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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오머

"의료법안, 때리면 때릴수록 의료계 불리"

  • 홍대업
  • 2007-02-26 06:45:44
  • 여당 차원서 추진 가능성 제기...대체입법도 어려울 듯

의료법 개정안을 놓고 의료계의 파상적 공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실익은 커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의료법을 때리면 때릴수록 의료계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 적전분열 양상...복지부, 예정대로 입법절차 추진

의료계는 복지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각기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의협은 별도의 쟁점현안을 추스르지 않고 전면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치과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는 다소 시각차가 존재한다.

치협은 비급여 진료비의 할인허용에 대해, 한의협은 유사의료행위 허용에 대해 각각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의협의 경우 의협이 3, 4월경 대규모집회를 시청 앞에서 개최하고, 대체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 공조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지는 않다.

한의협은 지난 23일 의료법 개정안 철폐를 위한 전면투쟁을 선언했지만, 이는 입법예고 기간동안 ‘독소조항’에 대한 복지부의 양보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따라서 의협이 주도하는 전면 거부투쟁에는 발을 담그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의협은 내부에서는 의료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만큼 지난 3일 임총에서 채택된 사퇴권고안에 따라 장동익 집행부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적전분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반면 복지부는 활시위를 떠난 의료법 개정안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다. 의협에서 문제를 삼아온 의료행위의 정의나 간호진단 등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하는 한편 대국민홍보전도 계속하고 있다.

이같은 판단은 의료계의 대규모집회에 대한 일반국민이나 국회의 시선이 별로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의협 대체입법 가능할까...국회 비판여론 '부담'

의협이 정부안보다 먼저 국회에 대체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대체입법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대체입법을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실무작업반 회의 이전인 2005년 하반기부터 의료법 개정을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의협이 수개월 만에 만들어낸 연구용역 결과가 정부안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우수한 내용을 담아낼 수 있느냐는 것과 연구용역 결과 및 대체법안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측면에서 의구심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측면에서 여여를 막론하고 의협의 안을 받아줄 국회의원이 있겠느냐 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일단 의료법 개정안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도 선뜻 의협의 안을 수용, 대표발의할 가능성이 적다.

의협이 아무리 개관성을 담보한 대체안을 제시한다고 해도, 의료계의 입장만을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를 특정의원이 발의한다는 것 역시 어쩌면 이익단체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멍에만 쓸 수 있는 탓이다.

이것은 여야 의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대목. 실제로 여당측 A의원실 관계자는 “의협의 대규모집회는 물론 대안없이 전면거부를 하는 상황에서 어느 간 큰 의원이 의협의 안을 덥썩 받아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야당측 B의원측 관계자 역시 “의료계 내부의 입장이 각각 다른데다, 의협의 자세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쉽게 대체법안을 제출할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법 때리면 때리수록 의협 불리...자충수 우려도

의료계가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문제를 확대시키면 시킬수록 불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마디로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실 올해가 ‘정치의 해’인데다 국회 법안심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안이 그대로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쟁점법안을 법안심사소위에서 쉽게 처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시 말해, 쟁점조항에 대해 복지부와 협상을 진행하면서 법안소위 위원들을 설득해 나가거나 대체입법을 추진했다면 이미지의 큰 손상 없이 훨씬 조용히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결국 대규모집회 등을 계기로 의협의 힘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는 했지만, 복지부의 방침을 꺾을 수 없었던데다 대체법안을 받아줄 국회의원들조차 몸을 사리게 만드는 역효과를 냈다는 의미다.

이것이 정치쟁점으로 비화될 경우 열린우리당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안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한나라당으로서는 ‘이익단체’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국민여론이 부담스러워 외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의협이 의협과 공조를 표명하지 않으면서 쟁점조항에 대해 복지부와 물밑협상을 진행하려는 것도 이런 점을 계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의협의 집단행동이 자칫 정부와 여당을 자극, 법안을 올해 정기국회 내 처리방침을 굳힐 경우 의협 내부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은 '자충수'를 뒀다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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