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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의 제약업 포기 시그널…산업계 구조조정 바람

  • 이석준
  • 2021-11-22 06:30:00
  • 규제 강화, M&A 활성화 등 원인…중소형사 위주 구조조정
  • 명문,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더브릿지, 씨티씨 경영 장악
  • 화일약품, 다이노나 품으로…한올, 서울, 씨트리 등 주인 변경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창업주의 제약업 포기 시그널이 감지된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공개적으로 추진하는가 하면 유상증자, 블록딜 등 여러 방식으로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추며 경영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떠나는 오너일가' 사례는 최근 2~3년 사이 실제로 등장했다. '대물림'을 통한 가업승계가 보편적이었던 제약업계에 '창업주 일가의 제약업 포기'에 의한 구조조정이 발생하고 있다.

명문제약 어디로

명문제약은 최근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다. 신라젠 최대주주 엠투엔과 지분 매각을 검토했다. 현재는 엠투엔과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해지하고 다수와 M&A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엠바이오사이언스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명문제약의 매각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공시 조회를 통해 공식화됐다. 회사는 이후 11월과 12월 2차례 미확정 공시를 낸 후 올 3월 최종적으로 부인 공시를 내며 M&A를 일축했다. 다만 최근 다시 매각설이 돌았고 회사는 이를 인정했다.

명문제약 최대주주는 19.94%를 보유한 오너 2세 우석민 회장이다. 창업주 故 우동일 회장 외아들이다. 명문제약 우석민 회장 지분이 매각되면 '제약업 떠나는 창업주' 사례로 남게 된다.

최대주주 변경 '일사천리'

씨티씨바이오도 비슷한 조짐이 보인다.

이민구 더브릿지 대표는 씨티씨바이오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올 4월 중순 유상증자(신주취득일 기준)를 통해 씨티씨바이오 첫 지분을 취득한 후 6개월여만이다.

9월 중순에는 최대주주에 올랐다. 10월말에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 조호연 씨티씨바이오 회장 지분율이 5% 이하로 줄고 또 다른 창업주 성기홍 대표가 중도사임하면서 더브릿지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호연 회장의 지분율 감소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블록딜 등을 통해 이뤄졌다.

씨티씨바이오는 12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세부안건은 공개전이지만 업계는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행방과 관련된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더브릿지 외에도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도 씨티씨바이오 지분율 5% 이상을 확보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상태다. 씨티씨바이오는 씨티씨사이언스 흡수합병도 추진중이다.

투자전문가 품으로

화일약품은 전문투자자 품으로 넘어갔다. 올 1월 최대주주가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 다이노나 외 2인으로 변경됐다. 최근에는 금호에이치티의 다이노나 흡수합병으로 금호에이치티가 화일약품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화일약품 경영진은 다이노나 측근으로 변경됐다. 40년 가량 화일약품서 근무한 박필준 전 대표는 회사를 떠났고 대표이사 체제는 조중명(크리스탈지노믹스 창업주), 박필준 공동대표에서 조중명, 조경숙 각자대표로 변경됐다. 박필준 대표는 화일약품 창업주 이정규 전 대표와 각자대표를 지내는 등 원년 멤버로 꼽힌다.

조경숙 화일약품 대표는 사실상 다이노나를 지배하고 있다. 조경숙 대표는 '이스트버건디→오성첨단소재→에스맥→금호에이치티→다이노나→화일약품'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다. 등장하는 회사는 많지만 사실상 조경숙 대표를 필두로 한 몸으로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조경숙 대표는 투자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떠나는 창업주 일가 사례는 지난해도 속속 포착됐다.

김성욱 한올바이오파마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20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났다. 부회장직은 물론 사내이사직도 모두 내려놓았다. 김 전 부회장은 한올바이오파마 창업주이자 전 회장인 김병태씨 차남이다.

서울제약은 사모펀드에 팔렸다. 최대주주가 450억원 규모에 경영권을 큐캐피탈 사모펀드에 넘겼다. 이로써 서울제약 오너 경영은 1985년 12월 창업주 황준수 명예회장 손에 설립된 후 35년 만에 2세인 황우성 회장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황우성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2020년 3월 주총에서 부결됐다.

2019년 11월에는 씨트리가 메디포럼(현 에이치엘비제약)에 넘어갔다. 이후 씨트리는 메디포럼제약으로 또 에이치엘비제약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매각 과정에서 창업주 김완주 회장은 보유 주식 3.43%를 모두 메디포럼에 양도하고 경영에서도 손을 뗐다. 씨트리는 1998년 4월 설립된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 중 한 곳이다.

M&A '호시탐탐'

창업주 일가의 제약업 포기 사례와 함께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M&A 인식 변화도 감지된다.

연매출 1조원 규모의 국내 상위 A제약사의 경우 300억원대 중소형제약사 인수를 검토중이다. 연간 700억원대 비상장 B제약사도 비슷한 규모의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 와중에 중형 A제약사 매각설도 돌고 있다. A사의 최근 실적은 부진하지만 호흡기 분야 등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다수 보유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에서 창업주가 손을 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원인은 하나로 규명 짓기 어렵지만 정부 규제 강화, R&D 우선주의 등 환경 변화가 중소형제약사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보수적이던 제약업계 M&A 인식도 개방적으로 변하면서 인수합병 사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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