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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초기에 여러 원인 함께 잡아야"…조기 3제 병용 주목

  • 김진구 기자
  • 2026-10-01 06:00:3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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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상용 조선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 “약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보다 초기 병용이 혈당 장기 유지에 유리”
  • 메트포르민 단독 조절 실패 환자, 3제 병용 후 HbA1c 8.4%→6.5%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당뇨병은 한 가지 이유로 생기지 않는다.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문제부터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 저하, 신장의 과도한 포도당 재흡수까지 여러 원인이 함께 얽혀 있다.

김상용 조선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혈당이 떨어지지 않을 때마다 약을 하나씩 추가하는 것보다, 초기부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치료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약 하나로 여러 원인 잡기 어려워…초기부터 함께 치료해야”

김 교수는 제2형 당뇨병이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에서 치료 방식도 그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뇨병에는 인슐린 저항성, 췌장 베타세포 기능 저하, 신장에서 포도당을 과도하게 재흡수하는 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다”며 “이런 문제를 약 하나로 모두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도 한 가지 약을 최대 용량까지 올리는 것보다 저용량의 여러 약을 함께 사용하는 치료가 많이 쓰인다”며 “당뇨병 역시 한 가지 약을 쓰다가 안 되면 추가하는 방식보다 초기부터 여러 작용기전의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치료전략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근거는 ‘EDICT’ 연구다. 이 연구는 새롭게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부터 메트포르민·피오글리타존·엑세나타이드 3제를 투여한 군과 메트포르민을 먼저 사용한 뒤 필요에 따라 글리피지드와 인슐린을 차례로 추가한 군을 비교했다.

3년 추적 결과 초기 3제 병용군의 평균 당화혈색소(HbA1c)는 6.4%로 순차치료군 6.9%보다 낮았다. HbA1c 6.5% 미만을 3년간 유지한 환자 비율도 각각 67%, 41%로 차이를 보였다. 초기 3제 병용군에서는 인슐린 감수성과 베타세포 기능 역시 더 크게 개선됐다.    

김 교수는 초기의 빠른 혈당조절이 단순히 당화혈색소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뇨병 초기는 아직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시기”라며 “이때 혈당을 빨리 낮추고 췌장의 부담을 줄여주면 베타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 혈당조절이 무너지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EDICT 연구에서도 초기 병용치료는 순차치료보다 치료 실패 비율을 낮추고 장기간 안정적인 혈당조절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결과를 보였다.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장점 높이고 단점 줄인다”

김 교수가 실제 진료에서 활용하는 조합 가운데 하나는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과 TZD 계열 약물인 피오글리타존이다.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이 몸에서 더욱 잘 작용하도록 만들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물이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신장에서 포도당이 다시 몸 안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고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혈당을 낮춘다.

김 교수는 “두 약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방식이 서로 겹치지 않아 같이 사용했을 때 효과적으로 혈당을 낮출 수 있다”며 “두 약 모두 자체적으로 저혈당 위험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각 약제의 단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강하지만 체중 증가와 부종이 처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소변으로 포도당과 나트륨, 수분 배출을 늘려 체중과 부종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김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하면 체중이 늘거나 붓는 환자가 생길 수 있는데, 다파글리플로진을 같이 사용하면 이런 부분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며 “그래서 두 약의 궁합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심부전 위험 측면에서도 두 약의 특성이 서로 보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의 가장 큰 단점 가운데 하나가 심부전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반대로 다파글리플로진은 심부전을 줄이고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난 약물이어서 함께 사용하면 피오글리타존 사용으로 인한 심부전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화혈색소 8.4% → 6.5%”…실제 환자서도 조기 병용 효과 확인

김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이같은 치료 효과를 확인한 사례를 소개했다.

메트포르민 단독치료를 받고 있던 48세 여성 환자는 당화혈색소가 8% 중반까지 상승했다. 체질량지수(BMI)는 약 22kg/㎡로 비만한 환자는 아니었지만, 기존 치료만으로는 목표 혈당 도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김 교수는 이 환자에게 기존 메트포르민에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복합제를 추가했다. 이후 당화혈색소 수치는 8.4%에서 6.5%까지 약 2%포인트 떨어졌다. 체중은 증가하지 않았고, 약 300mg/dL에 달했던 중성지방도 150mg/dL 미만까지 감소했다.

김 교수는 “약을 하나만 추가했을 때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혈당 감소 폭을 감안하면 목표에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금 더 일찍 병용치료를 선택했고, 혈당뿐 아니라 중성지방까지 좋아졌으며 체중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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