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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포지티브' 1월부터 시행...충격 최소화 과제

  • 홍대업
  • 2006-12-18 06:47:45
  • 첫해 1만3,000품목으로 정리...약제비 비중 24%가 최종 목표

①5.3약제비 적정화 방안과 포지티브제 시행

올해 의약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포지티브 리스트다. 이를 포함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 역시 마찬가지다. 포지티브제는 의약분업 이후 의약계 최대의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라면 그 파장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부는 올해 포지티브 도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암 등 중증질환자에 대한 보장성 확대로 인한 재정지출 급증과 매해 14%씩 증가하는 약제비를 고려하면,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예견되는 상황이었다.

의약계 설득을 위한 유시민의 행보

유시민 복지부장관이 5월3일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5월3일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정부 내부에서는 면밀히 검토돼온 것이 사안이다. 분업 이후 급증하고 있는 약제비를 적정하게 제어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했다.

유시민 장관은 어쩌면 포지티브 시행을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된 ‘전사(戰士)’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선별등재목록’ 도입을 주창했고, 취임 직후 곧바로 의약계 단체장과의 연쇄 접촉을 갖고 포지티브 행보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 장관은 3월9일 ‘취임 1개월 기자간담회’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공단에 약가협상권을 줘야 한다”며, 포지티브 도입을 위한 배수진을 치기 시작했다.

특히 5& 8228;3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공식 발표한 뒤 같은달 17일 8박9일간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WHO총회에 의약단체장과 동행한 것도 그렇다. 이 자리에서는 여러 가지 의약계 현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핵심은 포지티브 수용을 전제로 의약계의 자율징계권 부여, 원외처방 과잉약제비 환수법 등의 철회, 수가인상 등을 선물(?)로 제시했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포지티브와 각 단체의 찬반논쟁 ‘격화’

포지티브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7월26일 60일간 입법예고되면서 각 단체에서는 반발기류가 형성됐다. 독일의 경우처럼 환자와 약사는 지지세력으로, 의료계와 국내외 제약업계는 반대세력으로 엇갈린 양태를 보였다.

복지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는 ‘값싸고 질 좋은 의약품을 선별등재하는 포지티브 시스템’을 비롯, ▲의약품의 사후관리 강화 등 품질강화 ▲리베이트 척결 등을 위한 의약품 유통투명화 ▲의료계의 처방행태 변화 유도 등 의약품 사용량의 적정화 등의 내용도 함께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현재 30%에 육박하는 약제비 비중을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24%까지 낮추겠다는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이 제도에 가장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한 쪽은 제약업계였다. 포지티브 시행 이후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품목수를 정리해, 결국 1만 품목 내외로 의약품을 정리하겠다는 내용 탓이었다. 여기에 약제비 비중을 단계적으로 24%로 낮추겠다는 방침도 그렇다.

일각에서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으로 100여개 주요 제약사만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약업계의 반대여론을 부추기는 요인이었다.

유시민 장관은 포지티브 도입을 위해 의약계 단체장과 수시로 접촉을 갖고, 이해를 당부했다.
의협은 5월 신임 장동익 회장이 들어서면서 포지티브 시스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잠시 유보했다가, 나중에 반대입장으로 급선회했다. 품목수의 감소로 처방권 제한이 있을 수 있고, 결국 환자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는 KRPIA의 입장과도 같은 것이어서 ‘초록은 동색’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약사회의 경우 가장 적극적인 포지티브 지지그룹이었다. 포지티브 도입방침 발표에 발맞춰 각 지부 및 분회에 이에 대한 교육 및 홍보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품목수 감소로 인한 재고약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한미FTA 협상서 포지티브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5월3일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발표한 직후 국내외 제약사와 미국 대사관 등이 참석한 설명회에서 미국은 “한국이 갑자기 포지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데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철회(재고)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이상용 보험연금정책본부장은 “포지티브 전환은 이미 지난해부터 국회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언급됐던 부분”이라며 “한 나라의 정책까지 철회해달라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정면 반박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는 지난 2월말부터 진행된 한미FTA 사전협상과 추후 예정된 FTA 협상에서 포지티브 등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뜨거운 감자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었다.

포지티브에 대한 찬반양론이 깊어지면서 의약계에서는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포지티브 시스템을 미국이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만큼 반대론자는 친미파 또는 매국노라는 이미지가 형성된 것이다. 즉 ‘포지티브 반대론자=FTA 찬성론자’의 등식이 성립되면서 반대그룹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규개위 통과 ‘진통’...내년 1월1일부터 포지티브 시행

포지티브 방안에 대한 규개위 심의과정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포지티브와 관련 입법예고기간이 이례적으로 60일인 것을 두고서도 미국의 압력설이나 한미FTA와 연관 지으려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10월2일 입법예고안은 규개위로 넘겨졌고, 두 번의 분과회의를 거친 뒤 11월23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12월15일 현재 법제처 심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규개위 심의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기등재약에 대한 약가인하 조정이 있느냐 여부를 놓고 복지부와 제약업계간 신경전이 팽팽했다. 특히 규개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양측의 힘겨루기는 본회의까지 이어졌다. 세종로 정부청사 9층 국무조정실장 앞 복도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특허만료 이후 처음으로 진입하는 제네릭 약가의 인하폭을 기존 64%에서 68%로 상향 조정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으며, 유 장관도 11월말 국무회의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보고했다.

다만, 포지티브 시행을 위한 구체적이고 단계적 방안과 함께 사후평가를 통한 의약품 사용량의 감소, 의약품 유통의 투명화, 의료계의 처방행태 개선 등의 방안도 시행과정에서 의약계에 다시 한번 후폭풍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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