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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병의원 자리 약국허가 '갈팡질팡'

  • 강신국
  • 2007-02-15 06:47:04
  • 박정일 변호사 사례 발표...약국간 분쟁 예고

의료기관으로 사용되던 자리에 약국개설 시도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법적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약사법 16조 5항을 보면 의료기관 시설의 일부를 분할해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약국개설이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의원과 약국의 담합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이 의료기관과 약국개설 사이 시간적 밀접성, 구조적 특성, 담합가능성 등을 고려해 문제가 없다면 과거 의료기관 자리에 약국 입점을 허용해도 된다는 판결이 잇따르자 보건소도 갈팡질팡 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약사출신 박정일 변호사가 제시한 최근 발생한 약국입점 분쟁을 사례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기관 입지에 약국입점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해 점검해 봤다.

◆사례 1 = 인천 계양구 소재의 한 병원. 연면적 1000㎡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의 병원건물 1층에 5~6평 정도의 부지에 약국개설이 시작됐다.

1층에는 약 2평 정도의 부동산이 입점해 있고 약국 예정지는 과거 임상병리실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병원인근의 약사가 병원내 약국예정지는 의료기관의 구내로 볼 수 있다며 약국개설 허가를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관할보건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례 2 = 경기 고양의 한 상가에서도 유사사례로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상가 2층 211~213호에는 소아과의원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의원이 같은 층 201~203호로 이전하고 기존 의원자리인 211~212호는 미용실로 213호는 약국개설 예정지로 확정되자 1층에 있는 약국이 반발하고 나선 것.

즉 소아과의원이 이전하자마자 그 자리에 약국이 개설됐고 주출입구 앞에 약국개설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 의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한 게 아닌 같은 층에 있다는 것을 문제 삼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사례에 대해 박정일 변호사는 "시간적 밀접성, 즉 의료기관 자리에 곧바로 약국개설이 되는지 여부와 같은 층에 기존약국이 입점해 있는 등 구조적 특성과 담합가능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문제가 없다면 의료기관 장소에도 약국개설이 허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의료기관과 약국개설 사이의 밀접한 시간·장소적 근접성, 담합가능성 등에 비춰 사실상 의료기관의 시설 일부를 분할했다고 판단되면 약사법 16조의 제한사유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각 약사들의 이해가 달린 문제이니 만큼 보건소는 신중한 개설허가를 해야 한다"며 "만약 약국개설이 허용되면 1층이나 인근에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즉 약사법은 약국간 과당경쟁을 막는 법이 아니라는 게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의료기관 자리에 약국개설 가능하다" 판결

의정부지법 "담합가능성 없다면 영업 자유가 우선" 의료기관이 있었던 자리에도 약국 개설이 가능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약사법 16조 5항 3호의 '의료기관 시설 또는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해 약국을 개설하는 것은 안 된다'는 조항에 배치돼, 향후 약국개설 등록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의정부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최근 경기 고양시 마두동 I빌딩에 약국을 개업하려다 보건소의 제재로 개설등록을 거부당한 K약사가 해당 보건소를 상대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 거부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약사법 16조 5항의 약국개설 등록 제한사유는 의원과 약국의 담합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헌법에 보장된 영업의 자유 및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약국과 의료기관이 같은 건물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약사법 상의)제한사유를 확장해 해석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법원은 "약국예정지는 의료기관 사이와의 거리, 건물 3층 및 엘리베이터 등 출입구의 구조 등에 비춰 담합가능성이 비교적 적은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다"며 "같은 층에 또 다른 약국과의 위치와 비교해 결코 좋은 입지는 아니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한 "이 사건 약국개설 예정지는 당초 의료기관 시설의 일부로 이용된 곳이기는 하나 그 후 보험회사 영업대리점으로 5개월 이상 실제 사용돼 왔다"며 현재는 빈 사무실 형태로 있을 뿐 의료기관을 분할해 약국을 개설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법원은 "의료기관과 약국개설 사이의 밀접한 시간·장소적 근접성, 담합가능성 등에 비춰 사실상 의료기관의 시설 일부를 분할했다고 판단되면 약사법 16조의 제한사유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K약사는 지난해 12월 경 고양시 마두동 I빌딩 3층에 308호에 약국을 개설하려했지만 보건소가 개설등록을 거부하자 소송에 들어갔다.

K약사는 "이 건물 3층에는 의료기관 3곳과 약국 1곳이 이미 개설돼 있었다"며 "의원과 담합을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원고측 변론을 맡은 박정일 변호사는 "지나치게 담합가능성만을 중시해 약국 개설을 원천봉쇄하기보다는 담합가능성이 낮다면 약사의 영업권리 존중이 필요하다는 게 법원판결의 요지"라고 소개했다.

강신국 기자 2006

-08

-10 06: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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