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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국가 주도형 희귀약 사업 개발 초기부터 규제 지원

  • 이탁순 기자
  • 2026-02-25 06:00:40
  •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규제 대응 전략 수립 소통
  • 올해부터 희귀약 지정 요건 완화, 임상 가이드라인 유연성 마련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가 국가 주도형 희귀의약품 개발 사업에 대해 개발 초기부터 규제 지원에 나서 제품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중 미정복질환 극복 과제 희귀의약품 분야에 대해 개발 전 단계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희귀의약품 상업화를 앞당기고, 소수 희귀질환 환자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오는 28일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맞아 전문지 기자단을 대상으로 희귀질환 치료제 지원 현황과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식약처는 28일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맞아 전문지 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박미선 진흥원 프로젝트 매니저, 임현진 규제과학정책추진단장, 김춘래 과장, 박재현 과장, 안미령 과장

세계 희귀질환의 날은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가장 희귀한 날인 2월 29일이다. 우리 정부는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라 매년 2월 마지막날(보통 2월 28일 또는 29일)을 희귀질환 극복의 날로 기념해 희귀질환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치료 및 의료 지원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희귀질환은 1380개가 지정돼 있지만, 환자수가 적고 기업 투자가 어려워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 주도로 치료제 개발에 나선 게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ARPA-H(보건연구고등계획국)’를 벤치마킹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작년부터 본격 진행되고 있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소아 희귀질환 환자 맞춤형 혁신 치료 플랫폼 개발 및 N-of-1(환자 1명) 임상시험 프로젝트(HEART)와 유전성 안질환의 시작손상 극복을 위한 환자맞춤형 유전자치료(BEACON)가 진행 중인데, 4.5년간 175억원의 국가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보통 국가 연구개발 사업은 연구자들이 논문이나 특허 등록으로 마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프로젝트는 최종 상업화가 목적이다. 이에따라 식약처 규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박미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 프로젝트매니저는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 규제 요구사항을 맞추려 하면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비용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개발 초기부터 식약처와 소통해 임상 설계와 자료 준비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희귀질환 특성상 IND(임상시험계획서 승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환자 투여를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 이에 식약처와 개발 초기부터 상담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식약처는 작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규제정합성 검토 제도'를 통해 개발 초기 규제 지원을 하고 있다. 규제정합성 검토 제도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초기 개발 단계에서 규제 요건을 분석해 지원하는 제도이다.

개발 중인 제품이 어떻게 분류되는지, 어떤 법령에 적용되는지 검토하고, 평가기준과 안전성·유효성 평가 입증 방법을 상담해 준다. 이를 통해 규제 대응 전략과 식약처와의 공동연구 필요성도 검토한다.

작년에는 줄기세포 기반 인공혈액 과제를 첨단바이오의약품 품목으로 분류하고, 발달장애 디지털치료제 개발 과제의 등급 변경을 권고하는 등 제품화 지원을 해줬다.

임현진 식약처 규제과학정책추진단 과장은 규제정합성 검토 제도에 대해 "연구자들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지만 규제 절차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제품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법령이 적용되는지,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지, 허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를 초기부터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사전에 규제 대상 여부를 분석해 보완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면 제품화 지연을 막을 수 있다"며 "현재 ARPA 사업 8개 과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희귀질환의약품 지정 요건 완화와 신속 심사를 통해 접근성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체의약품보다 안전성·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됐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희귀의약품으로 신속 지정 받을 수 있게 됐다.

김춘래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기존에는 질병관리청에서 공고한 희귀질환 의약품에 대해서는 안전성·유효성이 개선됐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했지만, 작년 제약업계 협의를 통해 이 부분 규제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희귀의약품 지정 해제에 대한 규제 완화 방안도 업계와 논의할 방침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신속 심사를 통해 빠른 허가도 기대할 수 있다. 식약처는 GIFT 제도를 통해 신속심사 의약품을 선정하고 있는데, 현재 GIFT로 지정돼 허가된 품목 50개 중 42개가 희귀의약품이다.

박재현 식약처 신속심사과장은 "GIFT로 지정된 치료제의 질환군을 보면 절반이 환자 숫자가 적은 재발성, 난치성 암"이라며 "이들 환자들은 임상시험도 치료기회가 될 수 있는데, 앞으로는 GIFT 심사도 환자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민관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IFT에 지정되지 않은 희귀의약품도 심사 유연성을 발휘해 임상2상으로 허가하고, 시판후에 3상 임상 자료를 제출하는 방법도 적용하고 있다. 안미령 종양항생약품과장은 "허가단계 유연성을 더 높이기 위해 임상시험 설계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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