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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체면역으로 생후 초기 보호…임신부 예방접종 중요성↑

  • 손형민 기자
  • 2026-08-11 06:00:46
  • 요약
  • 태반 통해 모체 항체 전달…영아 면역 공백 보완
  • 독감·백일해 접종 근거 축적…해외선 RSV도 권고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임신부 예방접종이 산모의 감염 예방을 넘어 출생 직후 영아의 면역 공백을 보완하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신 중 형성된 모체 항체를 태아에게 전달하면 면역체계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생후 초기 영아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주요 전문가들의 견해다.

10일 한국화이자제약은 '임신부 예방접종의 현재와 중요성: 모체면역과 출생 전 보호의 이해'를 주제로 2026 화이자 프레스 유니버시티를 개최했다.

권자영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날 권자영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설현주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중 예방접종의 원리와 실제 임상 활용, 모체면역을 통한 영아 보호의 의미를 소개했다.

임신 중에는 면역계와 호흡기계, 심혈관계 등에서 다양한 생리학적 변화가 나타난다. 이에 따라 감염이 발생했을 때 증상이 심해지거나 입원,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중증 감염에 따른 염증 반응은 조산이나 사산 등 임신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권 교수는 "임신부 예방접종은 산모 본인을 보호하는 것뿐 아니라 태아와 출생 이후 신생아를 보호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신생아는 출생 직후부터 각종 병원체에 노출되지만 면역체계는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다. 백신 접종 이후에도 충분한 면역 기억을 형성하려면 반복 접종과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권 교수에 따르면 신생아는 출생 당시 항원을 경험하지 않은 면역세포 비중이 높고, 항원 노출 후 장기 면역을 담당하는 기억 B세포 등으로 빠르게 분화하는 능력도 성인에 비해 제한적이다. 이에 생후 초기에는 감염에 취약한 '면역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산모 항체 활용해 출생 직후 감염 취약기 보완

모체면역은 이 같은 생후 초기 면역 공백을 보완하는 전략이다.

영아가 스스로 충분한 면역을 형성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출생 초기에는 감염에 취약한 기간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임신 중 예방접종으로 산모의 항체 수준을 높이면 태아에게 전달되는 항체량도 늘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임신부가 예방접종을 통해 항체를 형성하면 이 가운데 IgG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된다. 출생한 영아는 모체로부터 받은 항체를 활용해 감염에 대응할 수 있다.

항체 전달에는 임신 시기도 영향을 미친다. 태반에서 IgG 전달에 관여하는 Fc 수용체 발현은 임신 후반으로 갈수록 증가한다.

권 교수는 임신 28~32주 이후부터 모체 IgG의 태반 전달이 활발해지고, 임신 말기로 갈수록 태아의 항체 농도가 높아진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백신별 특성에 맞춰 임신 후반에 접종해 산모의 항체 반응과 태반을 통한 전달 시기를 맞추는 방식이 활용된다.

그는 "산모에게 예방접종해 항체 수준을 높인 뒤 전달하면 아기는 출생하는 순간부터 높은 수준의 항체를 갖고 시작할 수 있다"며 "이후 항체가 감소하더라도 보다 오랜 기간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부 예방접종은 산모를 보호하고 태아를 보호하며 결국 태어난 신생아까지 보호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신부 백신 근거 축적…해외선 접종 대상 확대

설현주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임신부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와 백일해를 중심으로 이미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설현주 교수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산모의 감염과 중증도를 낮추는 동시에 출생 초기 영아의 감염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플루엔자 백신은 영아가 직접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생후 6개월 이전의 면역 공백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설 교수는 국내외 데이터를 근거로 임신부 예방접종 이후 산모의 인플루엔자 감염과 입원 위험이 낮아졌고, 출생한 영아에서도 감염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백일해 예방접종은 영아 보호 목적이 더욱 뚜렷하다. 백일해는 성인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1세 미만, 특히 생후 2개월 이전 영아에서는 무호흡 등 중증 증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임신 중 Tdap 백신을 접종해 모체 항체를 태아에게 전달하고, 영아가 첫 예방접종을 받기 전까지 보호하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체면역을 활용하는 범위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넓어지고 있다.

RSV는 성인에게는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영유아에서는 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중증 하기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1세 미만 영아에서 입원과 중환자실 치료 부담이 높아 예방의 중요성이 큰 감염병으로 지목된다.

설 교수는 RSV 백신이 기존 임신부 예방접종과 다른 점으로 개발 단계부터 모체면역을 통한 영아 보호가 주요 목적으로 고려됐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 백신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이후 임신부에서 데이터가 축적된 반면 RSV 백신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모체의 수동면역을 이용한 영아 보호를 목적으로 했다는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임신부 RSV 예방접종을 공공 예방정책에 반영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설 교수에 따르면 일부 국가에서는 임신부 RSV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임신 후기 예방접종을 통해 출생 후 영아의 RSV 하기도 감염을 예방하는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설 교수는 "임신 중 예방접종은 산모를 보호하는 동시에 출생 직후 영아에게 발생하는 면역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중요한 수동면역 전략"이라며 "향후 새로운 백신을 임신부에게 적용할 때는 효과뿐 아니라 임신 중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와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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