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23:55:09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약사
  • 글로벌
  • 신약
  • #질 평가
  • #제품
  • 제약
  • 약사 상담
팜스터디

"SNS로 소통한다"...소아과 전문약국의 경영 비법

  • 강혜경
  • 2021-10-29 16:17:02
  • [주목! 이약국] 울산 송정약국 유선영 약사
  • 코로나로 소아과 직격탄…차별화된 2개 SNS계정으로 소통
  • 리모델링 통해 깔끔함 업그레이드…아이들 눈높이 맞춘 소품도 적극 활용
  • "수많은 정보들 중 알짜 골라주는 편안한 동네 언니·동생 되고싶어"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로 인해 소아과 약국들이 직격탄을 입은 가운데, 오히려 위기를 기회 삼아 차별화에 나선 약국이 있다.

소아청소년과와 가정의학과 1층에 위치한 울산 송정약국은 특히 엄마들에게 인기 좋은 약국이다. 친절하고 섬세한 약 상담은 물론 깔끔하면서도 확 트인 인테리어, 다양한 제품 구성으로 볼 거리가 많은 약국으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송정약국 유선영 약사.
부부약사인 유선영(32·동덕여대), 김성원(34· 원광대) 약사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눈높이에서 현실육아를 약국으로 옮겨 왔을 뿐"이라며 "3살 딸을 키우는 엄마, 아빠로서 그저 우리 아이를 대하듯 아이들을 대한 것 뿐인데 좋은 반응들을 보여주셔 기쁘다"고 말했다.

송정약국이 문을 연 지는 2년이 지났다. 2019년 3월 남편인 김성원 약사가 먼저 약국을 오픈하고, 다른 약국에서 일하던 유선영 약사가 올해 1월 합류했다. 기존에도 단골층을 확보한 약국이었지만, 유 약사의 합류 이후 약국 역시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유선영 약사는 "부부가 함께 약국을 운영하면 득과 실이 극명히 나뉠 수밖에 없다. 육아를 하면서 약국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함께 운영을 했지만 코로나 등 변수로 인해 차별화 방안을 고민하던 차에 SNS를 약국에 접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정약국 계정의 인스타그램.
유 약사는 약국 오피셜 계정을 열어 보통의 약국들이 그렇듯 건강 관련 카드뉴스나 신제품 소식 등을 올렸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을 읽기는 쉽지 않았다. 5~6장 분량의 카드뉴스나 신제품 소식 등을 올리는 데 들이는 공에 비해 좋아요나 댓글 등 반응이 미미했고, 올릴 게시물도 제한적이었다.

그는 "댓글이나 반응은 미미한데 반해 게시물을 스크랩 하는 방식의 저장은 많았다. 의약정보, 건강정보 관련 수요는 있다는 것인데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신세계의 오피셜 계정보다 정용진 부회장 개인 SNS계정이 월등히 높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활발히 소통되는 모습을 보고 직업인으로서의 '약사'와 최대 관심사인 '육아'를 아우를 수 있는 개인과 약국의 절충형 계정을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약사와 육아를 어떻게 녹여낼까 고민하던 중 브랜딩에 관심을 갖게 됐고, 불현듯 '딸 기르는 엄마약사'의 줄임말인 '딸기약사'를 생각해 내게 됐다"고 말했다.

딸기약사 계정의 인스타그램.
딸기약사 인스타 계정은 아이를 키우며 겪었던 당황스러웠던 상황이나 약 복용법 등을 동영상 방식의 '릴스'나 카드뉴스로 풀어낸, 보다 부드럽고 재미있는 계정이다. 가령 열날 때 대처법, 해열제 먹이는 온도, 코막힐 때 해결법, 콧물색에 따른 대처법 등 다소 딱딱한 내용을 딱딱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내고, 겨울철에 모기약을? 이라는 주제로 단순 약정보 보다는 여름에 필요한 모기약을 겨울에 아이들에게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실전 육아 팁을 준다. 직접 영상에 출연해 약에 대해, 건강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다보니 친근감 역시 배가 된다.

유선영 약사는 "열이 날 때 해열제를 먹이고, 열 냉각 시트를 붙이고, 따뜻한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것은 누구나 아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에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게 하는 등의 작은 팁을 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에 익숙한 젊은 부모들에게 부드럽게 약과 건강을 얘기하고, 식상함을 탈피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딸기약사 계정은 SNS 사용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좋아요'는 물론 게시물을 스크랩하고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는 '저장' 횟수까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현재 제품 비교, 신제품 소개, 약국 운영시간 등 지역주민들과 소통이 주목적인 약국 공식 계정과 SNS 사용자 다수와 소통하는 딸기 약사 계정 2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약국 계정은 당장 매출에 도움을 줄수도 있다. 반면 딸기약사 계정은 당장 매출과 연계가 되진 않지만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다수의 SNS 사용자들의 소통하고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며 "육아를 할 때는 내 아이만 보게 되지만, 약국에 있다보면 보다 많은 아이들을 보고, 또 먼저 아이를 키워본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딸기약사 계정의 목표"라고 말했다.

◆소품 활용, 꼬마 고객에게도 '대만족'…"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니 해답 나와"

송정약국은 디럭스형 유모차도 불편함 없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진열대간 간격을 넓게 배치했다.
송정약국은 환한 조명을 사용하고, 진열대 간 간격도 비교적 커, 크기가 큰 디럭스형 유모차가 지나는데 불편이 없도록 설계돼 있다. 또 고객이 직접 보고 비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두고 있다. 어린이 영양제·해열제 같은 일반약은 물론이고 습윤밴드나 마스크, 보호대, 어린이 젓가락 같은 외품도 다양하게 구색을 갖추고 진열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를 넓혔다. 종류에 따라 깔끔하게 진열하고 재고 관리를 하는 것은 남편인 김성원 약사의 몫이다.
2019년 3월 오픈 이후 약국은 2차례에 걸쳐 업그레이드 됐다. 같은 해 8월 약국을 확장하면서 한 번, 올해 2월 한 번 약국을 업그레이드 했다. 그는 "확장한 이후로 제대로 인테리어를 하지 못했던 부분이 마음에 걸렸었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는 어렵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라 생각하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게 됐는데, 환자들이 먼저 알아봐 주시고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할로윈 분위기의 풍선과 장식들로 계절감을 느끼게 하고, 부모와 아이들간 얘깃거리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소품 등을 활용해 계절성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또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활용해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아이와 부모의 소소한 얘깃거리도 만들어준다.

10월은 할로윈데이가 있는 만큼 풍선 장식과 관련 VOD를 재생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A4용지에 출력해 코팅한 모기 이미지를 벨크로 테이프를 활용해 매대 앞에 붙여둠으로써 아이들이 모기를 잡아보고,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도록 재미를 더했다. 자연스럽게 모기약을 구비하지 못한 부모들의 구매로도 이어졌다.

그는 "집에 있는 벽 그림판 등 교구를 약국으로 가져와 봤는데 인기가 좋았다. 책 역시도 반응이 좋다. 스스로 책을 읽거나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같이 귀엽다"며 "특히 공룡책이 인기가 많은데, 조만간 책장을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영 약사는 '엄마의 관점'에서 생각하니 해답을 찾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건기식 샘플링'과 '볼매대'는 약국을 운영하는 데 있어 소소하지만 확실한 팁이 된다는 조언이다.

약장 윗 공간을 수납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건기식 제품 일부를 샘플링해 어린이영양제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샘플링하고 있다.
어린이 영양제를 추천할 때 효과는 예측해 볼 수 있지만 맛은 담보할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다 보니 '잘 먹을까요?'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하기 쉽지 않았고, 간혹 반품이나 환불 문의로도 이어졌다. 어린이 영양제는 결국 '아이들이 잘 먹는지'가 영양제 추천에서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건기식들을 샘플링했다.

제품을 설명한 뒤 직접 아이에게 먹여보고 잘 먹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다 보니 부모도 아이도 영양제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갔다.

볼매대를 활용해 계절 상품이나 인기 상품 등을 진열하는 것도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으면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팁이라고 설명했다.

대개 약국이 진열대 아랫 공간을 재고장으로 활용하는 반면, 소아과 약국은 아이들의 손이 잘 닿는 이 공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착안해 아랫 공간은 아이들 제품 진열대로, 대신 윗 공간을 재고장으로 활용한 것도 포인트다.

유 약사는 "각자의 포지션이 정해져 있다. 전반적인 마케팅이나 홍보를 담당하는 건 내 역할이고, 제품을 구성하고 주문하고 진열하는 일은 남편이 맡고 있다"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금기를 깬 것 같아 반신반의했지만 현재는 함께 약국을 일궈 나가는 부분이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함께 아이를 키우며 궁금한 부분에 대해 편안히 얘기할 수 있는 동네 언니, 동생, 친구 같은 약사로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