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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갈 길 먼 국내제약 'QbD'...전문인력 양성 확보가 관건

  • 이혜경
  • 2023-07-08 08:27:48
  • 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빅파마' 대부분 시스템 적용
  • 제조비용 30% 절감 시 의약품 수익률 2배 이상 개선 가능

감주은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과 교수.
[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국내 제약회사 CEO, CTO 등 임원들이 QbD 교육 과정을 들어보면 어떨까요? 왜 QbD가 필요한지 느끼게 되면 QbD 확대와 제약산업 발전이 함께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4년 우리나라가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 회원국이 되면서 의약품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 및 공정에 대한 이해와 공정관리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uality-by-Design, QbD)' 사업이 본격화 됐지만 여전히 잰 걸음 수준이다.

전체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QbD를 활용한 생산 시스템을 갖춘 곳은 10여개에 불과하다는 것.

감주은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과 교수는 7일 'GMP 및 QbD의 현황과 사례연구'를 주제로 열린 약학계 기자단 워크숍에서 "GC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등 국내 대형 제약회사들만 QbD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제약 선진국은 의약품 생산에 QbD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기존 QbT(Quality-by-Testing) 시스템과 병행하고 있다.

머크 화이자, 릴리, 암젠, 와이어스, 아스트라제네카, GSK, 노보노디스크, 노바티스, BMS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QbD를 적용해 제품을 개발 중이다.

김 교수는 "미 FDA가 의약품 공정과정에 QbD 시스템을 적용하다고 했을 때 빅파마를 제외한 중소 제약회사들의 반발이 거셌다"며 "하지만 빅파마들이 전면적으로 QbD를 적용하면서 미국에서는 작은 제약회사들도 이를 따라올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QbD에 대한 관심이 적은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5년 '첨단 바이오의약품 특별자문단(MFDS Special Advisory Board)을 출범, 예시 모델을 개발해 공유하고 있지만 활용하는 제약사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다양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비용을 30% 절감 시 의약품의 수익률을 2배 이상 개선 가능하다"며 "QbD로 비용 및 제조시간을 절감하면 가격과 품질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국내 자체 원료의약품 생산제조 경쟁력 강화, 원료의약품 수출효과 등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26조원인데, 이는 2021년 한국 GDP의 1.3% 수준이고, 전체 제조업 분야에서 4.6% 수준"이라며 "26조원의 40~50%가 제조·경비에 들어간다고 보면 원료 및 부성분 비용 5조2000억원, 제조관리비 7조8000억원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QbD로 품질경쟁력을 확보하면 제조관리비인 운전비용, 에너지비용, 설비투자비용, 제조소요시간, 제조소 면적, 제품불량 등에 쓰이는 비용을 절감, 향후 국내 전체 제조업 분야 중 6.9%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의 말 대로라면 장점이 가득한 QbD인데, 10년 동안 대부분의 국내 제약회사들이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식약처가 2015년 픽스 가입 이후부터 QbD 도입을 이야기 했고,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교육 및 컨설팅 사업을 진행한 건 2019년 부터"라며 "5년 정도 됐지만, 법제화가 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대형 제약회사들만 QbD를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중소 제약회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이유로는 비용 보다 인력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 교수는 "법제화는 답이 될 수 없다. 제도를 바꾸게 되면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QbD는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잘 만드는 만큼 제약회사들이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매출이 연간 500~700억원 이지만, 전문인력은 5~6명 수준인 제약회사들이 꽤 많다"며 "이들 중 1~2명이 교육을 받으러 가면,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없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 QbD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지 않는 현실"이라고 했다.

따라서 QbD의 필요성을 인지한 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교육을 권유할 수 있는 CEO, CTO 등 임원들이 먼저 QbD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결국은 QbD도 인력이 관건"이라며 "QbD는 경험 많은 사람들이 잘 만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고려대학교 이학 석·박사, 아주대학교 약학박사를 취득하고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13년을 지내면서 국내 QbD 도입 이전부터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제약공학과 조교수로 근무한 이후 현재 국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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