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치료지침 개편 주도...SGLT-2 당뇨약 달라진 위상
- 정새임
- 2022-10-12 06: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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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버틀러 미국 잭슨주립대 교수·강석민 연세대 교수
- SGLT-2 임상 데이터, 미 심부전 가이드 바꿔…한국은 더 높은 수준으로 권고
- "SGLT-2억제제 계열 효과로 보기엔 일러…자디앙·포시가만 심부전에 효과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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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당뇨약으로 출시됐던 SGLT-2 억제제가 영역을 확대하며 대표 심장약으로 떠올랐다. 심박출률 감소와 경도감소, 나아가 난공불락이었던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에서도 효과를 입증하며 국내·외 심부전 가이드라인을 갈아치웠다.
처음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으로 증명됐던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치료 효과는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로 데이터를 확정지었다. 자디앙은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EROR-Preserved 임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포시가도 DELIVER 임상에서 박출률 감소 및 보존 환자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이를 근거로 대한심부전학회는 최근 개정한 심부전 진료지침을 통해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 감소·경도감소·보존 전 영역에서 SGLT-2 억제제를 주요 치료제로 권고했다. 앞서 미국도 심부전 치료 지침에 SGLT-2 억제제를 주요 약제로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SGLT-2 억제제를 '21세기 스타틴'으로 비유하며 심부전의 기본 치료제가 되리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데일리팜은 자베드 버틀러(Javed Butler) 미국 잭슨주립대 교수, 강석민 연세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장)를 만나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에 일으킨 변화를 조명했다.
-국내 심부전 환자가 최근 5년 약 30% 증가했다. 그 배경은? 미국도 비슷한 상황인지?
자베드 버틀러 교수(이하 버틀러):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 유병률과 발생률은 모두 증가 추세다. 과거에 비해 심장 관련 질환들을 잘 치료하다 보니 수명이 늘어나 심부전 환자들도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당뇨병, 비만, 고혈압 등 심부전 관련 위험 인자들도 늘어났다. 마지막으로 예전부터 노화 증상으로만 여겨졌던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채혈·영상 검사 등 진단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물론 HFpEF 발생률이 실제 증가 추세인지, 과거에 비해 검사가 늘어나면서 보이는 현상인지는 구분하기 어렵다.
-SGLT-2 억제제 중 자디앙이 최초로 HFpEF를 포함해 심부전 전체를 아우르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그 의미와 SGLT-2 억제제가 최초로 이러한 데이터를 입증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면?
버틀러: 자디앙은 심부전 치료제 전반의 역사에서 두 번의 획을 그었다. 먼저 2015년 EMPA-REG OUTCOME 연구 결과를 통해 최초로 당뇨병 환자들의 심혈관계 사망률을 감소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또 치료제가 전무한 HFpEF 영역에서 EMPEROR-Preserved 연구로 처음으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HFpEF에서 자디앙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과 심혈관계 사망의 상대적 위험을 21% 감소했고, 심부전으로 인한 모든 입원의 상대적 위험을 27% 줄였다. 이는 단순히 통계적 수치를 넘어 환자를 진료하는 현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결과여서 의미가 있다.
심박출률이 환자의 심부전 종류나 그에 따른 치료법을 구분하는 데 앞으로도 주요 지표가 될 것이지만, 적어도 SGLT-2 억제제 사용에 있어서 심박출률이 큰 의미를 갖지 않게 됐다.
나아가 보통 심부전을 논할 때 감소부터 보존까지의 스펙트럼을 이야기하지만, SGLT-2 억제제는 제2형 당뇨병을 보유한 환자들에서도 새로운 심부전이 발생하는 상대적 위험을 감소하는 효과를 이미 입증한 바 있기 때문에 예방으로 확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당뇨병이나 만성신질환(CKD)을 보유한 환자는 SGLT-2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하기에 가장 적기는 '심부전이 발생하기 전 단계'라 말할 수 있다.
강: 과거에는 심부전을 신경호르몬이나 심장 기능이 떨어진 혈액관련 질환으로만 인식했다. 그런데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지만 염증, 대사 등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 임상 증후군이라는 개념이다. SGLT-2 억제제는 한 가지 분야에서 두드러진 작용기전은 없지만 혈관, 신장, 염증, 사이토카인 전해질, 섬유증 등 여러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결과를 보인 것 같다.
-대표 SGLT-2 억제제인 자디앙과 포시가를 놓고 보면, 자디앙이 심박출률 65% 이상 환자 그룹에서 효과가 다소 감소되는 경향을 보인 반면, 포시가는 최근 데이터에서 해당 환자에서도 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차이를 어떻게 봐야할지?
포시가와 자디앙 임상연구의 각 트렌드 라인을 보면, 상반되는 데이터처럼 보이지만 전체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는 명확한 시그널이라 보기 어렵다. 또 메타 분석으로 이 데이터들을 포괄적으로 보면 전체 심박출률 스펙트럼에서 상당히 일관성 있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두 약제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논하기보다 SGLT-2 억제제 계열 효과로 이해하면 될지?
버틀러: 아직 계열 효과라 보기 어렵다. 물론 HFrEF와 HFpEF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된 두 약제의 연구 결과가 일맥상통했다. 그러나 과거 계열 효과를 기대했다가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던 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에 의사로서 계열 효과를 기대하며 처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즉 심부전 효과가 입증된 두 약제 외 다른 SGLT-2 억제제를 동일선상에 놓고 보긴 힘들 것 같다.
-지난해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부전협회(HFSA)가 발표한 2022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 HFpEF 치료제로써 SGLT-2 억제제를 2a수준으로 권고했다. 권고 수준을 이같이 결정하게 된 배경은?
버틀러: 이전에는 HFpEF 영역에서 별다른 치료 권고사항 자체가 없었다. 이뇨제를 사용해 울혈을 치료하거나 동반 질환에 대한 접근을 다루는 수준이었다. 이후 HFpEF 에서 자디앙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처음으로 개정을 시도할 수 있었던 주요 가이드라인이 미국이었다. 연구 결과가 상당히 설득력 있었기 때문에 권고 사항을 변경할 수 있었다.
다만 미국은 가이드라인 변경 시 Class1으로 권고할 수 있으려면 관련 연구가 최소 2개 이상이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개정 당시에는 발표된 SGLT-2 억제제 연구가 EMPEROR-Preserved 한 개였기 때문에 SGLT-2 억제제를 1수준으로 권고하지 못했다.
한국은 HFpEF 영역에서 SGLT-2 억제제를 Class 1 수준으로 권고했다. 이는 미국 가이드라인보다 더 타당하고 앞선 결정이라 생각한다. 계속해서 관련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추후 유럽과 미국 가이드라인도 한국처럼 개정되리라 본다.
-그간 한국 가이드라인은 대부분 유럽과 미국을 따라가는 상황이었다.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하다.
강: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처럼 대규모 무작위 임상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해 그간 해외 임상 연구들을 수용·개작하는 방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채택했다. 7월 22일 심부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 전까지 여러 약제들의 근거 수준을 결정하기 위해 여러 편집위원들이 토론과 투표를 거쳤다. 또 8월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2022)에서 포시가의 HFpEF 임상 DELIVER 연구가 발표될 예정이었는데, 이미 톱라인 결과를 알고 있었고, 결과를 어느정도 분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앞으로 국내 심부전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할 것을 고려했을 때 좋은 약제를 가능한 빨리 도전적으로 권고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버틀러: SGLT-2 억제제가 처음 당뇨병 치료제로 도입됐다 보니 1차 진료의사나 당뇨를 많이 보는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이 주로 사용했다. 심장내과 분야에선 아직 당뇨병 치료제라는 인식이 남아있다. 그래서 여러 심부전 관련 학회들은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혈관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치료제로 인식되도록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심부전 치료제로서 SGLT-2 억제제 채택률은 중간 정도라 볼 수 있다. 그래도 ARNi 제제와 비교해보면 비교적 빠르게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급여라는 관문도 넘어야 하는데, 급여 기준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듯하다. 심박출률을 기준으로 한다 해도 특정 박출률 수치에 따라 급여를 적용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강: 급여에서 명확한 기준을 답변하긴 어렵고 앞으로 더 고민해야 될 부분이다. 박출률 수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 다른 계열 치료제들은 표준 이하라는 임의의 기준으로 급여를 적용했지만, SGLT-2 억제제의 경우 심박출률 정상을 어떤 기준으로 볼 것인지 구분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에 전면 배치됐다. 이 치료제를 쓰기 좋은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과제나 사용 시 주의할 점이 있다면?
버틀러: SGLT-2 억제제는 기존 약제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추가하는 개념이다. 약물치료를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혈압, 심장, 신장상태 등 환자 상태를 고려해 적합한 순서대로 투약을 시작해 적어도 3~4주 이내에는 4가지 약물 모두 투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기존 약물의 조절 없이 SGLT-2 억제제를 추가할 수 있지만, 고령이나 저혈압, 탈수를 보이는 환자라면 이뇨제 용량을 감량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
부작용은 생식기 감염이 유일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위생상태를 신경쓰거나 발병 시 국소 치료제를 도포하면 괜찮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발생 위험이 낮지만, 혹시 환자가 구역질이나 메스꺼움 증상을 호소한다면 환자의 케톤체 수치를 체크해봐야 한다. 이 외 환자가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설사 등 정상적인 식생활이 어려울 땐 SGLT-2 억제제를 2~3일 정도 투약 중단했다가 식이활동이 정상화 됐을 때 다시 투약을 시작하면 된다.
강: HFpEF 환자가 여러가지 특성(Phenotype)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와 관련된 후속 연구들이 나와야 될 것 같다. SGLT-2 억제제가 모든 심부전 스펙트럼에서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심부전의 다양한 특성에 SGLT-2 억제제가 얼마만큼 효과적인지에 대한 데이터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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