회 환경 담당 부회장(55, 숙명여대)은 환경이사 시절부터 위원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사업을 구상해 왔다.

지부가 처음으로 시도한 사업은 약국 내 플라스틱 약병 재활용이었다. 당시 전옥신 여약사 담당 부회장과 이현경 여약사이사를 주축으로 업사이클링 전문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약병 수거 사업이 진행됐다. 해당 사업으로 약국당 평균 100kg, 총 5.5톤의 약병이 수거됐으며, 약 70%가 재활용돼 자원 순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윤정 부회장은 “당시 100곳 정도의 회원 약국이 참여해 주셨다”며 “제가 환경이사가 된 후 사업을 더 확대하기 위해 회원 약사 대상 설문조사를 거쳐 관련 제약사들에 라벨 제거가 용이한 포장 방식의 개선이나 병 뚜껑 내 실리카겔 분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작은 부분들이 모여 환경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인천시약사회는 지역 업사이클링 업체와 연계해 회원 약국을 대상으로 의약품 포장 용기 재활용 사업을 진행했다. 약국당 평균 100kg, 총 5.5톤의 약병이 수거됐으며, 약 70%가 재활용돼 자원 순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위원회를 주축으로 시행한 약국 비닐봉투 줄이기 캠패인은 회원 약국들을 넘어 다른 분회, 지부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이 종이봉투나 쇼핑백을 가져와 약국에서 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윤경아 환경이사(44, 숙명여대)는 “지부 사업이 있기 전부터 자체적으로 약국 곳곳에 ‘가방에 담아가 주세요’라고 기재해 놓았었다”며 “비닐봉투 무상제공 문제로 워낙 스트레스도 많았고, 이전부터 환경에 대한 관심도 컸다. 걱정도 있었는데 예상 외로 고객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문구 하나로 고객 반응이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다른 약국, 약사님들께도 알리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면서 “그러던 중 우연히 지부에서 관련 사업을 한다는 것을 보고 포스터 공모에 참여했고, 그 기회로 이번에 환경이사로도 활동하게 됐다”고 했다.

환경위원회가 주축이 돼 진행한 약국 비닐봉투 줄이기 사업. 약국을 찾은 고객이 가방에 약을 담아가거나 갖고 있는 종이봉투를 약국에 가져와 약을 가져가자는 캠페인이었다.
약국 외부에서도 지부 차원의 환경을 위한 실천은 이어져 왔다. ‘인천약사 플로깅 행사’를 통해 회원 약사와 가족들이 인천 월미도 일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며 환경보호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다.

더불어 ‘인천갯벌 세계유산등재 추진 시민협력단’과 협력해 지부가 진행하는 팜페어 행사에서 관련 포스터를 배포하고 인천 갯벌의 생태적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도 진행했다.

지부는 약국 간 자원 공유를 활성화를 위해 ‘인천 당근약국마켓’이라는 오픈 채팅방을 개설해 약국의 중고 의약품 진열대나 소모품 등을 무료 나눔하거나 저렴하게 판매하는 순환경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200여개 회원 약국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당근마켓과 더불어 환경사랑 인천 약사들이란 단체 카카오톡방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위원회 소속 약사를 비롯해 70여명 회원 약사들이 함께 환경에 관련한 자료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시약사회가 회원 약사들과 진행한 인천약사 플로깅 행사.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열린 팜페어에서 인천지부는 ‘타포린백 수거 사업’을 진행했다. 학술행사 때마다 참여 약사들에 배포되는 타포린백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취지다. 가정에 이미 보유 중인 가방이나 타포린백을 가져와 재활용하면 친환경 선물을 제공하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 역시 예상 외로 약사들의 호응이 높았다. 참가자 1300명 중 380여명이 동참했고, 그만큼 타포린백 사용을 줄일 수 있었다.

윤 이사는 “팜페어를 진행한 6년간 1800여개 타포린백이 제작, 배포돼 왔다. 타포린백의 경우 30~40년을 사용해야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일회성으로 사용하면 비닐봉투보다 환경에 저해되는 것”이라며 “환경위원회가 아이디어를 내 사업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약사님들이 동참해 주셨다. 올해는 1800개를 제작했지만, 내년 행사에는 1000개, 그 다음 행사에는 그보다 적게 배포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인천시약사회는 최근 열린 팜페어 중 타포린백 가져오기 사업을 진행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타포린백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380여명의 약사가 참여했다.
(왼쪽부터)환경위원회 소속 이미영 위원, 이미숙 계양구보건소장, 최윤정 부회장, 윤경아 이사, 김말숙 환경위원회 고문(전 환경 담당 부회장), 강상모 위원.
환경 보호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인천시약사회는 지역 신문사가 진행한 환경대상에서 사장상을 수상했다.
인천지부는 최근 이 같은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역 신문사가 진행하는 환경대상에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이런 활동들이 곧 약사직능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며 “우리 지부만의 활동이 아닌 전체 약사, 약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대한약사회 차원에서도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