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밀 품귀 속 '2-2-180' 장기처방, 이대로 괜찮을까
- 강혜경
- 2022-12-02 16: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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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고 확인 후 다시 온 환자의 처방전엔 720T라고 적혀 있어
- 변비약, 멀미약은 장기 복용 많다 보니 의존증 강해
- "재고 있냐"문의 쇄도에 의존 줄이라 할지, 처방 내지말라 할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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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약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제약사가 재입고 일정을 얘기해도 곧이 듣지 못하게 됐다.
오픈런이라도 할 수 있다면 추위를 무릅쓰고 줄이라도 서서 구하고 싶은 약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도 수산화마그네슘 제제, 마그밀이 그렇다. 평상시에도 마그밀을 많이 사용하기에 약국에 재고를 넉넉히 쟁여 뒀는데 가진 재고는 230정 뿐이다. 다른 약국들은 이미 바닥난 지 오래다 보니 이마저 '레어템'을 확보한 듯 든든해 하고 있었다.
1일 오후 한 남성이 약국으로 들어 왔다. "어서오세요~" 인사에 남성은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마그밀 있어요?"라고 물었다. 많지는 않지만 재고가 있었기에 "예"라고 답했다. 대수롭지 않게 재고를 물었던 남성의 눈이 동그래지더니 그제서야 눈을 맞췄다. "있다고요?" 다시 묻는 걸로 봐, 아마 여러 약국을 거쳐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만큼 약이 없어요. 다른 약국들도 마찬가지 일 텐데요"라고 말하자 남성은 "꼭 약을 지어가야 한다. 당장 안 가지고 가도 괜찮다. 다시 찾으러 올 테니 무조건 구해 달라"고 사정했다. 그렇다. 이 남성은 평상시에도 마그밀을 장기복용하고 있는 남성일 것이다. 기타 및 상세불명 변비 코드인 'K5909'코드로 미뤄 볼 때 마그밀 품귀 사태에 지어갔던 약이 떨어져 불안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주겠다고 한 들 없는 약을 만들어 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남성에게 "마그밀은 없고 같은 성분의 약으로 대체해 줄 수는 있다"고 하자 남성은 화색을 띄며 "뭐라도 괜찮다. 약을 가져갈 수 있느냐"며 반색했다.
그렇게 마로겔정으로 대체조제를 했다. 이후 병원에 연락을 해 마그밀이 품절이라고 말했고, 병원 역시 품절 사태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처방을 내게 됐다고 답했다.
마그밀을 포함해 듀파락 이지, 실콘, 보나링 같은 약은 평상시에도 장기처방이 많은 약들이다. 배변 활동이 원활치 못해서, 위산이 과다해 신물이 올라와서, 어지러워서 등의 이유로 같은 약을 수개월, 길게는 수년째 복용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약에 대한 의존증을 갖고 있는 이들이 먹던 약을 먹지 못하게 되면 상당한 불안을 가지게 된다.
이 남성처럼 '뭐라도 괜찮다'고 하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케이스다. 꼭 본인이 먹던 약만 먹어야 한다는 루틴을 지키는 이들도 있다.
매일 박카스나 판피린, 판콜을 영양제 먹듯 챙겨 드시는 분들처럼 변비약이나 멀미약의 의존도도 적지 않다. 오히려 실생활과 관련이 있다 보니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는 환자군들이다. 약물 의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변비약을 구하지 못해 약 찾아 삼만리를 한다는 기사를 보듯 품절약 문제는 약국을 넘어 소비자에게도 영향이 가고 있다. 의존을 줄이라고 해야 할지, 처방을 내지 말라고 해야 할지, 약사로서 나는 오늘도 고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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