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일반약 판매가 공개
- 데일리팜
- 2007-02-22 16: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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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의 약국 판매가를 조사·발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것도 매번 제기되는 문제지만 엉터리 조사라고 하니 더더욱 의미가 없다. 국민들에게 판매가 정보를 알려주는 취지야 이해하지만 ‘판매자 가격표시제도’ 하에서 약국마다 판매가격이 동일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역별, 상권별, 크기별, 위치별, 거래처별 등으로 판매가격이 달라질 요인이 너무 많다.
물론 의약품이 갖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가격편차가 가급적 크지 않아야 하는 것이 옳다. 특히 동일한 품목임에도 두 배 이상의 가격차이를 보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 판매가 공개를 통해 이 같은 가격편차를 최대한 줄여 나가고 약국 간에 건전한 시장경쟁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면 이해한다. 그렇다면 조사가 매우 엄정하고 정확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사실상 그게 아닌 주먹구구식이라는 게 문제다.
가격조사는 방문조사를 해도 조사자의 응답태도에 따라 틀릴 가능성이 있다. 하물며 전화나 팩스조사를 한다면 오류가 날 가능성은 더 커진다. 해당 지역약사회에 위임하는 식의 조사까지 이뤄졌다면 애초에 조사할 의지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약품 이름이 잘못 비교되거나 규격이 다른 채 비교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잘못 조사된 판매가는 국민들에게 혼란만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약국 전체가 비도덕적으로 매도된다는 점에서 작은 사안이 아니다.
복지부는 급기야 ‘2006년 하반기 다소비 의약품 판매가격’의 자료가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2배 이상 편차를 보이는 품목에 대해 재조사에 나섰지만 기대만큼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복지부는 시·도에, 시·도는 관할 보건소에 조사를 지시하는 만큼 결국 해당 보건소가 재조사에 나서는 셈이다. 하지만 표본추출이 정확하지 않으면 평균가격이 잘못 조사될 여지가 클 뿐만 아니라 조사방식 자체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정확성을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
설사 조사가 정확하다고 해도 판매가 공개가 국민들에게 꼭 이로운 것만은 아니라는데 정부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싸게 파는 약국이라고 해서 꼭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지도가 높은 유명품목의 경우는 미끼품목으로 활용되어 오히려 다른 품목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난매약국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판매가 공개는 정부가 난매를 한켠에서 부추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은 시장을 움직이는 총아이고 시장은 가격으로 또한 움직인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극명하다는 점이다. 더구나 가격이 당연히 다를 수 있는 오픈프라이스제도 하에서 말이다. 정찰제를 강제 시행하거나 과거의 표준소매가제도를 도입한다면 가격통제가 당연히 뒤따라야 하지만 정부는 그런 의지도 없지 않은가. 정부의 가격조사와 공개는 너무 어정쩡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거듭 강조하지만 일반약에 대한 가격조사를 정부가 하지 않았으면 싶다. 정부가 나서서 의약품의 가격편차를 홍보함으로 인해 의약품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아지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나아가 약국, 약사에 대한 불신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인 가격으로 파는 약국이 되레 돌팔매를 맞는 상황이 적지 않게 일어나는 것을 모르지 않을 줄로 안다. 일반약의 판매가는 시장기능에 맡기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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