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선] 이중약가, 자국민 위한 이기심 일지라도
- 어윤호
- 2025-11-24 06: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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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규모 약가제도 개편을 예고했다. 곧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개선안에는 제네릭 약가 산정률 조정, 계단식 약가제도 개편, 사후관리 제도 통폐합,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이중약가제 확대, R&D 투자비율 연동형 약가가산 등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져 제약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의 이목은 이중 단연 이중가격제 확대에 쏠린다. RSA, 그중에서도 실제가와 표시가를 나눠 이중약가를 부여하는 환급형 유형은 제도 도입이래, 꾸준히 사랑받는 계약 형태가 됐다.
그러나 그 범위를 두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아예 환급형을 RSA에서 제외하자는 의견도 많았다. 정부 역시 어느정도 의견을 수용 작게나마 제도를 수정해 왔다. 애초 '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나 희귀질환치료제'라는 타이트한 기준으로 시작한 RSA 적용대상은 지금, '생명을 위협하는'이라는 수식을 떼어 놓는데까진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적용 조건은 까다롭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번엔 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정부의 '최혜국 대우 약가정책(MFN, Most-Favored-Nation)'의 압박이 트리거 역할을 했고, 보건당국도 그간 언급 자체를 불편해 했던 제약업계에서의 '코리아 패싱'에 대한 위기의식 역시 각인된 듯 하다.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다가오는 RSA, 이중약가 확대는 최소 '질환의 중증도'라는 족쇄는 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표시가의 상한선이었던 'A7 조정평균가 이하'라는 조건의 조정 여부도 지켜 볼 부분이다.
참조가격을 놓고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패싱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다국적제약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벤츠가 아니고 샤넬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못사는 나라, 즉 '국가의 협상력이 부족한 나라'들에서 약가가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수많은 나라들이 자국민의 건강을 위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인 비공개 약가 비중을 늘려가며 신약 접근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투명한 약가'라는 글로벌 사회에서의 도덕성도 좋지만 우리나라 환자를 위해 정부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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