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을 ‘돌려막기’로 꾸려가나
- 데일리팜
- 2007-02-20 06: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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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국민이 병원에 덜 가고 약을 덜 드시도록 하는 것이 국가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의원, 약국의 환자 본인부담금제를 정률제로 일원화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이해를 당부하는 장문의 글에서 밝힌 장관의 소신중 일부다. 경증질환 환자 본인부담을 높여 절감되는 재정으로 중증질환 지원을 확대하고자 한 취지가 글의 골자다. 장관의 순수한 의도를 이해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사실상 절름발이 제도로 운영돼 왔다. 감기와 암으로 지출되는 외래 보험급여비가 각각 약 1조원 정도로 엇비슷한 것은 언뜻 이해가 안가는 구조다. 경증 보다는 중증질환의 보험재정 지출비중이 높아야 한다는 장관의 취지를 십분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원, 약국의 본인부담 정률제 일원화시 절감되는 약 4천억원의 재정을 중증질환 등에 투입하겠자는 정책에 역시 공감을 표하기는 한다.
하지만 장관은 나무를 옮겨 심으려고만 했지 숲에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정률제 전환, 포지티브 등 보험약제비 절감방안, 수가 및 급여기준 조정 등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총 7천억원에 대해 복지부는 의미를 크게 보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이 규모가 솔직히 생색내기에 불과한 미미한 재정일 뿐만 아니라 소위 ‘돌려막기’로까지 보인다. 다시 말해 이 정도의 절감분은 복지부가 내놓은 갖가지 중증질환 지원 확대, 임신·출산 무상의료 서비스, 아동 진료비 경감 등에 두루두루 사용되기에 ‘충분한’ 재원이 아니다.
우선 중증질환의 본인부담 상한제를 현행 6개월·300만원에서 6개월·200만원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것부터 겉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속은 비었다. 겉치레에 불과하다. 추가 소요재정이 1,250억원에 불과하니 숫자놀음이다. 금액뿐만 아니라 개월 수까지, 그것도 대폭 줄여야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간다는 의미다. 희귀난치질환 지원확대도 추가 소요재정이 고작 15억이고, 화상환자 및 전문재활치료 활성화는 질병의 특성상 막대한 추가재원이 필요함에도 역시 190억원이 책정됐을 뿐이다.
6세미만 아동의 본인부담금은 성인의 50% 경감시 2,500억원이라는 큰 돈이 지원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경증질환은 소아환자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소아환자들의 본인부담액이 정률제 전환으로 증가한다면 그게 지원이라고 보는가. 절대액으로 따져봐도 소아환자 전체 수를 감안하면 환자들에겐 큰 혜택이 돌아갈 재원이라고 보기 어렵다. 영·유아 건강검진에는 450억원이 추가될 것이라고 했는데, 누구나 하는 기본적인 검사에 또 검사를 하는 낭비성 지출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복지부의 ‘2007년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계획’은 치명적으로 예방건강을 등한시하는 차원에서도 숲을 보지 않았다. 한마디로 억지춘양이다. 억지로 절약한 돈을 억지로 꿰어 맞춰 쓰고자 하는 쪽에만 골몰한 듯 한 인상까지 준다. 즉, 효율성이 의문이기도 하지만 ‘예방건강’을 중시하는 국가시책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덜 가고 덜 먹고가 아니라 국민건강은 경증부터 중증까지 지속적인 보살핌과 관리를 필요로 하는데, 그런 숲 전체를 본 흔적이 없어 보인다.
평생 주치의 제도나 가정의 제도는 국민들에게 정말 간절히 필요로 하고 소중한 제도다. 약국은 단골약국제를 정착시켜 언제든 환자들이 건강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이런 예방건강 쪽에 대규모 보험재정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병원이나 약국 문턱을 높게 만들어 예방건강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도록 한다면 잠재적 중증환자를 더 만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그 지원액수가 미미하다면 정부는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탁상행정의 전형을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복지부가 국민건강을 생각한다면 임시변통의 체면만 그럴듯해 보이는 정책은 그만둬야 한다. 경증에 대한 정률제를 추진하려면 30%라는 비율부터 하향·조정하라. 보험재정이 문제라면 이리 빼고 저리 막는 식이 아닌 보다 큰 그림을 장기적으로 그려주길 바란다. 현행 보험재정은 어차피 국고지원이 아니고서는 천문학적 재정적자에 허덕인다. 보험재정의 근간과 비중을 국고에 두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재정절감과 관련해 정부는 사업비 부분에서 뼈를 깎는 고통을 함께 해줘야 국민이 믿고 따른다.
복지부 장관은 또 이렇게 말했다. “OECD 국가 중에서 국민이 1년에 의사를 방문하는 횟수는 일본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이 1등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세계에서 제일 자주 병·의원을 방문하는 셈입니다.” 국민이 병·의원을 많이 방문한다면 그 방문에 따른 진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먼저임에도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아파도 참게하는게 방법인가. 환자부담을 가중시키고서도 정작 환자들은 경증이든 중증이든 건강보험의 가장자리 혜택밖에 받지 못하는 상황이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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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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