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잘나가는 티쎈트릭, 웃지 못하는 로슈
- 정새임
- 2022-04-13 07: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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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슈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3439억원, 영업손실 6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5% 줄었고, 영업적자 규모는 커졌다.
매년 매출 규모를 키워온 한국로슈로서는 10년 만의 매출 감소다. 영업이익은 적자와 흑자를 오갔으나 10년간 가장 큰 적자 규모를 보이고 있다.
한국로슈는 항암제 강자답게 굵직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작년 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톱10 중 2개가 로슈 제품이다. 아바스틴은 1123억원, 퍼제타는 93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매출도 672억원에 달하며, 허셉틴 매출은 653억원이다.
약이 잘나가면 매출 규모가 커져야 하지만 작년엔 도리어 뒷걸음질쳤다. 그 배경엔 주요 의약품에 대한 위험분담 계약이 있다. 한국로슈는 캐싸일라, 퍼제타, 허셉틴, 티쎈트릭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위험분담 계약을 맺고 있다. 약정된 기간동안 초과분에 해당하는 투약분을 회사가 공단에 환급하는 계약이다. 회사는 매년 위험분담 환급 추정액을 미지급비용으로 계상하고 매출에서 차감하고 있다.
작년 한국로슈가 설정한 위험분담 환급추정액은 1942억원, 지급한 금액은 772억원이다. 한해에만 2000억원 가까운 환급액이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기초 금액인 616억원을 포함해 기말 남은 환급액은 1785억원에 달했다. 수치로만 보면 한국로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로슈의 환급액이 처음부터 많은 건 아니었다. 2017년 말 94억원, 2018년 말 317억원, 2019년 말 499억원, 2020년 말 616억원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급격하게 환급액이 늘며 회사의 부담이 커졌다.
제약사가 정부와 환급 비율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는 비공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티쎈트릭의 영향을 높게 보고 있다. 면역항암제 후발주자인 티쎈트릭을 빠르게 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해 정부의 분담 제안을 수용했는데, 이것이 한국로슈의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한국로슈는 티쎈트릭 급여 등재 당시 면역항암제 보유 회사 중 유일하게 정부가 제안한 '초기 3주기 투약비용 제약사 부담' 안을 받아들였다. 이어 급여 확대 때도 환자 반응 유무에 따라 초기 일정기간 투여분을 환급하는 '초기 치료 환급형' 제안도 수용했다. 그래서 티쎈트릭을 두고 '팔면 팔 수록 손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덕분에 티쎈트릭은 빠르게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환급액 때문에 회사로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 한국로슈는 약을 직접 만드는게 아니라 본사에서 완제품을 매입해 파는 입장이다 보니 수천억원 규모로 쌓이는 환급액이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다행히 한국로슈의 재무상태는 탄탄한 편이다. 작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829억원이고, 이익잉여금도 1350억원에 달한다. 아직까지 환급액이 '감당할 수준'이라는 얘기다. 다만 매년 환급액이 2000억원 가까이 발생한다면 재무 안정성이 흔들리기 쉽다. 작년에도 1942억원이 발생하며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났다. 2020년 89%였던 회사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203%가 됐다.
한국로슈는 위험분담 재계약 협상에서 환급 조건 수정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특성상 급여 확대를 협상해야 할 적응증이 많은 상황에서 이미 한번 받아들였던 조건을 제약사에 유리하게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한국로슈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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