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학자는 또 하나의 직업"
- 정웅종
- 2006-10-09 06: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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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역사서 낸 조중화 약사(마산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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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없는 현재가 있으랴. 역사 연구에 무슨 직업 구분이 있겠는가."
경남 하동군 진교리에서 마산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조중화(84) 약사에게는 또 하나의 명함이 있다. 임진왜란을 연구하는 향토사학자가 그것이다.
틈틈이 일본과 국내 임진왜란 당시 사적을 돌며 주류 사학계가 놓친 역사적 사실을 조명하거나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다.
지난 1996년 낸 '다시 쓰는 임진왜란사', 98년 펴낸 '바로잡은 임진왜란사'에는 그가 수집한 1,000여 점의 방대한 자료와 현장사진 400여 점 등 그의 땀이 배어 있다.
최근 3년간의 작업 끝에 일본인들에게 400년전 전쟁침략의 역사를 생생히 알리기 위한 '임진왜란사' 일본어판을 앞두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과 명나라 군사의 코를 받고 써준 '코 영수증'을 공개해 사학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가 향토사학자라는 제2의 직업을 갖기 시작한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1984년 경남 일대에 널려 있는 왜성을 둘러본 것이 계기가 됐다.
"임진왜란이 400년전 일이라 실감이 안났는데 경남 지역에 있는 22개 왜성을 둘러보고 실감을 하게 됐지. 매일 시간 날때마다 카메라 들고 왜성을 돌아다녔어. 그러다보니 왜곡된 부분도 있더라구. 이것은 바로 잡아야 겠다고 생각한 게 벌써 20년이 넘었네."
일제 36년 동안 일본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역사로 조작하고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또 한번 임진왜란 역사는 왜곡됐다.
"전두환 정권시절에는 군청이나 보건소를 통해 압력이 들어오기도 했어. 왜 약사가 역사를 공부하냐고 말이야.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
이것뿐만이 아니다. 정작 왜곡된 역사를 알아야 할 사람들은 일본인들이라고 생각해 일본어판을 내려고 했지만 일본 현지 출판사들로부터 거절을 당했다.
조 약사는 "일본은 토요토미히데요시와 관련된 책은 내주지 않으려 해. 장사가 안된다는 게 이유인데 임진왜란이 끝나고 히데요시가 반대파와 2년 전쟁을 거치면서 결국 반대파가 승리하면서 히데요시는 일본에서도 실패한 군주로 인식된 것 때문이지"라고 설명했다.
조 약사의 요즘 관심은 이순신이다. 얼마전에는 이순신이 장렬히 전사한 장도라는 섬 일대를 둘러보고 왔다. 임진왜란이라는 역사 속에서 이순신에 대한 왜곡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왜 약사가 역사를 하느냐고 질문하는데, 병으로 몸을 망치듯 왜곡으로 역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지."
앞으로도 계속 왜곡된 역사 찾기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밝히는 팔순 노약사의 눈빛이 젊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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